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국제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66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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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2036

[사설]미 국무장관의 “미 국민 안전 우선” 발언 우려할 일 아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미 협상에 대해 “궁극적으로 미국 국민의 안전이 목표”라고 한 지난 11일 발언이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국내 보수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초점이 ‘완전한 비핵화’에서 미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로 옮아가는 징조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협상 성과에 급급해 미국에 대한 실질적 위협인 ICBM 생산 중단과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 재개를 교환하는 ‘스몰딜’을 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억측도 나온다. 게다가 주일미군이 홈페이지에 북한을 중국, 러시아와 함께 동북아에서 핵보유를 선언한 국가라고 언급한 영상을 공개하자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할 뜻을 비친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면서 김정은.. 2019. 1. 16.
[사설]중국 방문 끝낸 김정은, 북·미 정상회담에 전념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등 3박4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치고 돌아갔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두 정상이 ‘한반도 정세 관리와 비핵화 협상 과정을 공동으로 연구·조정하는 방안’을 깊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이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조율, 공동보조를 약속했음을 시사한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의 회담과 오·만찬 행사에서 전에 없이 양국 관계의 ‘새로운 도약’과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시 주석도 북한의 미국을 향한 ‘응당한 요구’에 공감하는 한편 중국을 북한의 ‘믿음직한 후방’ 등으로 표현하며 역할을 약속했다. 또 김 위원장의 공식 방북 초청에 구체적인 방문 계획을 통보하며 화답했다. 김 위원장이 2차 북·.. 2019. 1. 11.
[여적]동인당 조선시대 중국으로 가는 연행사들이 선물로 가져갔던 물건에는 종이, 먹, 부채, 우황청심환 등이 있었다. 이 가운데 우황청심환은 최고의 인기품이었다. 당시 중국인들 사이에는 청심환을 먹고 어린아이의 경련이 씻은 듯이 나았다든지, 청심환 속에 신비의 물질 고빙(古氷·녹지 않은 얼음)이 있다는 등의 소문이 자자했다. 연행록에는 청심환을 얻으러 사행단을 졸졸 따라다니는 중국인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실려 있다. 에는 청나라 유생 왕민호가 박지원에게 은 두 냥을 보내면서 청심환 한 알만 구해달라며 간절히 호소하는 내용이 나온다. 중국에도 청심환은 있었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조선의 우황청심환만 찾았다. 조선 청심환에도 가짜가 없었겠느냐마는 중국인들은 개의치 않았다. “북경 사람들은 청심환을 보배로 여겨 가짜임을 잘 알.. 2019. 1. 11.
[조호연 칼럼]김정은, ‘새로운 길’은 없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미대화와 협상이 아닌 대안적 경로를 추진하겠다는 인상을 풍긴다. 하지만 신년사의 전반적인 문맥을 고려하면 미국에 대한 단순 경고 성격이 짙다. 비핵화 의지를 거듭 밝히고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한 것이 그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이라는 전제를 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부영화에서 주인공이 외투 자락을 슬쩍 열어 허리춤의 권총을 보여주는 것은 쏘지 않게 행동하라는 뜻이다.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까지 보냈다. 혹시라도 자신의 뜻을 오해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경고는 경고다. 특히 대안을 담은 경고는 새겨봐.. 2019. 1. 9.
[사설]김정은 4번째 방중, 북·미 협상 진전 디딤돌 되기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베이징에 도착, 10일까지 3박4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북·미 협상이 더딘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4번째 방중은 의미가 있다. 미국 측도 북·미 간 협상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새해 벽두에 이뤄진 김 위원장의 방중이 북·미 핵협상과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 주목한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갔다는 신호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에도 6·12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롄을 급거 방문,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났다. 이번에도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잡아놓고 우방인 중국과 전략을 조율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으로서도 한반도 문제에서 당사국임을 강조해온 만큼 김 위원장의 방중이 .. 2019. 1. 9.
[세상읽기]누가 한·미동맹의 변화를 두려워하는가 2018년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초유의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본 사람들 상당수는 그것이 도무지 예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한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여준 파격적인 언행은 장삼이사의 이야기 소재로 오래 회자됐다. 한반도에 핵이 없는 평화의 시대가 바야흐로 열릴 것으로 모두 가슴이 부풀었다. 그땐 그랬다. 이젠 한·미동맹이 위기라고들 수군거린다. 비핵화를 놓고 북한과 샅바를 잡고 혈투를 벌이는 데 ‘아마추어’ 인사들이 국가안보 주요 자리를 꿰차고 있어 한·미 간 의견조율이 제대로 되질 않아 핵협상 교착을 자초했다는 게 주장의 골자다. 외교부 ‘워싱턴스쿨’로 대변되는 인물들의 대거 퇴진이 동맹위기 지표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불이 났는데도 유능한 소방수가 없다는 장탄식도.. 2019. 1. 8.
[사설]한·일 갈등,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 한·일 갈등이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한국 함정과 일본 초계기의 기동을 둘러싼 신경전이 보름간 이어지던 끝에 지난 6일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법적 대응을 지시했다. 일제 징용 피해자들이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일본 기업을 상대로 재산 압류를 신청하자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한 것이다. 최근에는 양국 누리꾼들까지 상대방에 대한 댓글공세로 가세하고 있다. 군사적 사안을 놓고 양국이 충돌한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양국 간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한·일 갈등이 고조되는 데는 국내외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 정권이 숙원인 평화헌법 개정을 통한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화를 실현.. 2019. 1. 8.
[사설]재확인된 김정은 비핵화 의지, 미국이 나서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완전한 비핵화’를 다짐하면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나도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화답했다. 트위터의 짧은 메시지이지만 신년사가 나온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답변을 내놓은 것은 긍정적이다. 새해에도 여전히 북·미 양측이 2차 정상회담을 고대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관건은 양측의 이런 의지가 조속히 협상 재개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비핵화 로드맵과 상응조치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고위급회담에서 조율한 뒤 2차 정상회담으로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하지만 고위급회담을 지난해 11월 초순 뉴욕에서 개최하려다 연기한 이후 양측은 두 달 가까이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 2019. 1. 3.
[여적]‘싸움꾼’ 엘리자베스 워런의 등판 2017년 2월 미국 상원에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후보자 인준 청문회가 열렸다. 인준에 반대하는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마틴 루서 킹 목사 부인이 과거 세션스를 비판하며 상원에 보낸 편지를 낭독했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원내대표는 사문화되다시피 한 상원 규정을 끄집어내 ‘워런 의원 발언 금지’를 안건으로 상정해 가결시켰다. 매코넬은 “워런은 경고를 받았다. 설명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집요하게 계속했다(Nevertheless, she persisted)”고 입장을 밝혔다. 워런의 규정 위반을 강조한 것이지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집요하게 계속했다”는 표현은 워런의 투쟁과 진보주의자들의 저항을 상징하는 슬로건으로 부상했다. 미국 진보의 아이콘으로 .. 2019.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