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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578

아베식 ‘극장 정치’ 일본은 한국에 비해 ‘사건·사고’나 ‘격변’이 많지 않은 나라라고들 말한다. 사회가 안정돼 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반면 한 일본 시민운동가는 변화의 열망이 시들한 일본 사회를 한국과 비교하면서 한숨 쉬기도 했다. 이런 일본에서 일왕 교체로 인한 ‘개원(改元·연호가 바뀜)’은 수십 년 만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사건’임에 틀림없다.(앞선 개원은 30년 전인 1989년 1월에 있었다.) 지난 4월1일 새 연호 ‘레이와(令和)’ 발표부터 4월30일 아키히토 일왕 퇴위, 5월1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 4일 일반 국민 참하(參賀·궁에 들어가 축하함)까지 눈길을 끌어모으는 이벤트들이 줄줄이 있었다. TV에는 “좋은 시대가 오면 좋겠다”는 식의 시민 인터뷰가 반복해서 나왔고, ‘새 시대’라는 단어가 흔하게 사용.. 2019. 5. 14.
중국의 ‘체리 자유’ 요즘 웨이신·웨이보 같은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체리 한 개를 든 사진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체리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다. 한 개 가격은 2위안 정도. 300원이 넘는다. 사진에는 ‘나는 언제쯤 체리 자유(車厘子自由)를 누릴 수 있냐’는 한탄의 글이 함께 있다. 저렴하고 다양한 과일을 먹을 수 있는 중국에서도 체리는 선뜻 사기 힘든 과일이다. 500g당 80위안 정도로 다른 과일에 비해 3배 수준이다. 중국산에 비해 당도가 높은 외국산은 비싸도 인기가 높다. 체리가 자유의 상징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올 초 ‘26세, 월급 1만위안, 그래도 체리는 못 먹는다’는 글이 화제가 되면서다. 대학원 졸업 후 베이징의 금융회사에서 일하는 26세 여성. 겉으론 대도시의 멋진 커리어우먼이지만 실제론 체리도 마음껏 .. 2019. 5. 8.
70대 미국 대통령 시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미국 정치의 화두만이 아니라 주인공들도 과거로 돌아간 모습이다. 트럼프가 백인 전성시대의 향수를 앞세워 70대 대통령 시대를 열더니 이제는 민주당에서도 70대 후보들이 선두로 나섰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대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워싱턴에서 노인정치(gerontocracy)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72세인 트럼프는 76세인 바이든이 출마를 선언한 지난 25일 트위터에 “졸린(sleepy) 조, 레이스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적었다. 바이든이 기운 없고 졸린 노인처럼 보인다며 놀린 것이다. 그는 다음날에도 백악관 기자들을 만나 바이든에 비해 자신은 “젊고 활기찬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도 응수했다. 그는 ABC에서 ‘졸린 .. 2019. 5. 2.
‘일본 대단해’론의 함정 지난 10일 밤(한국시간) ‘인류 사상 첫 블랙홀 관측’ 소식이 전 세계에 타전됐다. 세계 13개 연구기관, 200명 이상의 연구자가 참가한 ‘사건 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EHT)’ 프로젝트팀이 처녀자리 은하단에 있는 M87의 중심부에 존재하는 블랙홀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번 관측은 블랙홀 연구의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언론도 이를 비중있게 보도하면서 ‘한국도 참여’라는 대목을 빼놓지 않았다. 역사적인 프로젝트에 한국도 이름을 올렸다는 것이다. 사정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주요 신문들은 11일자 조간 1면에 이 소식을 전하면서 ‘일본 국립천문대를 비롯한’ 국제연구팀의 성과임을 강조했다. 그런데 보수·우익 성향 제목이 묘했다. ‘블랙홀 포착.. 2019. 4. 23.
중국의 칭찬 단톡방 성적이 안 좋아도, 이성 친구와 헤어져도, 혹은 취업을 못하더라도 자책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상황이든 칭찬받을 수 있는 무적의 칭찬 단톡방이 있기 때문이다. 이 단톡방에서 조롱·딴지는 금지다. 누구든 ‘칭찬 좀 해주세요’라고 요청하면 단톡방 멤버들이 무한 칭찬을 보낸다. 중국 대학가를 중심으로 퍼진 ‘콰콰췬(誇誇群)’이다. 콰콰췬에서는 인생 문제부터 소소한 일상까지 모든 것이 칭찬 대상이다. “친구들은 다 꽃구경 떠났는데 나만 빈 기숙사에서 외롭게 있어. 칭찬 좀 해줘”라고 올리면 “독립심을 키울 좋은 기회야” “면벽 수행으로 인류의 영웅까지 될 수 있어”라는 칭찬과 위로가 올라온다. 우산을 분실했단 글엔 “사람은 안 잃어버렸으니 최고지” “새 우산을 살 수 있게 됐어!” “휴대폰은 안 잃어버려 여기에.. 2019. 4. 17.
미 선거인단제 폐지론 재점화 미국에서 2016년 대선과 2018년 중간선거를 지켜보며 미국의 선거제도에 보완할 지점이 적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 미국 정치권 내에서도 투표권 제약, 게리맨더링 등 제도 관련 시비가 이어지고 있다. 2020년 대선전이 시작되면서 제도 보완 논란은 벌써 점화됐다. 미국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인 선거인단제도(electoral college) 폐지 공방이 대표적이다. 선거인단제 폐지를 앞장서서 공론화하는 인물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이다. 그는 지난달 18일 타운홀 미팅에서 “모든 미국 시민의 투표권을 보호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과 브라이언 슐츠, 다이앤 파인스타인 등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지난 3일 선거인단제를 폐지하.. 2019. 4. 10.
일본의 ‘개원 피버’ 지금 일본에서 가장 ‘핫’한 단어는 ‘개원(改元·연호가 바뀜)’이다. 오는 30일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퇴위와 5월1일 나루히토(德仁) 새 일왕의 즉위를 앞두고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TV에는 아키히토 일왕의 연호인 ‘헤이세이(平成·1989~2019년)’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이 넘친다. ‘헤이세이 최후의 ○○’라는 상품 판매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일 나루히토 일왕의 연호가 ‘레이와(令和)’로 정해지면서 분위기는 더 달아오르고 있다. 그간 새 연호에 대한 예상이나 설문조사를 연일 보도해온 언론 매체들은 특집을 대거 마련했다. 백화점에선 ‘레이와’ 글자를 새긴 케이크를 판매하는 등 일찌감치 ‘레이와 마케팅’도 벌어지고 있다. 히로히토(裕仁) 일왕 서거에 따라 ‘자숙’ 분위기가 사회 전체를 짓눌렀던 19.. 2019. 4. 2.
부모 부양형 캥거루족 ‘소명성(蘇明成)식 캥거루족.’ 현재 중국에서 가장 큰 인기와 화제를 끌고 있는 드라마 가 유행시킨 신조어다. 는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세 남매가 아버지를 부양하게 되면서 불거지는 갈등과 가족 간 화합을 그리고 있다. 소명성은 주인공 가족의 둘째 아들 이름이다. 모범생 형, 여동생과 달리 학업에는 뜻이 없지만 ‘효심’을 내세워 비위를 맞추면서 부모님의 지갑을 열게 한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결혼 자금은 물론 집안 인테리어비, 자동차 구매비용까지 부모에게 손을 벌리는 캥거루족(자립할 나이가 됐지만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대어 사는 젊은이들)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 그는 형제들의 책망에 “집안 돈 가져다 썼지만 아버지를 모시지 않냐. 온갖 시중을 다 들고 있는데 내가 왜 캥.. 2019. 3. 27.
일본, 노인들 ‘쓰레기집’ 고민…정부가 쓰레기 치우기 돕는다 “만약 우리 부부가 쓰레기 내놓는 걸 계속했으면 나자빠졌을 겁니다.” 일본 지바(千葉)현 나가레야마(流山)시에 사는 한 노인(86)은 지난해 가을부터 시의 쓰레기 배출 지원 서비스를 받고 있다. 현관 앞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넣어두면 청소업자가 매주 1회 무료로 수거해간다. 쓰레기 분리는 도우미가 거들어준다. 그전까지는 집에서 35m 떨어진 쓰레기장까지 가져갔다. 폐기종을 앓고 있는 그에겐 고역이었다. 나가레야마시가 쓰레기 배출 지원을 시작한 것은 2012년 4월. 이용자는 100가구에서 140가구로 늘었다. 하지만 이는 65세 이상 인구(약 4만5000명)의 0.4%에 지나지 않는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8일 전했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 사회 문제의 하나로 떠오른 것이 ‘고미야시키(쓰레기집)’다.. 2019.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