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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김정은과 트럼프’라는 시뮐라크르 지난 6월12일, 김정은과 트럼프의 역사적인 만남은 어쩌면 한반도에 70년간 지속된 냉전체제를 실제로 종식시키는 중대한 사건일지 모른다. 그것은 냉전의 울타리를 유지하려는 정치적 반복 퇴행술이 아니라, 이제야 비로소 냉전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려는 처절한 몸부림의 기호가 아니었을까. 불행하게도 한반도 종전의 선언은 우리 스스로 할 수 없기에 이 만남이야말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증거가 아닐 수 없다. 70년 동안 불가능했던, 완벽하게 서로 다른 두 체제의 만남이 가능했던 것은 사실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불과 올 초만 하더라도 이 둘은 핵을 매개로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막말을 서로에게 늘어놨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올 1월8일,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 2018. 6. 22.
[사설]미국의 유엔인권이사회 탈퇴는 국제규범에 대한 도전 미국이 전 세계 인권의 보루 역할을 하고 있는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탈퇴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이사회가 이스라엘에 대한 고질적 편견과 반감을 갖고 있다”며 탈퇴를 발표했다. 그는 “심각한 인권침해국들을 이사국으로 앉히는 등 소굴이 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의 유엔 기구 탈퇴는 지난해 10월 유네스코 회원국 자격을 포기한 이후 이번이 2번째다. 유엔 창설 주도국이 스스로 만들고 주도해온 국제규범과 질서의 틀을 훼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미국의 탈퇴 이유는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유엔인권이사회가 이스라엘을 자주 비판해왔다는 사실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사회는 2006년 출범 이후 이스라엘 비판 결의안을 70회 이상 통과시켰다. 비판 결의 2위 .. 2018. 6. 21.
[사설]훈련 중단과 비핵화의 선순환을 기대한다 한국과 미국은 오는 8월 실시 예정이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유예하기로 했다. 유예기간을 따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대화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훈련이 재개될 것 같지 않다. 북·미 정상회담 후속작업이 본격화된 것이다. 북한은 연합군사훈련을 대표적인 대북 적대시정책으로 간주한다. 지난달 한·미 공군 연합공중훈련을 문제 삼아 남북 고위급회담 개최 예정일 새벽에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도 그런 인식의 결과였다.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할 때 연합훈련 유예 조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비핵화 조치의 진전을 대내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할 것이다. 비핵화가 체제 보장에 기여하는 것을 실증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연합훈련 중단은 일시적이나마 한반도 평화를 증진하는 역할을 해왔다. 19.. 2018. 6. 20.
[기고]지금이 시리아 내전을 끝낼 때 시리아 정부(시리아·러시아·인도·중국 언론 표현) 혹은 아사드 정권(서구 언론 표현)은 당분간 건재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드 대통령 지지자들에게는 그가 시리아의 독립과 단결, 세속국가 그리고 모든 종교의 공평한 대우를 상징한다. 지지자들은 그들이 ‘외국의 침공’이라 간주하는 행위에 대해 시리아군이 정당방위를 행하고 있다고 믿는다. 2011년 시리아의 국방비는 중동 전체의 1%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시리아 정부가 더 많은 자원을 가진 적대세력에 맞서 버티는 이유는 수니파, 시아파, 기독교와 드루즈파의 초종파적 지지 때문이다. 시리아의 소수종파들과 세속적인 수니파들은 아사드 정부가 패하면 시리아를 떠나야 한다고 우려하기 때문에 정부를 강력히 지지한다. 한편, 시리아의 반군 세력은 초창기부터 강력한 이슬람주의.. 2018. 6. 20.
[기고]판문점과 싱가포르, 낙관의 위험성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은 특히 한국에서 한반도의 미래와 장기적 평화 전망에 대한 전례 없는 낙관주의를 촉발했다. 6개월 전에 광범위하게 퍼졌던 전쟁 가능성에 대한 공포는 사라졌고, 남북과 북·미 간 적대관계 청산에 대한 희망으로 대체됐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상 첫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생각과 평정심이 필요하다. 세 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북한과 바깥 세계 간의 더 큰 변화를 막을 수 있다. 첫째, 북한이 정의하는 비핵화와 한국·미국의 비핵화 사이에는 엄청난 의미의 차이가 있다. 둘째, 관련 국가들의 기대와 (정의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에 대한 (시간표는 말할 것도 없고).. 2018. 6. 20.
외교의 아베, 납치의 아베 조변석개(朝變夕改)도 이 정도면 ‘갑’이다. 보는 사람이 어안이 벙벙할 정도다. 최근 북한에 ‘러브콜’을 연발하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얘기다. 아베 총리는 지난 16일 “북한과 신뢰 관계를 증진해 가고 싶다”고 말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큰 결단을 기대한다”며 “상호 불신의 껍데기를 깨고 전진하고 싶다”고 했다. 18일에도 “납치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내가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에게는 북·미 정상회담을 실현한 지도력이 있다”고도 했다. ‘대북 강경’ 일변도였던 그 아베 총리가 맞나 싶다. 그는 불과 2개월 전까지만 해도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 “최대한의 압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 2018. 6. 20.
[박용채 칼럼]김정은은 덩샤오핑이 되고, 원산은 상하이가 된다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가 북·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공동성명 서명직전 “세상은 이제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겁니다”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이었다. 중대 변화의 의미는 명확하지 않지만 곧 모습이 드러날 터이니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 사실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포기와 그에 걸맞은 미국의 경제적 지원을 기대했던 투자자들 시각에서 보면 북·미 공동성명은 흥미로운 결과물은 아니었다. 핵만 포기하면 북한은 부자나라가 될 수 있다고 말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그나마 트럼프가 회담말미에 핵포기 시 북한의 미래 영상을 보여주면서 “북한은 훌륭한 해안선을 갖고 있다. 훌륭한 호텔을 지을 수 있다”고 조언하고, 김 위원장도 이에 고개를 끄덕.. 2018. 6. 19.
[여적]멜라니아의 반란 한·일 과거사를 미화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달리 부인 아키에 여사는 ‘친한파’였다. 한류 사랑이 유별나 배우 박용하씨가 요절했을 때 조화를 보내기도 했다. 아베 정부의 원전 확대에 반대한다는 글을 여러 차례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로 인해 부부싸움까지 했다. 이른바 ‘가정 내 야당’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일본 우익으로부터 ‘국가의 적’으로 낙인찍혔다. 그래서일까. 2015년 한국과 일본이 위안부 합의를 한 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한국인들은 배신당했다며 가슴을 쳤다. 역대 대통령 전기를 보면 부인들은 충돌하는 요구에 직면한다. 남편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직언해야 한다거나 정치에 끼어들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전기에서는 부인이 대체로 훌륭한 가정 내 야당 역할을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육.. 2018. 6. 19.
[사설]미·중 무역 보복전은 함께 망하는 길 세계 경제의 양대축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보복전으로 치닫고 있다. 아르헨티나·터키·브라질 등 신흥국의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데다 세계 1, 2위 경제대국이 치고받는 무역전쟁을 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관세를 다음달 6일부터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상품수지 적자 3750억달러의 약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관세 부과 대상은 1102개 품목이다. 중국이 이른바 ‘중국제조 2025’ 계획을 통해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항공우주·정보통신·산업로봇·신소재·무인자동차 등 첨단기술 제품들이 대거 포함됐다. 글로벌 기술패권을 노리는 중국의 ‘기술 .. 2018.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