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통일교육의 새로운 틀 정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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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한반도 칼럼

[기고]통일교육의 새로운 틀 정립해야

by 경향글로벌칼럼 2018. 8. 29.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이 잇따라 개최되면서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최근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되고 아시안게임 단일팀이 구성되는 등 남북한 교류와 협력도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아직 통일은 먼나라 얘기인 것 같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최근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9.8%가 통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답했다. 2008년 본원이 동일 문항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31.2%가 통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답했다.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청소년 비율이 점차 줄어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는 청소년 3명 중 1명(35.6%)이 북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으로 ‘핵무기’를 꼽았다. 5명 중 1명(22.1%)은 ‘독재정권’을 꼽았다.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게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통일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기존의 통일교육이 국가안보나 민족의 동질성을 강조하는 틀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청소년들은 통일이 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로 ‘전쟁 위험 해소’(43.6%)를 가장 많이 들었다. ‘국가경쟁력 강화’(21.9%), ‘같은 민족이어서’(18.0%), ‘이산가족 아픔 해결’(12.9%) 순이었다.

 

2008년 조사에서는 ‘국가경쟁력 강화’가 31.5%로 가장 높았다. ‘같은 민족이어서’ 22.9%, ‘전쟁 위험 없어짐’ 19.7%, ‘이산가족 아픔 해결’ 17.0%, ‘북한 문제 해결’ 4.0% 순이었다.

 

따라서, 단순히 같은 민족이니까 통일을 해야 한다는 차원을 떠나 통일이 청소년들에게 왜 필요하며 어떤 의미와 이익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청소년들은 통일교육을 통해 ‘통일의 필요성과 통일 후 국가미래’(39.2%)를 가장 많이 알고 싶어 했다. ‘북한의 실상’(23.9%)은 그 뒤를 이었다. 

흥미롭게도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의 경우 북한을 같은 민족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고 통일의 당위성에도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청소년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이들의 정치참여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북한 사회의 모습을 충분히 소개할 수 있는 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강화될 필요가 있다.

 

한편 청소년들은 또래 북한 청소년들에 대해 높은 친밀감을 보였다. 관광, 수학여행, 야영, 스포츠활동 등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 

 

따라서 남북 수학여행이나 남북 청소년축구대회 같은 스포츠 교류, 남북 청소년이 함께 공연을 할 수 있는 예술 교류 같은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통일교육의 방향은 남북 청소년 간의 우애를 다지는 교류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끝으로 2023년 전북 새만금에서 개최되는 세계잼버리대회에 북한 청소년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남북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이창호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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