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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팬서 열풍의 이유 지난 주말 가족들과 함께 집 근처의 영화관 AMC를 찾았다. 개봉 이틀째였다. 극장 입구부터 꽤 긴 줄이 있었다. 흑인 관객들이 유난히 많았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자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감격한 듯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하고 여운을 즐기는 관객들도 많았다. 큰 극장의 한가운데 자리에 앉은 덕분에 영화가 끝나고도 밖으로 나오기 위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먼 곳까지 찾아가 을 본 후 감정의 정리가 어려웠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최근 미국에서 가 열풍이다. 가상의 아프리카 국가 와칸다를 배경으로 하는 흑인 히어로 영화다. 흑인 히어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70년대에도 시드니 포이티어가 살인사건 전문 형사로 열연한 가 흑인들을 극장으로 몰려들게 했다. 하지만 이번 바람은 다르다는 게 미국 언.. 2018. 2. 21.
[조호연 칼럼]트럼프, 노벨 평화상에 도전하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핵 관련 발언이 부쩍 줄었다. 최근 20일 동안의 북핵 언급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추가조치가 필요하다”는 지난 12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 발언이 전부다. 끊임없이 설화에 휘말리면서도 입놀림을 쉬지 않던 그의 갑작스러운 신중한 태도가 예사롭지 않다. 큰 틀의 정책 변화를 앞두고 입조심한다는 인상이 든다. 김정은이 여동생 김여정을 특사로 남한에 파견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승부수다. 북한판 북핵 출구 전략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남한과 미국의 보수층은 위장 평화공세에 속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김정은의 카드가 너무 크고 무겁다. 지금 북한이 핵무기 대신 언어와 외교를 대외 정책 수단으로 삼고 있는 것은 명백한 대화 신호다. .. 2018. 2. 20.
일본의 과도한 ‘평창 때리기’ “일본인은 한국인을 그냥 자기 아래라고 생각합니다. 일제강점기, 아니 도요토미 히데요시 때부터 그랬어요. 이건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최근 저녁 자리에서 만난 재일동포 2세가 한 말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얘기까지 나오나 싶었지만, 일본에서 태어나 70년 넘게 살아온 그의 말을 귓등으로 흘려보낼 수는 없었다. 재일동포들이 겪은 일상적인 차별과 고통은 당사자가 아니면 모른다. 또 다른 재일동포는 “일본인의 ‘분풀이’ 대상이 일본 사회 내의 힘없는 사람, 특히 재일동포”라고 했다. 재일동포들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남북 분단의 고통을 누구보다 절감해온 이들이다. 그래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의미는 남다른 듯했다. 본국에 평화와 통일의 불씨가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이 전해졌다. 하지만 한국과 평창 동계올.. 2018. 2. 14.
[아침을 열며]북한 아닌 북핵에 집중할 때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날, 외신은 문재인 대통령,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문 대통령과 김 부부장의 악수 장면은 긴급뉴스로 타전됐고, 개회식장 안팎에서 펜스 부통령과 김 부부장이 서로 외면하는 장면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남북선수단 동시입장을 포함한 이날의 풍경은 “한 달 전만 해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고, 거기에는 엄중한 한반도 상황이 있다. 펜스 부통령과 김 부부장이 모두 돌아갔다. ‘평창 외교전’의 1라운드는 끝났다. 북한의 문 대통령 방북 요청은 한반도를 둘러싼 새로운 상황이 펼쳐질 것임을 예고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주일 전 “평창 올림픽은 아주 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후는 누가 알겠느냐”고 했다. 어떤 방.. 2018. 2. 12.
[사설]아베 총리의 도 넘은 내정 간섭 발언을 규탄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축하하러 왔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방한 목적에 어긋나는 언행을 일삼고 있다. 아베 총리는 9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할 단계가 아니며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 문제는 우리의 주권 문제이고 내정에 관한 문제”라며 “총리께서 직접 거론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의 적절한 대처로 정상회담이 파행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베의 발언이 부적절한 발언이며 도를 넘은 내정 간섭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북핵 문제가 일본에도 중요한 현안이지만 한·미 군사훈련은 어디까지나 한국과 미국 사이의 일로 일본은 당사자가 될 수 없다. 남북대화의 진정.. 2018. 2. 12.
[편집국에서]되살아나는 둠스데이 악몽 미국과 옛소련 간 냉전이 한창일 때 ‘둠스데이 머신(Doomsday Machine)’이라는 게 있었다. 핵전쟁으로, 말 그대로 인류 파멸의 날이 왔을 때 작동하게 만든 행동 프로그램이다. 예컨대 미국이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쏴 옛소련을 궤멸시키면 옛소련의 둠스데이 머신 ‘죽음의 손(Dead Hand)’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남은 옛소련의 핵미사일이 미국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 미국의 둠스데이 머신이 작동한다. 문제는 실제로 작동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다. 상상만 해도 소름 끼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도 1945년 8월 인류의 첫 원자폭탄 투하 이후 70여년간 둠스데이는 오지 않았다. 물론 아찔한 순간은 있었다. 로널드 레이건 미 행정부가 군비경쟁에 한창 열.. 2018. 2. 9.
[특파원칼럼]가리비 실종 사건 중국 장쯔다오(獐子島)의 가리비가 ‘또’ 사라졌다. 수산물 양식 전문기업인 장쯔다오는 지난주 업무 실적 보고에서 일부 해역에서 양식 가리비 재고 이상이 발견돼 최대 7억2000만위안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약 1246억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상장 기업인 장쯔다오는 실종 관련 전과가 상당하다. 2014년 10월에는 100만여 미의 가리비가 한류(寒流) 영향으로 패사해 8억위안의 영업 손실을 냈다고 보고했다. 이듬해에도 160만 미의 가리비가 실종됐다고 신고했다. 대량의 가리비가 연이어 실종되는 사건으로 장쯔다오에 투자한 주주들은 애먼 피해를 입었다. 이들은 가리비 실종 사건이 사기성이 짙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쯔다오와 같은 해역에서 양식하고 있는 다른 기업은 문제없이 가리비를 출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8. 2. 7.
[여적]핵 태세 검토 보고서 미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9년 4월 체코 프라하에서 “미국은 핵무기 없는 세계의 평화와 안보에 공헌하겠다”는 비전을 선언했다. 그해 9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핵 비확산 및 군축 정상회의’를 개최해 핵무기 폐기를 촉구하는 결의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노벨위원회는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을 높이 평가해 오바마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했다. 오바마는 재임 기간 핵안보정상회의를 4차례 개최했고, 2015년 7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및 독일과 협력해 이란의 핵동결을 담은 ‘포괄적 공동행동 계획’ 타결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2016년 5월에는 원자폭탄 사용국 수반으로서 피폭지인 일본 히로시마를 71년 만에 방문해 원폭 희생자들을 추도했다. 물론 야당과 군부 등의 반대로 핵.. 2018. 2. 6.
[사설]평화올림픽에 오는 아베·펜스의 비평화적 언행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자신의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참석에 대해 “(북한을 향한)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는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전달하러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설명하는 한 연설에서 이같이 말한 뒤 “우리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평창 개회식에 참석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올림픽 폐회 후 조속한 한·미 연합군사훈련 실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청할 것이라고 산케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우방국을 대표해 올림픽 개막을 축하하러 온다면서 한국민들의 평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이들의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정부와 시민들은 지금 평창 올림픽을 통해 평화로 가는 문.. 2018.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