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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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몰락(?)

by 경향글로벌칼럼 2011. 7. 5.
-미국이 어제 독립기념일을 맞았습니다. 곳곳에서 성대한 잔치가 벌어졌죠. 하지만 국민들은 미국의 국력이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싱크탱크인 아스펜연구소가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국력이 쇠퇴했다는 답변이 3분의2가 넘었습니다.
응답자의 4분의3은 미국이 맞닥뜨린 가장 큰 위험요인이 안보위협이 아닌 경제위기라고 대답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대테러전에 나서 안보위협을 그토록 강조하고 두 차례 전쟁을 치렀지만, 미국의 골칫덩이는 미국 내부에 있다는 게 국민들의 인식으로 드러난 셈입니다.
아마도 2008년 월가에서 시작된 금융위기,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경제 침체가 그런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번 조사는 세계 유일 초강대국을 자처하는 미국이지만 국민들의 자신감은 어느 때보다도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최근 잇단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의 그런 인식이 비슷하게 표출돼 나왔던 듯. 대테러전보다 국내문제에 집중하라는 요구 아닐까요.
 
지난달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조사
에서도 이번 타임 조사와 마찬가지로 국가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지고 있는 듯한 징후가 나타났었습니다.
그 조사에서 미국인 38%는 미국이 세상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우위에 있는 나라라고 답했고, 53%는 미국이 “세계의 강대국 중 하나”라고 답했습니다. 미국의 우위를 인식하고 있는 이들이 90%가 넘는다는 얘기죠.
하지만 수치를 좀더 세분화해서 들여다보면, 미국이 가장 우위에 있는 나라라는 응답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미국이 강대국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거죠.

-특히 젊은층의 국가에 대한 확신이 떨어지고 있다는데.

퓨리서치 조사에서 응답자들을 연령별로 구분해보면, 65세 이상 노년층의 경우는 50%가 미국이 다른 모든 나라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분들은 말 그대로 '유일 초강대국' 시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고요.
반면 그 수치는 연령이 젊어질수록 점점 낮아져서, 18~29세 젊은층의 경우는 27%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65세 이상 응답자들 중 미국보다 다른 나라들이 더 낫다는 사람은 불과 3%였습니다. 그런데 18~29세 젊은층 중에는 다른 나라들이 더 낫다는 응답이 12%나 됐습니다. 미국 정부가 “해외보다는 국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응답도 50%가 넘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9·11 이후 미국인들을 규정해온 마인드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9·11 테러가 가져온 공격적이고 국수적인 애국주의의 마취효과에서 미국인들이 서서히 깨어나고 있고, 경제 침체 등 산적한 난제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미국 사회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조사도.

봉급생활자들의 연봉을 분석하는 에퀼라라는 기관에서 지난해 미국인들의 봉급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미국 200대 기업 경영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1080만 달러(약 15억원)가 올라, 전년대비 23%의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영자들 월급이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지난해부터 다시 올라가기 시작한 거죠. 뉴욕타임스는 “경영자들이 받는 보수는 거의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일반 서민들은 어떤지.

반면 미국 일반 노동자들의 임금은 거의 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동자들 평균 임금은 전년 대비 0.5% 늘어나는 데 그쳤고,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하면 실질임금은 사실상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노동자들은 계속 허리띠 졸라매고 사는데, 경영진만 경제위기에서 해방된 셈인데요.
비단 미국 얘기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미국 언론들은 기업 경영자들이 금융위기의 교훈을 망각하고 또다시 고액연봉 잔치를 벌이려는 것 아니냐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미국 실업률은 여전히 9%대이고, 공식 통계상의 실직자 수가 1400만명에 이릅니다. 서민들에게는 경제위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겁니다.

 

-미국인 10명 중 4명은 자기네 나라가 언제 독립했는지도 모른다는데.
 
이번엔 좀 가벼운 여론조사 얘기. 뉴욕 매리스트 컬리지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매리스트 여론조사라는 게 있는데요. 미국 성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독립기념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조사했습니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것은 1776년입니다. 그런데 정작 미국인들 중 58%는 몇년에 독립했는지 모르고 있더랍니다. 열 명 중 여섯 명은 언제 독립했는지 모른다는 얘기죠. 특히 45~59세 중장년층의 75%가 답을 알고 있었던 반면, 30세 이하의 젊은층 중에 정답을 맞춘 사람은 31%에 그쳤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 어느 나라의 지배에서 독립했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상당수에 이르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24%는 “모른다” 혹은 영국 아닌 다른 나라 이름을 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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