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미 정상회담 6월 개최, 북·미 협상 환경조성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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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한반도 칼럼

[사설]한·미 정상회담 6월 개최, 북·미 협상 환경조성 긴요하다

by 경향글로벌칼럼 2019. 5. 1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다음달 한국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한·미 양국 정부가 발표했다. 지난달 11일 미국 워싱턴 정상회담 이후 두 달 만으로, 두 정상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과 한·미동맹 강화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설명했다. 


트럼프의 방한 결정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북·미 협상이 자칫 궤도를 이탈할 가능성을 방지하는 한편 협상재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한 시기는 미국 민주당이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대선주자 토론회를 시작하는 때와 겹쳐 있다. 북한의 무력시위가 이어지면서 ‘북한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대선 정국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도마에 오를 수 있다. 이를 차단하는 일이 급선무가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외교 분야의 치적으로 내세워 온 북·미 협상에서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미국의 외교정책에서 후순위로 밀려났던 북핵 문제를 우선 과제로 복귀시킨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청와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로서는 한반도 정세 전환의 모멘텀을 새로 확보하게 됐다. 그렇다면 정상회담에 앞서 비핵화 방법론의 북·미 간 입장차를 좁힌 절충안을 가다듬는 것이 중차대한 과제다. 그러기 위해선 소강국면인 남북대화의 활성화가 필수다. 대북특사 파견 혹은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원포인트 정상회담도 추진해야 한다. 


북한도 시급히 대화에 응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 편에 보낸 메시지를 확인한 뒤 비핵화 방법론을 한국과 숙의하는 게 교착국면 해소의 답이다. 한·미 정상회담까지 남은 기간은 40일 정도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한 채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면 미국의 협상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 북한은 협상의 중대 분수령이 될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남북 간에는 대북 식량지원이 현안으로 떠오른 상태다. 정부는 식량지원의 시기와 방식, 규모 등에 대한 의견수렴 작업을 앞으로 1~2주 더 진행하겠다고 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대북 여론이 나빠진 만큼 정부의 신중한 태도는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인도적 지원은 정세와 무관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점, 식량 지원은 시기를 놓치면 효과가 반감된다는 점을 감안해 서둘러 결정할 것을 당부한다. 세계식량계획에 따르면 북한 식량난은 7~9월에 가장 심각해질 것이라고 한다. 직접적 식량지원의 경우도 1~2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북한도 자존심만 내세울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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