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 20년
본문 바로가기
국제뉴스 쉽게 알기/국제뉴스 Q&A

독일 통일 20년

by 경향글로벌칼럼 2010. 10. 1.
1. 오는 3일로 독일통일 20주년이 됩니다.


냉전의 붕괴에 매듭을 지은 동독과 서독의 통일이 벌써 20년이 지났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통일과정이 시작된 지 20년이 됐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죠.
독일 언론들은 통일 이후의 과정을 들여다보는 기사들을 일제히 내보내고 있는데요. 냉전의 후유증과 갑작스런 흡수통일의 부작용, 이를 극복하기 위한 치유과정에 초점들을 맞추고 있습니다.


2. 전반적인 평가는.


지난 8월 옛 동독지역인 브란덴부르크주의 마티아스 플라체크 주지사가 슈피겔과 회견하면서 “서독이 동독을 '병합(Anschluss)'했다. 독일 통일이 모든 사람에게 즐거운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독일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습니다. 20년간 진행된 통일·통합의 과정이 만만치 않았음을 보여주는 발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독일 내에서 나오는 평가는 '대체로 성공적'이라는 쪽입니다. 올 봄 이코노미스트가 의뢰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 동독인의 91%와 서독인의 85%가 통일이 옳았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5년째 집권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독일의 통일은 성공적이다. 통일 독일은 이제 평화와 인권을 지키는 지구촌의 수호국으로서 의무를 다해야 한다”면서 자신감을 표출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통일 뒤 처음으로 탄생한 동독 출신 총리죠.




서독 쪽에서 바라본 베를린 장벽 풍경. 1978년 3월, 뫼들라로이트 Moedlareuth 에서 찍은 거라고 합니다. /로이터




3. 통일 비용도 많이 들었는데, 경제적으론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단기적으로 보면 통일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통일 이후의 경제적 이익은 매우 컸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일단 옛 동독지역 임금이 다른 서유럽 국가들보다 싸기 때문에 통일 이후 독일은 양질의 저임금 노동력과, 또 규모의 경제를 이뤄낼 수 있는 유럽 최대의 시장을 얻었습니다.
물론 여기에 들어간 비용도 적지 않다. 독일 정부는 20년 동안 평균적으로 매년 GDP의 4% 가까이 되는 막대한 비용을 동독 지역 인프라 투자 등에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그 대신에 냉전시절 동서독 양측이 써야 했던 안보비용이 크게 낮아졌다고 합니다.


4. 하지만 아직도 양측간 ‘사회적 통합’은 완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시각도.


주간지 '벨트 암 존탁'이 26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가 눈에 띕니다.
옛 서독지역 사람들의 68%는 20년이 지났지만 통일 뒤 옛 동독지역을 한 번도 여행하지 않았거나 거의 가본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동독 지역 사람들 중에는 서독에 가지 않았다는 응답이 29%로 차이가 났습니다. 아무래도 양측의 경제적 격차를 보여주는 거겠죠.


5. 옛 동독지역의 경제는 지금도 옛 서독지역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데.


독일을 여행해보신 분들이라면 예전에 동독이었던 지역과 서독이었던 지역의 인프라 차이나 경제적인 활기의 차이가 확 느껴졌을 텐데요.
실제로 동독 지역 5개 주의 실업률은 11~13%로 독일 전체 실업률 보다 3%포인트나 높습니다. 그동안 총 1조3,000억 유로(약 2,011조원)의 연방예산이 동독 지역으로 흘러 들어갔지만 동독지역 주민들의 GDP는 서독 지역의 65.8%에 머물고 있습니다.
독일 30대 기업들 중 옛 동독 지역에 본사를 가진 기업은 하나도 없으며, 독일의 하위권 7개 주 가운데 6개 주가 옛 동독 지역입니다.


6. 그럼 동독 지역 사람들은 불만이 높지 않을까.


통독 직후 서로 경멸적인 의미에서 부르던 '오시(ossie·동독인)' '베시(wessie·서독인)'의 호칭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동독인들은 “2등 시민으로 취급 받는다”는 불평을 갖고 있습니다.
게다가 통독 이후 동독 지역 주민 300만명이 일자리를 찾아 서독 지역으로 이동한 탓에 동독 지역은 노동력 공동화 현상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숱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간 동독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꾸준히 개선된 것 또한 사실입니다. 동독지역 GDP가 통일 직후인 1991년에는 40%에 불과했었지요. 옛 동독인들의 평균 기대수명도 통일 전에 비해 6년 가까이 높아졌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