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트럼프 이번엔 자동차 ‘관세폭탄’ 거론, 공멸하자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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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

[사설]트럼프 이번엔 자동차 ‘관세폭탄’ 거론, 공멸하자는 건가

by 경향글로벌칼럼 2018. 11. 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수입 자동차에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 “우리에게 자동차를 수출하는 나라들은 수십년 동안 미국을 이용해 왔다.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며 “제너럴모터스(GM) 사태 때문에 지금 그것(관세부과)이 검토되고 있다”고 썼다. ‘관세폭탄’으로 자동차 수입을 막아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GM이 미국 내 공장의 문을 닫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다. 오로지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무역장벽을 세우겠다는 이기주의가 또 불거질 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시시피주 빌럭시에서 열린 정치 집회에 참석,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부터 특정 제품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련 보고서 초안을 제출했고, 조만간 최종 보고서가 완성될 예정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관세부과 여부를 결정한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 관세장벽이 세워지면 전 세계 자동차산업은 물론 철강, 석유화학 등 관련 산업들도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된다. 지난해에만 85만대가량을 미국에 수출한 한국도 자동차산업의 뿌리가 흔들리는 충격이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자동차 부문을 양보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정문에 서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무역확장법 적용 면제를 요청했지만 확답을 받진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8월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왼쪽)이 전달한 ‘레드카드’를 취재진을 향해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 _ AP연합뉴스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이미 세계 경제에 주름살을 키우고 있다. 많은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내년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암초로 미·중 무역전쟁을 꼽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전쟁은 전 세계가 반대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고율관세로 수입품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상대국의 보복관세까지 더해져 미국 경제도 큰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자동차 부문의 무역전쟁까지 추가되면 세계 경제는 공멸의 길로 갈 수 있다. 마침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막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각국 정상들과의 회담이 예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계기로 치명적인 무역전쟁을 끝낼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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