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남북경협의 ‘봄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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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한반도 칼럼

[기고]남북경협의 ‘봄날’을 기대하며

by 경향글로벌칼럼 2018. 9. 10.

드디어 남북한 정상이 오는 18~20일 평양에서 만난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행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이자, 햇수로는 11년 만이다.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서는 아마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이나 공동번영을 위한 남북 간 경제협력 방안이 협의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예상의 배경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8 국민미래포럼’에서 문 대통령이 축전을 통해 “남북 간의 전면적 경제협력은 한반도 공동번영의 시작이자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진행된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첫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한 사이의 경제협력은 우리 경제의 안정과 함께 남한과 북한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라는 점에서 매우 크고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국민들 사이에 북한과의 경제협력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이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연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전망’ 세미나에 100명이 넘게 모였다. 주최 측 관계자는 “한국의 성장속도가 느려지면서 북한과의 협력을 마지막 희망이라고 보거나 경협을 자신의 비즈니스에 접목할 방법을 고민하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2007년 11월24일, 첫 남북자원개발 협력 사업인 북한 정촌 흑연광산의 흑연이 인천항을 통해 반입됐다. 황해남도 연안군 정촌리 흑연광산에서 2007년 4월부터 생산된 흑연제품 200t이 23일 오후 북한 남포항을 출발해 24일 오후 마침내 인천항에 도착한 것이다. 북한산 흑연은 인천항과 남포항을 정기운항하는 국양해운 소속 트레이드 포춘호(4000t급)에 실려 들어왔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한광업진흥공사(현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03년부터 추진해온 정촌 흑연광산 개발사업을 2007년 4월부터 정상 가동시켜 생산된 양의 일부를 국내에 반입한 것이다.

 

북한 흑연광산 개발사업은 2003년 7월 광물자원공사와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가 공동 개발키로 합의한 후 2006년 4월 우리 기술로 선광장(가공공장)을 준공했다. 광물자원공사는 지분 50%를 취득하는 대가로 60억원 상당의 현물을 출자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2010년 5·24조치로 중단됐다.

 

남북한 사이의 지하자원 개발 협력사업 대상이었던 흑연 광물의 경우 우리는 지금도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에서 전량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계약대로 흑연광산 개발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북한산 흑연이 국내에 들어오면 국내 흑연의 한 종류인 ‘인상흑연’ 수요량의 약 15%를 대체할 수 있다. 이 흑연은 주로 제철, 제강 등의 용광로 부재료로 사용되지만 기술개발을 할 경우 부가가치가 더 높은 2차전지 배터리(음극재)의 핵심 원료로도 활용된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자료에 따르면, 북한에 부존하는 광물의 종류는 200여종이다. 이 가운데 경제적으로 유용한 광물은 석탄, 철, 아연, 금, 마그네사이트 등 19종 42개가 대표적이다.

 

최근 들어 김정은 정권은 서해권 자원개발을 통한 경제발전에 집중하는 듯하다. 북한에는 728개 광산(광물자원공사 2016년 자료)이 분포하고 있는데, 이 중 서해권 지역 광산 수는 황해남도 60개, 황해북도 80개, 평안남도 123개, 평안북도 88개 등 모두 351개다. 북한 전체 광산의 53%다. 또한 서해권에는 북한의 대표적 수출 광물인 무연탄광산이 87개, 철광석을 생산하는 철광산이 12개 있다. 따라서 이 지역의 지하자원 개발이야말로 남북이 공동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경제발전에 가장 부합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북한 광물자원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는 우리 산업에 필요한 원료 광물의 공급 안정화를 위해서다. 그리고 통일을 위해서라도 북한 경제가 살아나야 하고, 남북 간 산업이 균형을 이루려면 선행돼야 하는 사업이 자원개발이다.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경협의 알찬 결실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강천구 | 인하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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