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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578

유엔과 ‘위안부 합의’ 마찰 속 일본이 잊은 가치 요즘 유엔과 일본 정부의 관계가 미묘하다. 유엔 특별보고관이 일본 국내 문제에 대해 잇따라 우려를 표명하자 일본 정부가 대놓고 반박하고, 한·일 위안부 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여론 호도’를 서슴지 않으면서다. 급기야 유엔 측이 “위안부 합의에 동의한 적 없다”고 진화에 나서는 일까지 벌어졌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논평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위안부 문제는 한·일 간 합의에 따라 해결할 사안이라는 데 동의했다”면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아니라, 위안부 해법의 본질과 내용을 규정하는 것은 양국에 달렸다는 원칙에 동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구테흐스 총장이 지난 1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회담하며 “위안부 합의를 지지하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2017. 5. 30.
‘일본판 테러방지법’ 찬반 들끓는 열도 요즘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밀어붙이는 ‘테러 등 준비죄’(공모죄) 법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다. 정부·여당은 지난 23일 국회 중의원에서 이 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회기 내(6월18일)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과 시민단체에선 “감시사회로 가는 길이 열린다”고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2월 한국에서 야당의 기록적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낳았던 테러방지법 논란의 ‘일본판’이다. 공모죄 법안은 조직범죄를 사전에 계획하고 준비하기만 해도 계획에 합의한 전원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범죄가 실행돼야 처벌하는 현 일본의 형사법 원칙을 크게 바꾸는 것으로, 과거 세 차례 무산된 것을 아베 정권이 다시 추진하고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테러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이.. 2017. 5. 25.
일대일로와 ‘가난한 큰손’ 1967년 6월 잠비아 대통령과 만난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은 중국의 국제적 의무를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마오 주석은 “전 세계가 (제국주의에서) 해방되지 못한다면 중국 역시 스스로 완벽한 해방을 이룰 수 없다”면서 “먼저 독립한 국가는 나중에 독립한 국가를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1955년 4월 열린 ‘아시아·아프리카회의(반둥회의)’에서 내정 불간섭 등을 앞세운 비동맹 외교로 제3세계 국가들의 마음을 열었다. 이들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기 위해서는 물질적 보상이 필요했다. 공산주의의 우월함을 과시하면서 ‘맏형’ 역할을 꿰차고 싶었던 중국은 대외 원조에 몰두했다. 1967년 중국이 대외 원조에 쓴 돈은 19억9400위안으로 국가 재정 지출의 4.5%에 달했다. 당시 중국의 국내총생산.. 2017. 5. 24.
트럼프의 대변인 최근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라고 말할 것이다. 역대로 백악관 대변인에게 방탄복을 취임 기념선물로 준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언론과 정권 사이에 낀 대변인 역할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는 게 미국 언론의 중평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를 “워싱턴에서 최악의 직업을 가진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워싱턴에서 가장 어려운 직업을 가진 사람 중 한 명”이라고 평가한다.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이고 자유로운 언론들에 맞서 입만 열면 거짓말인 도널드 트럼프를 대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울지 상상해보라. 거의 ‘미션 임파서블’이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주류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규정하고 언론과의 .. 2017. 5. 17.
‘한반도 위기설’에 웃는 아베 지난 주말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浜)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바다를 따라 조성된 야마시타(山下) 공원을 걷다보니 히카와마루(氷川丸)가 보였다. 1930년 건조돼 1960년까지 시애틀 항로를 오간 1만2000t급 호화 화물여객선이다. 나들이객들이 히카와마루를 배경으로 즐겁게 사진을 찍고 있었다. 10살 남짓한 일본 남자아이가 아빠에게 묻는다. “칼빈슨은 어디 있어?” ‘골든위크(황금연휴)’ 막바지에 아이의 입에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얘기가 나올 줄은 예상 못했다. 하긴 지난 한 달여간 일본 정치권과 보수 언론들이 야단법석을 떤 걸 감안하면 놀랄 일도 아니다. 아이의 뇌리에 ‘칼빈슨’이라는 이름을 새겨넣었을 정도로 칼빈슨호의 동향을 시시각각 전했으니 말이다. 한반도 위기론을 둘러싼 일.. 2017. 5. 10.
중국 첫 항모 이름짓기 - 5월 3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올 9월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가 열릴 중국 남부도시 샤먼(廈門)에는 특이한 이름의 도로가 있다. 2009년 개통된 이 도로명은 ‘성공의 큰길’이라는 뜻의 성공대도(成功大道)다. 같은 발음인 ‘성공까지 닿는다’는 의미도 담았다. 시내와 공항을 잇는 이 도로의 원래 이름은 봉황(鳳凰)이었지만 막힘없이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개명했다. 세계에서 이름짓기에 가장 민감한 나라 중 하나가 중국이다. 중국사업의 첫 단추는 회사나 브랜드의 중국어 네이밍이다. 좋은 뜻과 발음을 두루 고려한 좋은 이름이 사업 성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달 26일 다롄 조선소에서 첫 자국산 항공모함인 001A형 항모를 진수했다. 옛 소련의.. 2017. 5. 8.
잇단 ‘후쿠시마 망언’…정치인들의 민낯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 오전 이마무라 마사히로(今村雅弘) 부흥상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 전날 저녁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행사에서 이마무라가 2011년 도호쿠(東北) 지방에서 일어난 동일본대지진을 두고 “도호쿠여서 다행”이라고 말했다가 비판이 쇄도하자 서둘러 수습한 것이다. 부흥청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후 도호쿠의 재건을 위해 설치됐다. 이곳의 수장이 피해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망언을 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부흥상으로서 피해자의 신뢰를 잃는, 지극히 부적절한 언동”이라며 사과했다. 그는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후쿠시마를 지역구로 둔 요시노 마사요시(吉野正芳) 중의원 의원을 부흥상에 임명했다. 하지만 이번 일로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겪은 도호쿠를 바라보는 정치인들의 .. 2017. 4. 27.
동일본지진 피해자들의 고통을 배신하는 정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 오전 이마무라 마사히로(今村雅弘) 부흥상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 이마무라 부흥상이 전날 저녁 2011년 도호쿠(東北) 지방에서 일어난 동일본대지진을 두고 “도호쿠에서, 저쪽이었기 때문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가 비판이 쇄도하자 서둘러 조치를 취한 것이다. 잇따르는 각료들의 설화가 정권에 타격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가 발생한 도호쿠지방을 바라보는 속내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진 도호쿠여서 다행”... 아베, 부흥상 경질에 사과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 관저에서 이마무라 부흥상이 낸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동일본대지진으로부터의 부흥은 아베 내각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피해지의 .. 2017. 4. 27.
벼랑 끝 전술과 광인 전략 북한의 핵 문제 대응 방식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소위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이다.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4일 평양에서 외국 언론들을 불러모아 “미국이 군사작전을 한다면 우리는 선제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오히려 미국을 위협했다. 그러면서 “최고 지도부가 결심하는 때, 결심하는 장소에서 핵 실험이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면 미국이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온 대응이다. 노동신문은 지난 19일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한반도 배치에 맞서 ‘절대병기’ 수소폭탄까지 거론했다. 사실 벼랑 끝 전술의 특허권은 미국에 있다. 냉전시대 미국이 소련과의 협상에서 주로 동원했다. 1962년 쿠바 미.. 2017.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