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국제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9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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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2036

미 대법관과 민주주의 위기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 저하는 민주주의 국가들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정치적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자체가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불신과 불만의 산물이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적 제도와 관행들을 무시함으로써 현대 민주주의 종주국 미국의 체면을 무참히 구겼다. 신뢰 하락은 정부를 구성하는 입법·행정·사법부를 가리지 않는다. 갤럽이 지난해 미국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입법부 신뢰도는 37%, 행정부는 44%, 사법부는 54%였다. 같은 기관이 집계한 1997~2021년 신뢰도의 평균은 입법부 47%, 행정부 52%, 사법부 68%였다. 클래런스 토머스 미 대법관과 부인 버지니아 토머스의 사례는 정부 신뢰 추락에 일조하고 있다. 워싱턴 연.. 2022. 4. 6.
풍수지리도 안보를 위한 것이다 당당한 외교와 튼튼한 안보를 내세웠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가장 먼저 손을 대고 이로 인해 외교부와 국방부 등 외교·안보 관련 부처들을 뒤숭숭하게 만든 것은 의외였다. 결국 자리를 비워주게 된 국방부는 지금 북한 핵미사일 대응이 아닌, 청사 이전에 따른 안보 리스크와 시행착오 최소화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당선인 측이 밝힌 이전 이유는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청와대가 ‘구중궁궐’이라고 불릴 만큼 외딴곳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과의 소통은 의지의 문제이지 물리적 거리와는 상관없다. 더욱이 당초 공약은 용산이 아니라 광화문이다.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국민들이 반대하는 일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대면서 굳이 강행하겠다고 하니 당선인이 풍수지리를.. 2022. 4. 1.
여성 리더 바로 세우기 지난해 스웨덴에서 첫 여성 총리가 선출되면서 북유럽 4개국(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은 여성 총리 시대를 맞았다. 지난해 10월 노르웨이의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가 퇴임하면서 모든 북유럽 국가들의 총리가 여성인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여성 정치인의 약진이 도드라졌던 2021년은 북유럽 정치에 있어 의미 있는 한 해였다. 여성의 높은 노동시장 참여율과 성평등한 문화로 잘 알려져 있는 스웨덴의 국가 이미지와 달리 스웨덴의 여성 총리 배출은 다소 늦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북유럽 국가들은 지금까지 여성이 총리직에 오른 적이 두 번 이상 있지만, 스웨덴은 여성 총리 선출에 계속 실패했다. 따라서 이번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총리 선출은 스웨덴의 마지막 남은 유리천장 깨기에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2022. 3. 30.
[여적]바그너그룹 전장을 누비는 것은 정규군만이 아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도 마찬가지다. 우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국제의용군이 모여들고 있다. 정부 요인과 시설을 보호할 목적으로 합법적으로 계약한 군사그룹도 있다. 민간군사기업(PMC) 직원으로 불리는 용병이다. 민간인 신분이지만 정부를 대신해 전투도 수행한다. 네이비실 출신의 에릭 프린스가 1996년 설립한 미국의 블랙워터가 대표적이다. 블랙워터(현 아카데미)는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중앙정보국(CIA)과 국무부 등 연방정부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급성장했다. 2007년 수도 바그다드에서 민간인 17명을 총격 살해하는 등 악명도 얻고 있다. 미국에 블랙워터가 있다면 러시아에는 바그너그룹이 있다. 러시아 군정보기관 정찰총국(GRU).. 2022. 3. 30.
중국도 최저 혼인율에 위기감 중국에서 지난해 혼인신고 건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민정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중국의 혼인신고 건수는 763만6000건으로 집계됐다. 1986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중국에서는 2013년 한 해 혼인 건수가 1346만9000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매년 평균 84만건 이상 혼인 건수가 감소해 10년도 안 되는 사이 결혼 인구가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은 2013년 9.88건에서 지난해 5.41건으로 감소했다. 인구 감소를 우려하는 중국으로서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문제다. 혼인 감소는 출생률 저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신생아 수는 1062만명으로 1961년 이후 60년 만에 가장 적었다. 인구 1.. 2022. 3. 23.
아프간에도 봄은 오는가 2022년 3월21일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추위와 더위의 정도가 같다는 춘분이다. 아프가니스탄, 이란, 중앙아시아 등지에서는 춘분을 기점으로 나우루즈(아프가니스탄), 노루즈(이란)로 부르는 새해를 맞이한다. 전 세계에서 약 3억명의 사람들이 나우루즈 명절을 즐기며, 가족과 지역 공동체 내에서 다채로운 행사와 축하의 시간을 보낸다.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나우루즈는 이를 즐기고 기념하는 다양한 지역만큼이나, 이름의 발음에 따라 다양한 표기로 등재되어 있다. 이란을 중심으로 시도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는 총 12개국이 참여하였으며, 합의에 따라 등재국의 명단을 알파벳순으로 표기하였다. 이에 ‘나우루즈, 노브루즈, 노우루즈, 노우루즈, 나우루즈, 나우르즈, 노루즈, 누루즈.. 2022. 3. 16.
우크라 사태와 국제질서 요동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옛 시대의 종언과 새 시대의 탄생 장면을 목격하는 게 반드시 가슴 벅차는 일은 아닐 수 있음을 새삼 깨닫게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자리 잡은 국제질서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고 ‘신냉전’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라는 거창한 평가는 전쟁이라는 날것의 폭력 앞에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장면을 방송 화면과 인터넷을 통해 봐야 하는 고통을 덮지 못한다. 러시아의 침략으로 시작된 전쟁이 13일째를 넘겼다. 미국과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와 군사장비 지원을 하되 병력은 들여보내지 않겠다면서 직접 군사 개입에는 일찌감치 선을 그은 대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에 대가를 물리겠다면서 강력한 제재를 쏟아내고 있다. 고국에서 목숨을 잃거나 이웃 나.. 2022. 3. 9.
[여적]국제 의용군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 조지 오웰의 , 앙드레 말로의 ,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 로버트 카파의 ‘어느 병사의 죽음’…. 모두 스페인 내전(1936~1939)에서 탄생한 작품들이다. 작가들 스스로 의용군·종군기자 등으로 공화군을 위해 총을 들고 싸우거나 작품으로 그들을 지원했다. 프랑코 장군이 이끄는 파시스트 군부·왕당파가 선거로 세워진 사회주의 공화정부를 뒤엎자 세계 지식인들은 분노했다. 스페인 공화정을 지키자며 전장에 뛰어들었다. 서방 정부들의 중립 표방을 비판하며 개인적으로 지원에 나선 것이다. 극좌파부터 아나키즘까지 다양한 이념의 소유자들이었지만 뜻은 하나, 평화와 민주주의 수호였다. ‘국제여단’이란 이름의 의용군에는 50여개국에서 온 3만여명이 참전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국적과 인종·직업·.. 2022. 3. 7.
주목할 ‘유럽의 주4일제 실험’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이며 높은 노동시간으로 인한 역기능(산재, 노동자 건강권 침해)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노동시간 단축 논의는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대선을 앞두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각각 주4일, 주4.5일 근무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주4일제에 대해 시기상조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말하며 정책 도입을 반대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기술 발전으로 인한 노동시간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이 논의를 반기는 입장도 있다. 최근 유럽에서는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비대면 근무 및 노동시간 유연화의 가능성을 확인한 기업 및 정부가 주4일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전, 아이슬란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전체 노동인구의 1.. 2022.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