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열린 사회 위협하는 IS의 브뤼셀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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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

[사설]열린 사회 위협하는 IS의 브뤼셀 테러

by 경향글로벌칼럼 2016. 3. 23.

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지난 22일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해 최소 34명이 숨졌다.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인류에 대한 야만적 테러다. 브뤼셀에 유럽연합 본부가 있다는 점에서 테러세력은 벨기에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 대한 테러란 상징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테러 배후에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130명이 희생된 파리 테러에 이어 4개월 만에 대형 테러가 발생한 것이다. 유럽에서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흘러드는 난민에 대한 증오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한 뒤 무장한 경찰들이 거리를 통제하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_AP연합뉴스

역내 통행이 자유로운 유럽의 개방성이 겉으로 보면 테러에 취약해 보일 수 있다. 테러범이 체포되면 또 다른 보복 테러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게 오늘날 유럽의 현실이다. 당장은 유럽 각국이 연대해 대테러망을 촘촘히 정비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이슬람 극단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군사적 보복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공감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대응은 테러와 보복의 악순환을 부를 수 있다.

유럽에서 난민 차단과 관용의 포기는 대립과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 것이다. 이는 닫힌 사회로의 퇴행이며 유럽 내 무슬림들을 자극해 사회 전체의 분열을 가속화시킬 위험성이 크다. 브뤼셀의 정치철학자 블레리 레시가 주장한 “IS가 서방 세계에 기대하는 것은 폭격이며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연대”란 말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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