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새 총리엔 노다 요시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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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새 총리엔 노다 요시히코

by 경향글로벌칼럼 2011. 8. 29.
-일본 새 총리가 될 민주당 대표에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아래 사진)이 선출됐네요.

오늘 일본 집권 민주당 대표 경선이 있었죠. 1차 투표에서 오자와 이치로 측이 밀었던 가이에다 반리가 143표,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이 102표로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대중적 인기가 높았던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무상은 74표로 탈락했습니다.
뒤이은 2차 투표에선 군소 파벌들이 노다 쪽으로 몰표를 던졌습니다. 그래서 유효투표수 392표의 과반을 넘는 215표를 얻어 노다가 당선됐습니다.

일 민주당 새 대표 노다, 30일 총리 지명


노다 재무상은 “경제 정책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노다는 “국민 생활 위주로 예산을 재편성하겠다” 동일본 대지진 복구비를 마련하고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증세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내일 국회에서 총리에 지명되면 본격적인 당정 개편에 나서 이번주 안으로 새 내각을 발족할 방침입니다.



-인물보다는 역시 파벌의 이합집산이 정치지도자 선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모양이로군요.
 
눈길을 끄는 것은, 첫째로 후보들 중 가장 대중적 인지도가 높았던 마에하라가 1차 투표에서부터 탈락한 점입니다. 둘째로,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 측과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밀었던 가이에다마저 떨어졌다는 점이죠.
정치적 이합집산, 파벌들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총리 선출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게 일본 정치의 특성이자 한계임을 그대로 보여준 것 같습니다. 다만 특기할 점이 있다면, 오자와의 정치적 역할도 한계에 봉착했음이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비주류 대표주자인 가이에다 반리 경제산업상을 밀었는데 당선시키는 데 실패했습니다. 작년 이맘때 대표 경선에서 간 나오토에 패했다가 1년 뒤인 이번에는 대리인을 내세웠는데 또다시 패한 셈이고요.
오자와가 지금은 비주류인데, 이번에 대리인을 세운 뒤 내년에는 직접 당 대표로 나서 대권에 도전하려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패배로 결정타를 맞은 것 같습니다. 

-노다는 어떤 인물.

올해 54세로, 수도권인 지바(千葉)현 출신입니다.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마쓰시타(松下) 정경숙을 1기로 마쳤습니다. 지바현 지방의회 의원을 거쳐 1993년 국회의원에 첫 당선됐습니다. 2000년 민주당에 합류해서는 마에하라 외무상과 당 세대교체 흐름을 주도해왔습니다.



재무성 부대신을 거쳐 지난해 6월 간 나오토 내각에서 재무상이 됐습니다.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당내 여러 인사들과 관계가 원만하다는 평입니다. 오자와 파벌은 아니지만 오자와 그룹과도 대체로 사이가 좋은 편이라고 합니다.
지방의원이 되기 전부터 20년간 매일 지역구 전철역 앞에서 거리연설을 했다는데, ‘민주당 내 최고 연설가’로 꼽힙니다. 하지만 대중연설은 잘 하면서도 말수가 적은 편이라는군요. 

-노다는 보수우익이라는데.
 
아버지가 자위대원이었다죠.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총리가 참배해도 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한국·중국 등의 반발을 샀을 때도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용인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자민당도 아닌 민주당에서는 가장 우익 성향이라고 봐야할 듯합니다.
일본 패전일인 지난 15일에도 “야스쿠니에 안치된 A급 전범은 전쟁범죄자가 아니다”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대미관계에 대해서도 “때로는 미국에 한방 먹이는 발언을 하는 주체성을 가질 필요도 있다”고 발언한 적도 있고요. 영토문제에 있어서도 강경파랍니다.

-그러다가 주변국들과 일제히 마찰 빚는 것 아닌지.

주변국 관계가 당장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노다가 우익성향이라고는 하지만, 지지기반이 범 간나오토 계열의 민주당 주류파라서 혼자서 독불장군 식으로 우익 행보를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또한 별다른 외교경험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은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간 나오토 정부의 정책기조를 이어갈 것 같고요. 민주당은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에 반대한다는 당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노다가 새 총리가 되어도, 외교관계에서 강경자세로 나설 만한 상황이 아닙니다.
대표 경선 출마 이후 노다는 국내 문제에 진력하겠다는 뜻을 누누히 비춰왔습니다. 이번 경선은 어디까지나 기존 정책을 이어간다는 흐름 아래 당내 타협이 이뤄진 결과물이지, 새로운 외교노선을 추구한다거나 민주당 역사인식이 달라지고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국내적으론 일본 새 총리가 할 일이 산적해 있을텐데... 새 내각의 과제는.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에 국민적 역량을 결집해야 합니다.
거기다가 얼마 전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졌죠. 재정난을 해소하고 사회보장 재원을 확보하려면 증세를 해야 하는데, 간 나오토가 인기 떨어진 가장 큰 이유가 섣불리 소비세 증액을 얘기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증세를 해야 하는 것은 분명한데 어떻게 조세저항을 이겨낼지가 관건이 되겠죠.
민주당 정권의 공약이었던 고교 무상교육, 고속도로 무료화 등 주요 복지정책을 축소하거나 폐기해야 하는데 이것도 만만찮은 부담이 될 것 같습니다.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것도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입니다. 사실 하토야마나 간 나오토의 실각에는 당내 분열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간 총리의 경우는 임시 당대표 시절부터 지금까지 15개월 동안 내내 오자와 그룹의 반발에 휘둘렸습니다.
민주당 대표의 잔여임기는 앞으로 1년 정도입니다. 내년 9월에는 노다가 잘 하든 못 하든 다시 대표 경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취임 뒤에도 계속 부담을 안고 총리직을 수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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