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희호여사 방북, 남북관계 개선 돌파구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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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한반도 칼럼

[사설]이희호여사 방북, 남북관계 개선 돌파구 돼야

by 경향글로벌칼럼 2015. 7. 6.

남북은 어제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다음달 5~8일 평양 방문에 합의했다. 이 여사는 서해 직항로를 이용한 항공편으로 평양에 가 아동병원과 평양산원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의 면담은 정해진 바 없지만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 여사의 방북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양측은 그동안 몇차례 회담했지만 성과가 없었고, 오히려 대화 이후 서로 ‘성명전’을 벌이면서 비난 수위를 높여왔다. 최근에는 유엔의 북한인권사무소 서울 개소와 남쪽의 독자적 대북 금융제재 등으로 갈등 상황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동북아 정세도 불안하다. 중국의 부상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과 일본의 정치·군사적 행보가 얽히면서 요동치고 있다. 이는 남북이 이 여사의 방북을 디딤돌 삼아 대화와 협력의 길로 가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29일 오전 서울 동교동 자택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와 환담하고 있다._연합뉴스



이 여사 방북이 성과를 거두려면 남북 당국의 전향적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이 남북대화 단절 속에서 방북을 허용한 것은 평가할 만한 일이지만 개인적 차원의 방문에 그치게 해선 안 된다. 남북 갈등과 대립은 당국 간 책임 있는 대화를 통해서만 풀 수 있다. 당국 간 대화 재개로 한 걸음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더 적극성을 띠어야 할 당사자는 남한이다. 대화를 말하면서 독자적인 금융제재를 가하는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이 여사 방북에 대해서도 “적극 지원한다”고 말만 할게 아니라, 당국 간 교류로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이 여사의 김 제1비서 면담 성사 여부는 정부의 태도에 달린 문제일 수도 있다. 이 여사 방북까지 한 달가량의 시간이 있다. 정부는 이 여사 방북이 남북 경색을 푸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동북아 정세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남북대화라는 지렛대를 확보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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