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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578

일본발 ‘가짜뉴스’ 요즘처럼 일본 신문이나 TV를 보는 게 심란했던 적이 없다.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를 두둔하기 위해 한국에 대한 억측과 중상, 불만과 조롱이 넘치는 내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북 정책이나 ‘촛불혁명’ 등을 두고 일본의 ‘한국 깎아내리기’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도가 지나치다. 한국의 전략물자 수출관리가 의구심이 간다는 억지뉴스가 대표적이다. 일본은 보복조치의 이유로 ‘부적절한 사안’을 들면서 확인되지 않는 얘기를 흘리고 북한과의 연관 의혹까지 제기한다. 일정한 패턴이 있다. 일본 정부·여당 관계자발로 전략물자의 ‘북한 유출설’을 흘린다. 아베 신조 정권과 가까운 신문·TV가 근거 없이 한국의 수출관리가 엉망이라는 보도를 내보낸다. 사린가스나 VX 같은 생화학무기 제조에 전용 가능한 물자 유출설도 곁들.. 2019. 7. 17.
젖은 쓰레기, 마른 쓰레기 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홍콩 노래 ‘상하이탄’이 최근 상하이에서 ‘쓰레기 분리 송’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물티슈는 물기가 얼마나 있든 마른 쓰레기, 해바라기씨 껍질은 말라비틀어졌어도 젖은 쓰레기, 돼지가 먹을 수 있으면 무조건 젖은 쓰레기….” 가창자의 진지함이 가사 내용과 대비되면서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를 끌고 있다. 상하이탄이 쓰레기 분류 노래로 패러디된 이유는 상하이시가 지난 1일부터 역사상 가장 엄격한 ‘생활쓰레기 관리 조례’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사는 대다수 한국 교민들은 인터넷 등 각종 통제에 미치도록 답답함을 느끼지만, 쓰레기에 관해선 ‘자유’를 느끼곤 한다. 정해진 요일에 쓰레기를 배출할 필요가 없고, 음식물과 재활용품을 따로 분리하지 않아도 된다. 대부분 아파트는 층.. 2019. 7. 10.
북·미 정상의 ‘리얼리티 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외교가 리얼리티 쇼처럼 이어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6·30 판문점 회동은 반전과 감동이 있는 최고의 한 편이었다. 방한 직전 비무장지대를 방문할 것이며 김 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싶다는 트윗을 올렸을 때만 해도 설마 진짜 만날까 생각했다. 하지만 31시간여 만에 즉흥 제안은 현실이 됐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6년 만에 상호 적대국인 북·미의 정상이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웃으며 손을 마주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땅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갔고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은 대통령이 됐다. 한반도 평화를 향한 역사적 만남이 이뤄졌다. 시간을 조금만 확장하고 주인공들의 면면을 뜯어보면 쇼는 더욱 흥미롭다. 불.. 2019. 7. 3.
개목줄 사기극, 신종 ‘펑츠’ 중국에 개를 대상으로 한 ‘펑츠(자해 공갈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풀어서 설명하면 개 물림 ‘할리우드 액션’ 사기극이랄까. 지난달 간쑤성 란저우에서 일어난 사건이 대표적이다. 한 남성이 개를 산책시키고 있는 여성 견주를 따라가다가 견주가 한눈을 판 사이 개에게 달려들어 밀친다. 놀란 개가 짖으면서 날뛰는 틈을 타 개에게 물린 척하고 견주에게 치료비를 뜯어낸다. 사건 당사자이자 목격자인 개가 증언을 못하니 속수무책 당하기 일쑤다. 란저우뿐 아니라 각지에서 비슷한 피해 사례가 속출하자, 경찰은 범죄 예방을 위해 사기 수법을 자세히 알렸다. 그런데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은 예상과 정반대였다. 되레 사기꾼 남성을 응원하고 나섰다. 대부분이 “이 ‘펑츠’는 지지한다” “악은 악으로 다스려야 한다”면서 ‘당.. 2019. 6. 26.
무감각 구조의 고착화 “이제 아예 ‘손타쿠’를 넘어서네요.” 최근 ‘노후자금 2000만엔’ 문제에 대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대응을 두고 도쿄의 외교 소식통이 혀를 내두르며 한 말이다. ‘손타쿠’는 ‘(남의 마음을) 미루어 헤아린다’는 ‘촌탁(忖度)’의 일본식 발음이다. 이 말은 아베 정권 들어선 ‘윗사람이 원하는 대로 알아서 긴다’는 뜻으로 주로 사용된다. 정부 관료나 공무원들이 알아서 정권에 코드를 맞추는 점을 비꼰 것이다. 이런 ‘손타쿠’를 넘어선다고 평가받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발단은 지난 3일 금융청이 발표한 ‘고령사회의 자산 형성·관리’ 보고서다. “연금 생활을 하는 고령부부는 30년간 약 2000만엔(약 2억1900만원)의 여분 저축이 필요하다”는 내용에 ‘정부가 연금정책의 실패를 개인에게 떠넘긴다’는.. 2019. 6. 19.
싱가포르회담, 그 후 1년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역사상 처음으로 싱가포르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만큼이나 놀라운 일이었다. 당시만 해도 트럼프였기에 회담이 가능했고 트럼프이기에 뜻밖의 성과가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북핵 협상 역시 트럼프식 협상 전략의 한계에 묶여있다는 지적이 다수다. 뉴욕타임스는 협박을 기반으로 하는 트럼프의 협상법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가혹한 조치로 상대방을 위협하고, 마감 시한을 설정하고, 양보를 압박하다가, 불완전한 협상을 타결함으로써 파국을 피하고, 자체적으로 승리를 선언한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트럼프다.’ 북·미 비핵화 협상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북한은 2017년 11월까지 대륙간탄.. 2019. 6. 11.
가와사키 사건이 던진 물음 지난달 28일 일본 가와사키(川崎)시에서 51세 남성이 학교 버스를 타려던 초등학생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치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났지만 일본 사회의 충격은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일본 사회가 껴안고 있는 고민거리들이 드러난 까닭이다. 이 남성이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에 정확한 동기를 규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상 일본 사회에 수차례 충격을 안긴 ‘도리마 사건’으로 규정짓는 분위기다. 일본에선 특별한 동기 없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위해를 가하는 것을 ‘도리마(거리의 살인마) 사건’이라고 한다. ‘묻지마 살인’인 셈이다. 도리마 사건은 2008년 아키하바라(秋葉原) 사건을 통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당시 도쿄 번화가.. 2019. 6. 5.
마윈의 야한 주례사 “업무에서는 ‘996’ 정신이 필요하고, 생활에서는 ‘669’를 지켜야 합니다.” 매년 5월10일은 ‘알리데이’다. 알리바바그룹 직원들의 축제인 이날 최고 하이라이트는 102쌍이 올리는 합동결혼식이다. 주례는 마윈(馬雲) 회장이다. 올해 주례사의 핵심은 996과 669였다. 마윈은 “알리바바의 남성들은 생활에서 669를 지켜야 한다”면서 6일에 6번 그리고 ‘오래’를 기준으로 제시했다. 9(九)의 중국어 발음인 ‘지우’는 오랠 구(久)와 같다. 주례를 한 마윈 회장도 웃었고 신혼부부와 내빈들도 웃었다. 669가 성적 의미가 담긴 야릇한 말이라는 사실은 현장에 있던 이들도, 또 동영상이나 기사를 통해 본 중국인들도 모두 다 안다. 마윈은 장시간 노동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담긴 996을 옹호했다가 철퇴를 맞.. 2019. 5. 28.
노출된 트럼프의 협상 전략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정책이 혼란 상태다. 북핵 협상은 위기 상태이고, 미·중 무역협상은 보복관세를 주고받는 악순환에 빠졌고, 이란과는 전쟁 위기다. 트럼프의 협상 스타일이 혼란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트럼프의 협상 스타일은 최근 미국 조야의 최대 관심사인 이란 문제에서 확인된다. 그는 20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이란과의 협상준비 보도는 가짜뉴스”라며 협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전날에는 “이란이 싸우길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인 종말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라크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 근처에 로켓 포탄이 날아든 데 대한 반응이었다. 트럼프는 멀쩡하게 지켜지던 이란 핵합의를 파기하고, 이란의 원유수출 금지 제재를 부활하고, 이란 정.. 2019.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