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 ② 마틴 모세 “파푸아뉴기니, 기후변화 피해 종합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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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가다 /경향신문 지나간 기획

6부 ② 마틴 모세 “파푸아뉴기니, 기후변화 피해 종합판”

by 경향글로벌칼럼 2008. 5. 12.

포트 모르즈비 | 김주현기자

“기후변화는 이제 시작입니다.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시대가 오고 있어요. 파푸아뉴기니(PNG)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미래가 좋지 않습니다. 가뭄과 섬들의 침수, 쓰나미, 사이클론 등 ‘물 문제’에다 화산 폭발도 겹쳐 있어 걱정입니다. 산호섬 지역뿐 아니라 내륙에도 기후변화의 영향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삶이 도전에 직면한 것이죠. 식량 문제가 가장 급해요.”



국가재난센터 마틴 모세 사무국장(사진)은 기자를 만나자마자 침중한 표정으로 걱정부터 털어놨다. 카타렛 군도, 마당주 만암섬, 듀크 오브 요크, 마누스 등이 해수면 상승 등으로 이주 준비가 한창이다. 마틴 국장은 “해안선이 변하고 육지도 가뭄으로 물이 사라지며 더이상 볼 수 없게 되는 섬이 는다”면서 “PNG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의 종합판”이라고 말했다.

국가재난센터는 PNG대학에서 기후변화에 대해 연구를 시작하다가 올해부터 정부기구로 출범했다. PNG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 현상을 연구하고 현황을 파악해 대응책을 내놓는 곳이다. 조만간 PNG 지역에 섬이 있던 곳과 10년 후 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지도를 제작해 기후변화의 심각성도 널리 알릴 계획이다.

그에게 “막상 섬 주민들을 만나서 기후변화를 물어보면 잘 모르겠다며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실감을 못하는 것은 하루 벌어 하루 먹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섬이 가라앉으면 안쪽으로 거주지를 옮기고 하루 먹거리만 겨우 낚시를 하는 정도라 어족이 사라지는 것을 심각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남태평양 최대의 참치어장이던 PNG는 수온 상승으로 참치가 줄어 참치선단들이 솔로몬 제도 쪽으로 이동한 상황이다.

마틴 국장은 “PNG 사람들은 생존하는 법을 알고 있어 가뭄이 오면 야자로 해갈하는 등 물 사용량을 줄이며 적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석하면 기후변화로 삶의 질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하루 하루 생존이 PNG 섬 사람들의 당면 목표라는 말이다.

국가재난센터는 내륙에 대형 농장을 만들어 섬 단위나 부족단위로 야자농장 등을 지을 수 있는 토지를 제공하는 이주대책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는 “수백만키나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마틴 국장은 “기후변화의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냐”고 기자에게 물었다. 그는 “남태평양의 섬나라가 어느날 갑자기 고통 받는 것이 선진국 때문인 것은 알고 있지만 누구 책임이냐는 복잡한 문제”라며 “원인 제공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좋은 것은 PNG 정부가 자력으로 기후변화에서 ‘살아남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전세계적인 공조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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