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제 한반도 평화 위한 촛불을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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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

[기고]이제 한반도 평화 위한 촛불을 들자

by 경향글로벌칼럼 2018. 3. 23.

핵을 동원한 미국과의 대결에 종지부를 찍고 극적으로 대화국면으로 반전시킨 북한 김정은 정권의 파격적인 행보가 놀랍다.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수용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파격적 행보도 기대 이상이다. 한반도 정세에 근본적 지각 변동을 가져올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문재인 정부의 공로도 크다.

 

이제 분명한 것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실현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통일로 나아갈 수 있는 역사적 기회가 우리 앞에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은 3월6일 남북합의에서 자신들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에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는 북한의 체제안전을 담보할 평화협정을 미국이 줄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미국과 북한은 이 협상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려 할 것이다. 확실한 한반도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과 확실한 체제안전 담보를 요구하는 북한 사이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합당한 방안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동시에 병행하는 것뿐이다. 이에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이는 70년 이상 우리를 옭아맸던 대결과 분단의 사슬이 끊어지는 대전환의 서곡이 될 것이다.

 

대결과 소모의 역사로 점철된 한반도에도 가슴 벅찬 평화의 빛이 비치고 있지만 이 빛은 다시 스러질지 모른다. 남북, 북·미 간 불신과 적대의 역사가 너무도 깊고 강하고, 여기에 기대어 기득권을 누려온 세력의 시기와 방해가 기승을 부릴 것이기 때문이다. 명백한 것은 남북, 북·미 간 협상이 좌절되거나 좌초되어 다시 대결과 전쟁으로 치닫는 일이 결코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남·북·미 당국이 천신만고 끝에 이룬 합의는 확고하고도 충실하게 이행되어야 한다.

 

우선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핵을 비롯한 핵무기나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한 데 조응하여 남한도 북한을 공격하거나 위협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해야 한다. 대화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미 군사연습을 중단하거나 최소한 선제공격, 참수작전과 같은 공세성을 제거하고 훈련 규모와 기간을 축소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정은 정권은 ‘3·6 남북합의’와 북·미 정상회담 제안 등을 통해 약속한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반도 비핵화 약속 등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 등을 매개로, 한반도 평화협정에 소극적일 수 있는 미국을 견인하기 위한 주동적 조치를 취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한반도 평화협정과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 등을 통해 대북 적대정책 폐기를 법적, 제도적으로 담보해 주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와 연동하여 평화협정을 실현하면 미국과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함께 해소할 수 있다. 트럼프 정부가 70여년에 걸친 북·미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통한 북·미관계 정상화를 이룬다면 한반도 평화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전쟁과 분단을 끝내는 평화와 통일의 여정은 이제 비로소 시작이다. 고비마다 헤아릴 수 없는 난관과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이걸 넘어서려면 시민행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촛불은 철옹성 같던 국회도, 헌법재판소도 국민의 명령에 따르도록 만들고 완고하던 박근혜 정권을 마침내 무너뜨렸다. 한반도 평화도 남·북·미 당국에 맡겨둘 수 없다. 이 땅의 주인인 우리의 손으로 평화를 공고한 것으로 만들고 통일을 앞당겨야 한다.

 

이에 올림픽 휴전이 끝나는 하루 전, 3월24일 광화문에서 평화촛불을 들자고 제안한다. 이를 시작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및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통일로 나아가는 긴 여정의 고비마다 평화촛불을 밝힐 것을 제안한다.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이미 70여개 종교, 시민, 노동단체와 개인이 동참의사를 밝히고 있다. 해외에서도 지지하고 연대한다는 소식을 보내고 있다. 남·북·미 당국자들이 딴마음 먹지 않고, 딴길로 가지 않고, 합의사항을 충실히 이행하여 한반도에서 그 어떤 경우에도 되돌이킬 수 없는 확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도록, 평화의 촛불을 들자!

 

3월24일(토) 오후 6시, 광화문에서 만납시다!

 

<오혜란 평화와통일을여는 사람들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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