'오바마 vs 후진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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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vs 후진타오'

by 경향글로벌칼럼 2011. 1. 20.
1.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했다고.

두 정상은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하며 ‘긍정적, 협력적, 포괄적인 양국 관계를 구축하자’는 데에 합의했습니다. 오바마는 백악관에서 후 주석 환영연설을 하면서 “일각에서는 두 나라가 협력을 통해 서로 이익을 얻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국빈방문은 두 나라가 서로 도울 때 더욱 번영하고 안전해진다는 걸 보여주는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후주석은 “지금 두 나라 국민들은 양국관계의 발전을 원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환경, 새로운 도전을 맞아 양국은 광범위한 영역에서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책임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 정상은 회담 뒤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President Barack Obama shakes hands with China's President Hu Jintao at the end of their joint news conference, 
Wednesday, Jan. 19, 2011,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AP


President Barack Obama and China's President Hu Jintao both reach for their earpieces 
during their joint news conference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House in Washington, Wednesday, Jan. 19, 2011. /AP


2. 공동성명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갔는지.

무려 41개항에 걸쳐 양국간 정치 외교 안보 경제 현안과 북핵, 이란 핵문제 등의 이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성명은 “두 나라는 상호존중과 호혜관계에 입각해 협력적인 관계를 세우는 데에 함께 노력한다”는 말로 시작됩니다. 특히 두 나라가 서로를 인정한 대목이 눈길을 끄는데요. “미국은 중국이 번영과 성공을 거두면서 국제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중국은 미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기여하고 있다는 걸 환영한다”고 적었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국제적인 부상과 역할을 인정해준 것이고, 중국은 미국이 아태 지역의 일원으로서 역내 현안에 개입하는 것을 인정해준 거죠.

3. 우리의 관심사인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정리됐나요.

한반도 관련 사안은 공동성명 18번째 항에 쓰여 있습니다.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한반도 비핵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 양국이 공감했고요.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 효과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미·중 양국은 남북관계 개선이 중요하며 진실되고 건설적인 남북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양국은 북한이 주장하는 우라늄농축프로그램에 우려를 표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었습니다. 그동안 중국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는데 미국 쪽으로 한걸음 다가간 셈입니다. 하지만 이후의 안보리 논의는 또 다른 문제. 지나친 해석은 경계해야 할 듯합니다.

4. 그 외 어떤 내용들이 들어 있나요?

이란 핵문제에서 중국의 요구에 따라 “이란이 평화적으로 핵을 이용할 권리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문구가 들어갔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란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인 것임을 국제사회가 믿을 수 있도록 포괄적,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입장이 들어간 절충안인 셈이죠. 
최근 떠오른 국제적 현안이 아프리카 수단 남부의 분리 문제죠. 수단은 중국의 핵심 에너지 파트너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중국이 수단의 인권침해를 나 몰라라 하면서 현 수단 정부를 지나치게 편들어준다는 비판이 많았는데요. 
이런 미국의 비판을 받아들인 듯 “미국과 중국은 수단 남북의 평화적인 분리를 전적을 지지한다”고 공동성명에서 밝혔습니다. 또 극단주의에 대처하고 대량살상무기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데에 협력한다는 것, 해적행위 소탕이나 사이버보안 강화 등에서 함께한다는 것 등 글로벌 이슈들이 망라됐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에서도 서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5. 하지만 지나치게 원론적인 느낌입니다. 위안화 환율 등 중대 현안들에서는 견해차가 좁혀졌는지요?

좋은 얘기는 좋게 집어넣었고, 생각이 다른 이야기는 뺐습니다. 견해차가 그리 좁혀진 게 없다는 얘기입니다. 회담 전후의 환영행사나 만찬 등 의전에서는 초호화판이었지만 역사적인 공동성명이라 하기엔 좀 뭣한 느낌입니다. 
핵심 경제현안인 위안화 환율에 대해서는 합의를 보지 못했습니다. 오바마는 교역의 공정성을 강조하고 위안화를 절상하라고 계속 요구했지만 후 주석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공동성명은 중국이 위안화 환율개혁과 내수 확대에 노력하겠다고 밝히는 선에서 정리됐습니다. 
대만 문제에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그대로 인정해줬지만 지난해 미·중 갈등 원인이 됐던 미국산 무기 대만 수출 문제는 언급을 피했습니다. 인권문제에서 중국은 내정간섭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오바마는 중국이 달라이 라마와 대화를 해야한다고 촉구했지만 후 주석은 “인권은 보편적이지만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다”며 거부했다죠. 대만 문제에선 미국이 속시원한 대답을 주지 않았고, 인권에서는 중국이 고집을 부린 셈입니다.

6. 정상회담 계기로 두 나라간 대규모 경제협력도 성사됐다는데.

정상회담 뒤에 두 정상은 백악관에서 양국 재계지도자들과 만났습니다. 미국 쪽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골드만 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회장 등이 나왔고, 중국에서는 투자유한책임공사 러우지웨이 회장과 완샹그룹 루관추 회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왕차오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무역사절단을 이끌고 미국 12개주를 돌면서 투자유치와 미국상품 구매 계약을 했습니다. 미국 항공군수회사 보잉은 190억달러 어치 비행기를 중국에 팔기로 했습니다. 미국 기업들은 총 450억달러(약 50조원) 어치의 대중 수출계약을 따냈습니다. 오바마로서는 이게 가장 큰 성과일 듯하네요. 중국의 선물인 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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