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가다 /지난 시리즈' 카테고리의 글 목록 (4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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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가다 /지난 시리즈44

내 몸에 대한 시선 환경을 ‘공부’ 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어떻게 해서 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만, 지루하고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가 될 것 같아 조금의 조율을 시간을 줘야겠다 하는 순간, 미국 생활과 각 나라를 나다니며 계속적으로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생각 중에 하나가 떠올랐다. ‘자연’ 환경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지는 않지만, ‘사회’적 환경에 관한 이야기. 시선. 이번에 처음으로 미국에 공부하러 오게 된 아가씨와 룸메이트로 지내고 있다. 꽤나 말라 보이는 몸에도 불구하고 식성이 좋아 간만에 냉장고에서 버리는 음식이 없어지는 것에 즐거워하는 나날. 함께 우적우적 음식을 해먹으며 간간히 이야기 하다 어느 한국에서의 아가씨들의 모임과 마찬가지로 몸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언니, 전 여기에.. 2010. 9. 23.
새시대의 지식인, 빛나는 자존감 내게는 같은 책을 두고두고 되풀이해서 읽는 습관이 있다. 어떤 책의 어떤 문장을 다시 한번 읽고 싶다는 갑작스런 충동이 사랑병처럼 강렬하게 차오를 때도 종종 있다.때문에 한번 좋아진 책은 몇십 년이 지나도 버리지 못하고 다 끌고 다녔다. 그런데 나는 요즘 남에게 책을 주는 습관을 들이려 노력한다. 좋아하고 유익한 책이라도 한번 읽었으면 아낌없이 주려고 한다. 책이란 소유하는 게 아니라 널리 읽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권은 예외다. 법륜 스님의 "마음의 평화, 자비의 사회학"은 남에게 빌려줬다가도 다 읽었다고 하면 쏜살같이 달려가 받아온다. 이 책은 책장에 꽂혀있는 법이 없고 항상 화장실이나 침대 밑에 널려 있다. 며칠 전 읽은 한 대목을 소개한다. "현재를 읽고 미래를 내다보는 안.. 2010. 9. 23.
세상에 대한 편견 가득한 이야기: 환경을 공부하는 이상한 세계 이 블로그에 무엇에 대해 글을 써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 ‘밖에서 본 안’ 혹은 ‘안에서 못 느꼈던 밖’ 이라는 것에 꽤나 당혹스러웠다는 걸 인정해야 겠다. 외국에서 살고 공부하면서 한국에 대해 생각해보고, 공부하는 내용(내 경우는 ‘환경’이다. 환경을 파괴하지 못해 안달난 나라에서 살다가 온 내가 지금 이 곳에서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를 공부하고 있다)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고 쉬울 수도 있다. “왜 이런 거 있잖아, 완전 희한하지 않냐?” 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은 많다. 책임지지 않아도 되니, 그런 이야기를 꺼내 놓는 것은 쉽다. 하지만 나라는 한 인간이 느끼거나 배울 수 있는 절대적인 경험치는 분명히 존재하고, 그것을 단순히 어떻더.. 2010. 9. 12.
독일 이자르 강, 시련의 역사 임혜지 님은 한국에서 태어나 독일로 이주, 칼스루에 공과대학 건축과에서 공부하고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뮌헨에서 살면서 프리랜서로 독일 문화재청 문화재 실측조사와 발굴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여기 실린 글들은 임혜지 님의 개인 블로그 (http://hanamana.de)에 실린 것을 옮겨오는 것임을 밝혀둡니다. 원래 뮌헨은 운하의 도시였다. 12세기 건립 이래 19세기까지만 해도 베니스처럼 운하가 뮌헨 시내에 실핏줄처럼 촘촘히 얽혀 있었다. 지금은 시내의 거의 모든 운하가 자동차 도로와 지하철에 밀려 복개되거나 폐쇄되었지만 인구 몇 만의 작은 도시였을 때에도 총 운하 길이가 70km였다니 그 장관을 상상할 수 있겠다. 오늘의 피스터 거리(Pfisterstr.)에 있던 피스터 천, 1907년 사진. (.. 2010. 9. 5.
[벨기에에서 쓰는 다른 경제 이야기] 가톨릭과 사회주의 엄형식 (봄내, 벨기에 리에쥬대학 사회적경제센터 박사과정 연구원, hseom73@hanmail.net) 벨기에는 인구 1,000만 명의 인구가 경상도만한 면적에 와글대면서 사는 유럽의 작은 나라입니다. 나라는 작지만, 사회적 경제 또는 시민사회라는 면에서 살펴보면 대단히 역동적인 나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살라먼 등의 비영리부문(non-profit sector) 국제비교연구에 따르면, 벨기에는 비영리부문이 국민경제, 특히 고용과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나라입니다 (경제활동인구 대비 비영리부문 노동력 (유급+자원활동) 네덜란드 13%, 벨기에 12%, 한국은 4%). 비영리부문이 일정한 수익을 배분한다는 이유로 협동조합을 제외시키고, 통상적으로 사회적경제의 부문으.. 2010. 8. 15.
[벨기에에서 쓰는 다른 경제 이야기] 새로운 '사회적 경제' 엄형식 (봄내, 벨기에 리에쥬대학 사회적경제센터 박사과정 연구원, hseom73@hanmail.net) 가끔 이런 질문을 받곤 합니다. “유럽의 사회적 기업은 어떤가요?” 이 질문은 두 가지 지점에서 저를 곤혹스럽게 합니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유럽의 이미지와는 달리, 유럽, 적어도 유럽연합은 역사와 문화, 언어를 달리하는 27개국이 모여있는 ‘다양성’의 공간이기 때문이지요. 보다 본질적으로 어려운 것은 사회적 기업이 무엇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요즈음 사회적 기업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라, 사람마다, 조직마다 각각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놓고 있습니다만, 제가 확언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정도입니다. 첫째, 사회적 기업은 역사적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마치 오래 전부터 사회적기업이라는 개념이 있다가 최근에 와서 .. 2010. 8. 15.
[벨기에에서 쓰는 다른 경제 이야기] 라이언에어(Ryanair)도 사회적기업인가? (2) 엄형식 (봄내, 벨기에 리에쥬대학 사회적경제센터 박사과정 연구원, hseom73@hanmail.net) 가볍게 쓰겠다는 것이... 서설이 벌써 너무 길어졌네요. 원래 이번 글은 제가 경험한 어느 기업의 사회적인 성격의 ‘너무나도’ 혁신적인 프로그램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해보려고 시작했는데... 최근 라이언에어(www.ryanair.com)를 몇 번 이용할 일이 있었습니다. 저가항공의 개척자로서 워낙 유명하고, 비용절감을 위해 발상을 전환하는 파격적인 운항방식도 잘 알려져 있죠. 저렴한 요금을 선택한 대가로 자질구레한 불편을 감내하는 가운데, 라이언에어의 혁신적인 마인드가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몇 가지 재미있는 점들을 관찰할 수 있어서, 함께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라이언에어의 세 가지 사회적 공헌 프로그램 먼.. 2010. 7. 28.
[벨기에에서 쓰는 다른 경제 이야기] 라이언에어(Ryanair)도 사회적기업인가? (1) 이 글은 '좌파 한인들의 유럽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유로진보넷(http://eurojinbo.net)의 기획시리즈 에 참여하고 있는 엄형식님께서 올려주신 글입니다. 엄형식님은 이 글에서 요즘 유행처럼 이야기되는 '사회적 기업'이라는 개념이 생겨나게 된 연원과, 그것이 상업적으로 오히려 '악용'되는 과정에 대해 지적합니다. 영미식 신자유주의와는 다른, 인간의 얼굴을 한 '다른 경제'를 고민하기 위해 함께 고민해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글에 첨부된 이미지들은 이해를 돕기 위해 첨가한 것입니다. 원문은 유로진보넷 사이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운영자 엄형식 (벨기에 리에쥬대학 사회적경제센터 박사과정 연구원 hseom73@hanmail.net) 사회적경제란 무엇이고, 사회적 기업은 무엇인가? 왜 .. 2010. 7. 28.
[사유와 성찰] 나라 품격의 추락, 내 인격의 추락 2010.7.16 경향신문 베트남 신부 땃티황옥씨가 우리나라에 온 지 1주일 만에 남편에게 살해되었다. 이런 일이 또다시 일어나니 이 땅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한없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지난 6월 말로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4년6개월의 임기를 다하고 그 업무를 종료하였다. 임기가 다하기는 했는데, 과연 해야 할 일도 다했을까? 이런 위원회는 할 일을 다 해야만 임기가 끝나는 게 아닌가? 이런 최근의 일들을 보면서 나는 국가의 품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베트남 신부 죽음 막을 수 없었나 오래전 군 복무할 때의 일이었다. 전두환 정권하의 일인데, 행정병으로 복무하던 내가 소속된 부대는 당시 비상시 작전계획을 수정하고 있었다. 그 즈음 군무를 마친 늦은 밤, 친하.. 2010.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