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추락 F-35A 잔해 찾기 각축전
본문 바로가기
경향 국제칼럼

[여적]추락 F-35A 잔해 찾기 각축전

by 경향글로벌칼럼 2019. 4. 17.

2011년 5월2일, 미 해군 특수전부대(Navy Seal·네이비실)의 오사마 빈 라덴 급습 작전은 처음부터 꼬였다. 실 팀원들을 태우고 출동한 헬기 중 1대가 옥상 위에 착륙하다 와류에 휘말리면서 불시착한 것이다. 이에 실 팀은 지붕과 1층으로 진입하려던 계획을 변경, 벽과 문을 폭파하면서 저택으로 들어갔다. 빈 라덴 사살 후 그의 시신과 컴퓨터 등 자료까지 확보한 실 팀이 마지막으로 부여받은 임무는 “불시착 헬기를 폭파하라”였다. 실 팀은 임무를 완수했다고 보고했고, 미 당국은 빈 라덴 사살의 개가를 전하며 “작전 중 기계적인 결함으로 불시착한 헬기 1대를 폭파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튿날 헬기의 꼬리 부분을 찍은 사진이 보도되면서 헬기의 스텔스 기술을 적군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폭파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파키스탄은 그제서야 자국의 방공망이 미군 헬기를 탐지하지 못한 이유를 알고 미국에 항의했다. 파키스탄은 막판까지 잔해를 돌려주지 않으려고 해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지금도 일각에서는 당시 중국이 이 헬기 파편을 입수해 스텔스 헬기를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일본 아오모리현 동쪽 해상에서 지난 9일 추락한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35A 전투기의 잔해를 놓고 국제적인 각축이 벌어지고 있다. 최첨단 전투기는 물론 그 안에 들어있는 스텔스 기술까지 보호해야 하는 미·일은 B-52H 전략폭격기와 U-2 고공정찰기까지 총출동시켜 수색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로서는 자국에 위협적인 미국 스텔스 기술을 빼낼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없다. 미국의 한 군사전문가는 “냉전 이후 최대의 해저 첩보 작전”이라고 말했다. 이 전투기는 개발비 4061억달러에 대당 가격이 1억달러(약 1200억원)에 이른다. 또 전투기가 추락한 곳은 공해상이다. 공해상에서는 물건을 먼저 찾는 사람이 임자다. 미·일에는 핵심적 군사 이익이 걸린 절박한 사안이지만, 중·러에는 밑져야 본전인 장사다. 그런데 이 잔해 찾기가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 공군도 이 기종의 전투기 2대를 지난달 말 인계받았고, 2021년까지 모두 40대를 도입하게 돼 있다. F-35A 전투기 13대가 시험·훈련 비행 중 긴급착륙한 사례가 모두 7건 있었다고 하니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중근 논설위원>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