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한은 대화로 개성공단 임금 문제 풀어야
본문 바로가기
경향 국제칼럼/한반도 칼럼

[사설]북한은 대화로 개성공단 임금 문제 풀어야

by 경향글로벌칼럼 2015. 5. 18.

개성공단은 한반도 유일의 남북경협 사업이자 남북 간 일상적 대화가 가능한 유일한 공간이다. 그래서 개성공단만은 잘 살려 나가야 한다는 데 남북 간 이견이 없었고, 그 때문에 온갖 어려움에도 이만큼 발전해왔다. 그런데 북한이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제기하면서 정상적 운영이 흔들리고 있다. 북한은 일방적으로 노동규정을 개정해 최저임금을 5.18%로 인상한다고 남측 기업에 통보한 바 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폭 5%를 넘는 것일 뿐 아니라, 임금 문제는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에서 남북이 협의한다는 합의를 위반한 것이다. 북측은 노동규정 개정은 자신들의 입법권에 해당하는 사안이고, 기업 사정을 고려해 최소한으로 인상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북한이 개성공단의 안정적 운영을 무시하는 일방적 결정을 했다는 사실을 바꾸지는 못한다.

정부는 지난주 남북 공동위원회 제6차 회의 개최를 제안했으나, 북측은 통지문 접수를 거부했다. 북한은 여전히 대화로 문제를 풀겠다는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이런 북한의 태도 때문에 기업들은 북한 노동자의 3월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북측은 북측대로 잔업 거부, 태업으로 맞서 생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북측은 기업을 압박하면 임금 인상분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이런 조치를 취한 것 같다. 그러나 기업은 남북 당국의 협조가 있어야만 공단에서 정상적인 생산활동을 할 수 있다. 북측이 압박으로 해결하겠다는 자세라면 남측 기업들을 더 이상 공단에 들어오게 할 유인이 없을 것이다.

북한이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임금인상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남북간 긴장감이 조성되는 가운데 경기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정기섭 개성공단협회장(가운데)을 포함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단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_ 연합뉴스


이런 여건에서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과 임원들이 지난 15일 개성공단을 방문해 북측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을 면담한 내용은 주목할 만하다. 기업협회 회장단은 4월분 임금을 인상 전대로 제공하되, 남북이 합의하는 대로 인상분에 대해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북측이 공단을 중단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이런 단계적 해법에라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북측은 4월분 임금 지급 기간인 20일 이전에 현 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적극 수용하고 계속 협의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

당장 공단 수익금을 늘려야겠다고 일방적으로 임금을 올리는 행위가 용납돼서는 안된다. 그걸 허용하면 공단은 결코 안정적 제도에 의해 뒷받침될 수 없고, 북한의 자의에 의해 이리저리 휘둘릴 수밖에 없다. 그런 공단이라면 경쟁력 있는 남한 기업이 들어가려 하지 않을 것이고 이는 북한에 손해로 되돌아간다. 북한은 시간을 끌면 끌수록 남과 북 모두에 손해가 되는 이런 자해적 게임을 중단하고 공동위원회에 나와 대화로 풀어야 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