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부 ②-2 “일자리·기름보다 고래가 더 소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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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가다 /경향신문 지나간 기획

8부 ②-2 “일자리·기름보다 고래가 더 소중해”

by 경향글로벌칼럼 2008. 6. 30.

포인트호프 | 최명애기자

ㆍ잭 셰이퍼 부족회의 대표

포인트호프 부족회의 대표 잭 셰이퍼는 “우리에겐 우리의 바다에서 사냥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1993년부터 사실상의 ‘부족장’ 역할을 해온 그는 최근 추크치 해의 석유 개발에 맞서 부족을 대표해 싸움에 나섰다.



-석유 개발과 관련해 여러 건의 소송을 벌이고 있다고 들었다.
 
“모두 5건이다. 지난 1월 말 환경단체들과 함께 ‘석유 개발 관련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내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북극곰 등 야생동물과 원주민에 대한 조사가 부족했다. 5월 초에는 ‘석유 시추 지진 테스트가 해양 동물의 생태를 교란할 우려가 있다’는 소송을 냈다. 이 두 가지가 가장 크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무엇인가.

“추크치해는 우리의 텃밭이다. 석유 시추가 우리의 주식인 북극고래, 흰돌고래, 바다사자나 물범 같은 해양 동물의 개체수를 감소시키거나 이동 경로를 변화시킬 수 있다. 기름 유출도 문제다. 해저에 송유관을 묻어 기름을 이동시킨다는데, 빙산 바닥이 해저를 스치면 송유관은 박살날 것이다. 정유업체들은 해빙에서 방제하는 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대부분이 개발에 반대한다. 최근 시 정부·부족 회의 등이 중심이 돼 석유 개발에 반대하는 위원회를 결성했다. 5월12일에는 포인트호프 최초로 ‘환경 인식 페어’를 열었다. 주민 71명이 참여하고 8명이 위원으로 등록했다.”

-석유 개발로 주민들에게 이득도 있지 않나.

“정유업체들은 사냥용 기름을 공짜로 주겠다고 한다. 일자리도 약속했다. 그러나 우리에겐 고래가 더 소중하다. 사실 이 땅과 바다는 ‘그들’(미국)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이다. 100여년 전 그들이 훔쳐가지 않았나. 우리는 예수가 세상에 오기 전부터 여기서 자연과 동물과 함께 살아왔다. 우리는 북극의 마지막 프런티어들이다. ‘우리의 권리를 지켜달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다.”

< 해외편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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