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형|서울대 라틴아메리카硏 교수


아마존은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눈물샘, 아니 강들이 말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가뭄-폭우 사이클이 동반하면서 생태계도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아마존의 주요 지류 가운데 하나인 네그로 강의 수위는 최고 30m인데, 작년 10월 이래 13m 수준으로 떨어졌다. 10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곳곳에서 배의 운항이 불가능해서 6만가구가 고립 상태에 있다. 주변 62개 군 가운데 40개가 비상사태 하에 있고, 공군기가 고립된 지역에 식량과 의약품을 투하하고 있는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우기가 시작되는 3~4월에는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몰아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005년의 경우 풍속 140㎞의 강풍을 동반한 폭우에 6억6000만 주의 나무가 뽑혔다고 한다.

   
가뭄·폭우 사이클에 생태계 악화


가뭄과 폭우 사이클이 왜 생겼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어떤 이는 엘니뇨 현상 때문이라고 하고, 또 다른 이는 태평양의 남방진동 때문이라고 하는데, 아직 확실히 해명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문제는 마투그로수주나 파라주와 같은 곳에 가뭄이 6개월이나 지속되고 있어 이곳 열대우림이 사바나 식생대로 바뀌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아마존은 360만㎢의 규모로 세계 동식물 종수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1999년에서 2009년 사이 10년간 매일 3종의 새로운 생물이 탄생하는 공간이라고 세계자연보호기금이 밝혔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생겼을 법한 가뭄-폭우 사이클은 종의 다양성을 파괴하는 최대의 위협으로 부상했다. 여기에 더하여 인간에 의한 우림의 직접적인 파괴도 심각하다. 지난 30년간 우림의 17%가 개발이란 미명하에 사라졌다. 파괴 속도도 놀랍다. 지난 20년간 10초당 1개의 축구 경기장 크기가 사라졌다. 최근에는 육우와 대두 가격이 오르니, 열대우림을 태워 목초지와 경작지로 만드는 것이 유행병처럼 퍼졌다. 그 넓은 지대를 실시간 감시할 수 있는 수단은 인공위성밖에 없다. 그러니 규제는 사후약방문 격이다.

        아마존 숲에서 목축업자들이 소 사육장을 만들기 위해 지른 불로 연기가 솟고 있다. [경향 Web DB]

룰라 정부 8년간 아마존은 개발론자와 보존론자 사이에서 표류하다가, 결국 개발 논리에 굴복하고 말았다. 룰라 정부는 임기 말기에 삼림법을 개정하여 2008년 이전의 불법 개발자들에게 면죄부를 제공했다. 대지주와 농업이익이 강하게 포진해 있는 의회 내 논쟁에서 환경론자들이 이길 가능성은 없었다. 신 삼림법은 환경규제의 권한을 지방정부에 대폭 이관하여, 향후 불법 파괴의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주장이 지속가능성 논리를 밀어낸 것이다. 룰라 정부가 밀어붙인 또 다른 치적(?)은 파라주에 있는 벨루몽치 수력댐 건설이다. 중국의 삼협댐, 브라질과 파라과이 접경의 이타이푸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이 댐은 2015년에 가동이 되면 11만 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한다고 한다. 80억유로가 투하된 이 프로젝트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건 ‘성장가속화프로그램’의 핵심 사업이었다. 하지만 500㎢의 우림지대가 물속에 잠기고, 5만명의 원주민과 농민들이 소개돼야 했다. ‘아바타’의 감독 제임스 카메론, 배우 시고니 위버까지 가세한 환경주의자들의 반대에도 룰라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1만8000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2600만명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룰라 정부 개발주의에 ‘설상가상’


하지만 아마존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이 불가능할까? 극소수의 예이지만 아크리주의 경험은 우림을 보존하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우림을 태우고 그곳에다 유전자 조작 대두를 심는 것은 대지주와 종자회사의 배만 불려줄 뿐이다. 하지만 자영농민이나 원주민들은 우림을 보호하면서 고부가가치의 자원을 채취하여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아마존에는 나무 외에도 2150종의 다용도 식물이 있다고 한다. 고부가가치형의 채집형 개발이 대안이 될 법하건만, 룰라는 대지주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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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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