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국제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7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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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2036

[사설]연합훈련 유예를 둘러싼 한·미의 다른 목소리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19일 싱가포르에서 회동한 뒤 한·미 연합공군훈련 비질런트 에이스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냈다. 미 국방부는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대한 군사적 지원 측면에서 훈련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한국 측은 하루 뒤 “훈련을 유예하기로 방향을 정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비태세를 감안해 보완책을 더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양측은 입장을 조율한 뒤 “이달 말 워싱턴에서 개최하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미측의 발표가 실수일 뿐 엇박자가 아니라고 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미국의 이번 발표는 매우 이례적이다. 그동안 한·미 국방부는 작은 훈련도 입장을 조율한 뒤 공.. 2018. 10. 23.
[사설]반인륜적 사우디 언론인 피살사건 국제사회가 나서야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사건이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터키 언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암살팀 요원들이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카슈끄지의 신체 일부를 자른 뒤 7분 만에 참수했고, 시신 훼손까지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건의 배후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지목되고 있다. 국제 여론이 들끓자 사우디 당국은 뒤늦게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하는가 하면, 상부의 지시 없이 자국 요인들이 벌인 독자적인 작전이었다며 ‘꼬리자르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비난은 커지고 있다. 사우디 명문가 출신인 카슈끄지는 미국 유학을 거쳐 중동 각지에서 특파원으로 활동해왔고,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라덴과의 인터뷰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빈라덴의 극단적인 반미 테러리즘을.. 2018. 10. 23.
[아침을 열며]속도의 비대칭이 한·미 공조 균열인가 남북관계와 북한 비핵화 중에 무엇이 중요한가. 북한이라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을 소수를 제외한 사람들에게 이건 우문이다. 둘 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시점에서 무엇이 먼저인가. 북·미 비핵화 협상은 나아갈 듯하면서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데 남북관계 개선 흐름은 빨라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작금의 상황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낸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 선행 의지가 분명하다.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이라고 밝힌 이후 점점 가시화하고 있다. 남북은 9월 평양 정상회담, 10월 고위급회담에서 군사 분야와 철도·도로 연결 사업 등에 합의했고 후속 일정도 줄줄이 잡혀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에게 정부의 한반도 평.. 2018. 10. 22.
[사설]교황의 방북 수락을 환영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북한으로부터 공식 방북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요청 의사를 전달받고 “문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지만,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교황이 사실상 방북을 수락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한반도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로써 남북이 추진하는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행보가 큰 탄력을 받게 됐다. 교황의 방북 의지를 환영한다. 교황으로서는 방북이 쉽지 않은 결정이.. 2018. 10. 19.
[세상읽기]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비핵지대 ‘비핵화’라는 용어의 시원은 1957년 10월 유엔 연설에서 폴란드 외무장관 아담 라파츠키가 동독, 서독,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등 중부유럽의 비핵지대(화)를 담은 일명 ‘라파츠키 플랜’에서였다. 라파츠키 자신이 ‘비핵화(denuclearization)’ 용어를 사용한 것은 아니며, 대신에 1958년 초 소련 제1외무부상이 중부유럽의 ‘비핵화’를 소련이 지지한다는 루머를 일축하는 가운데 이 용어를 사용했다. 당시 캐나다 국무차관도 라파츠키 플랜이 좌초될 것을 우려하는 내용이 담긴 비밀 전문에서 ‘비핵화’를 썼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라파츠키가 ‘비핵화’ 단어를 촉발시킨 장본인이 된 셈이다. ‘비핵화’ 활자가 드러난 대표적 사례는 ‘봉쇄정책의 아버지’ ‘냉전의 설계자’로 불리는 미국의 외교관이자 역사학.. 2018. 10. 16.
[시론]대북 제재 해결 매뉴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르겠지만 한국에는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라는 거친 속담이 있다. 미국 대통령에게 이명박 정부의 ‘5·24 대북 제재’가 그렇다. 살릴 수 없다. 법적으로 평가하면, 법적 구속력이 없다. 애시당초 법률이 아니었다. 정치적으로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여 역사적인 ‘판문점선언’과 ‘평양 공동선언’을 제창함으로써 생명을 다했다. ‘남북 교역 중단’과 ‘신규 투자 불허’를 내용으로 하는 5·24는 새로운 남북 선언들과 양립할 수 없다.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면서, 과거로 사라진 밤이다. 해제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 5·24를 둘러싼 최근의 논란을 보면서, 대북 제재에서 법치주의가 시급함을 확인한다. 애초 이명박 정부의 5·24는 초헌법적이었다. 헌법에서 정한 긴급명령권 발동을 전혀 .. 2018. 10. 15.
[사설]동맹을 무시하는 듯한 트럼프의 부적절한 언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에 대해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비핵화 담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제재 완화 기류를 견제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approval)’이라는 단어까지 동원한 것은 지나치다. ‘approval’은 승인 또는 허락, 일상적으로는 재가라는 뉘앙스가 포함돼 있어 주권국 정부의 정책에 대해 쓰는 것은 외교적 결례다. 5·24조치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독자적 조치다. 북핵 문제와 무관한 만큼 미국이 간여할 사안이 아니다. 5·24조치를 해제한다고 해도 해당 사업들이 대부분 유엔 안보리의 제재대상인 만큼 당장 실행할 수도 없다. 트럼프 대통.. 2018. 10. 12.
[사설]프란치스코 교황, 한반도 평화 정착 위해 방북 용단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평양 남북정상회담 기간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며 프란치스코 교황 초청 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 한번 만나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자 김 위원장이 적극적인 환대 의사를 나타냈다고 청와대가 지난 9일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18일(현지시간) 교황청을 공식 방문하는 문 대통령과 개별 면담을 할 예정이어서 방북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평양 정상회담 때 방북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지난달 25~28일 바티칸에서 교황청의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을 만나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고 10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밝혔다. 보름가.. 2018. 10. 11.
[여적]인터폴 총재 실종 사건 2016년 여름, 중국 공안의 2인자인 멍훙웨이(孟宏偉)가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Interpol)’ 총재 후보로 출마했을 때 국제사회는 고개를 갸웃했다. 1984년 대만을 옵서버로 밀어내며 인터폴에 가입한 이래 소극적으로 활동해온 중국이 갑자기 총재 후보를 냈으니 그럴 만도 했다. 당시 중국은 회의에조차 잘 참석하지 않던 터였다. 하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멍 총재는 임기 4년의 인터폴 수장 자리를 꿰찼다.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 국가들의 경찰 고위직을 초청해 선거운동할 자리를 깔아줬다. 회원국 기여금으로 운영되는 인터폴로서는 중국의 막대한 지원 약속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중국의 인터폴에 대한 관심은 시진핑 주석의 부패 척결과 궤를 같이한다. 해외 도피자들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인터폴의 활용 .. 2018.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