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군 유해 송환, 북·미 신뢰 구축의 마중물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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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한반도 칼럼

[사설]미군 유해 송환, 북·미 신뢰 구축의 마중물 되길

by 경향글로벌칼럼 2018. 6. 25.

북한이 6·25전쟁에서 사망한 미군 유해를 미국으로 보내는 절차를 시작했다. 미군은 지난 23일 미군 유해를 넘겨받기 위해 나무로 만든 임시운송상자 100여개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으로 이송했으며, 관계자 2명이 방북했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 유해를 돌려받았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미군 유해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은 대표적인 인도적인 사안으로 그 자체로 의미가 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손을 잡고 이야기하고 있다. 워싱턴 _ AFP연합뉴스

 

이번에 송환되는 미군 유해는 200여구로 추정된다. 미군 유해 송환은 2007년 4월 판문점을 통해 4구가 이송된 후 11년간 중단됐다. 이번에 200여구가 송환되면 사상 최대 규모다. 6·25 때 실종된 미군 병력은 7697명으로, 이 중 북한 땅에 묻혀 있는 유해는 5300구로 알려져 있다. 북·미 양측은 유해 송환 이후 이들 유해를 발굴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해발굴 작업은 다른 교류와 달리 미군이 북한 지역에 가서 직접 전개하는 작전이기 때문에 북·미 군당국의 접촉면을 넓혀 결과적으로 적대관계 해소에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남과 북도 지난 14일 비무장지대(DMZ)에 묻힌 남북의 6·25 전사자 공동 유해발굴 문제를 논의한 만큼 이를 발전시켜 DMZ 유해발굴 작업은 남·북·미 군당국이 함께 진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번 유해 송환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첫번째 실천 조치라는 측면에서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북·미 양측이 합의에 그치지 않고 즉각적인 이행을 통해 신뢰를 쌓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조치를 강구하는 선순환 구조의 첫 단추를 잘 끼운 셈이다. 그런 맥락에서 한국과 미국이 미군 유해 송환에 앞서 을지프리덤가디언과 해병대훈련 등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한다고 밝힌 것도 회담 성공의 초석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도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로 호응해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선순환이 가능하다. 당장은 북·미 정상회담의 후속협상이 빨리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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