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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578

코로나와 공짜 영화 “많은 친구들이 나한테 계속 물어오는데, 여기서 한꺼번에 답할게. 그거 진짜야!” 중국 영화감독 쉬정이 지난달 24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이다. 쉬 감독이 연출한 영화 는 당초 이날 개봉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으로 상영이 갑자기 취소됐다. 를 포함해 춘제(중국의 설) 특수를 노린 기대작 8편이 모두 상영되지 못했다. 나머지 7편은 ‘언젠가 개봉될 그날’ 기다리기로 했지만 는 동영상 플랫폼과 인터넷TV로 무료 공개하겠다는 파격적인 발표를 했다. 전무후무한 선택에 반신반의하는 관객들에게 쉬 감독이 직접 ‘진짜 공짜’라고 답한 것이다. 파격적인 결정은 극장 업계에서는 ‘규탄’을, 관객들에게는 ‘환영’을 받고 있다. 중국 23개 극장체인과 영화배급 관계자들은 “온라인 무료 상영은.. 2020. 2. 5.
‘갑A’로 불리는 피해자들 갑(甲) A, 을(乙) B…. 2016년 7월 일본 사가미하라(相模原)시의 지적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입소자 19명이 살해되고 26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가미하라 장애인 살상 사건’. 요코하마지방법원에서 지난 8일부터 시작된 공판에서 피해 장애인들의 ‘존재’는 ‘기호’로 표시됐다. 사망자는 ‘갑’, 부상자는 ‘을’로 분류돼 알파벳이 붙었다. 법원 측은 “유족들이 익명을 바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족과 피해자 가족들은 또 다른 방청객과 피고에게 보이지 않도록 칸막이로 차단된 방청석에 앉았다. 아무 죄 없는 피해자 측이 편견과 차별을 우려해 이런 조치를 요구한 것이 일본 사회의 실상을 보여준다. 사가미하라 사건은 일본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피고 우에마쓰 사토시(植松聖·30)는 2016년 7월26.. 2020. 1. 23.
마오타이주와 부패 마오타이주는 중국 고위 관료들을 취하게도 하고 긴장하게도 만든다. 중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술이기도 하고 때로는 두려운 존재이기도 하다. 중국 남부 선전시 국유기업인 광밍(光明)건설발전그룹 장(張)모 회장은 송년회 때문에 해임됐다. 정확하게는 송년회 테이블에 올라온 마오타이주 때문에 잘렸다. 지난 4일 이 그룹 임직원들은 5성급 호텔에서 연간 보고회를 한 뒤 테이블당 83만원짜리 코스요리를 먹었다. 병당 134만원짜리 마오타이주를 식사와 곁들였다. 11개의 테이블에 앉은 이들이 마신 마오타이주는 2688만원어치다. 이들은 마오타이주는 옆방에 숨겨놓고 다른 병에 따라 마셨다. 그러나 ‘암행어사’식 조사로 초호화 송년회 행태가 드러났고, 결국 장 회장은 면직 처분됐다. 중국에서 마오타이주는 고급술의 대명사이.. 2020. 1. 15.
ETC가 뭐길래 최근 중국 광둥성 잉더(英德)시의 학부모들은 자녀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내용은 단순했다. ‘고사리손이 어른 손을 잡는’ 방식으로 가정마다 ‘ETC’를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ETC는 고속도로 통행료 자동 결제 장치로 중국판 ‘하이패스’다. 학교가 아이들을 동원해 어른들에게 ETC 등록을 강요한 것이다. 편지에 동봉된 회신문은 한술 더 떴다. 학부모 이름, 소유 차량 대수, 차량번호, ETC 단말기 설치 여부를 적어 제출하게 돼 있었다. 학부모들은 차량번호까지 조사한 것은 명백하게 사생활을 침해한 것이며, 학생들의 피교육권까지 훼손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중국 정부는 전국 고속도로의 ETC화를 추진하고 있다. 요금수납원이 있는 차로를 대폭 줄여 ETC 사용을 확대하겠다는 의도.. 2019. 12. 26.
‘원팀’의 조건 유행어는 그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한다. 한 해가 저물 때쯤 ‘올해의 유행어’나 ‘올해의 신조어’ 등을 선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엔 ‘신어(신조어)·유행어 대상’이 있다. 1984년부터 출판사인 자유국민사가 한 해 동안 벌어진 사건이나 유행 등을 포착한 표현 10개를 골라 이 가운데 대상을 정해왔다. 지난 2일 발표된 올해의 대상은 ‘원팀’(ONE TEAM)이다. 지난 9월20일~11월2일 일본에서 처음 개최된 럭비월드컵에서 사상 첫 8강에 진출한 일본 대표팀의 구호다. 일본 럭비대표팀 31명은 외국 출신 선수가 7개국 15명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뉴질랜드 출신의 제이미 조셉 감독은 필요한 선수들이라면 국적을 불문하고 대표로 선발했다. 자칫 오합지졸로 끝날 선수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낸 정신이.. 2019. 12. 11.
‘996’이 행복하다는 마윈 “나 안되겠어(我不行了)!” 지난달 27일 새벽 1시30분 대만 모델 겸 배우 가오이상(高以翔)이 촬영장에서 쓰러졌다. 중국 닝보에서 저장위성TV 예능 프로그램 의 추격전을 찍던 중이었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스태프들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던 그는 이렇게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향년 35세였다. 가오는 쓰러지기 직전까지 17시간 동안 쉬지 않고 촬영했다. 70층 높이의 건물을 밧줄을 잡고 오르게 하는 등 혹독한 과제를 제시하는 걸로 유명한 이 프로그램의 촬영에는 많은 체력이 필요했다. 이날 촬영하면서 여러 차례 힘들다고 말했다고 한다. 처럼 여러 스타들이 함께 연속적으로 촬영하는 프로그램은 영화 의 컨베이어 벨트 공장처럼 굴러간다. 여러 부.. 2019. 12. 4.
총리와 ‘야유 장군’ ‘#공산당은 나다’, ‘#공산당은 동료다’. 지난주 일본 트위터에서 이런 해시태그(#)를 단 글들이 확산됐다. 일본공산당 지지자들이 올린 글들만 있는 게 아니다. 자신은 공산당 지지자가 아니지만 “공산당과 주권자를 우롱하는 움직임에 반대한다” “이론(異論)을 말했다고 딱지를 붙이는 데 반발한다” 등의 글들이 잇따랐다. 계기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야유’ 때문이다. 지난 8일 참의원 예산위원회. 입헌민주당 스기오 히데야(杉尾秀哉) 의원이 2016년 방송국에 전파 정지를 명령할 수 있다고 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의 발언에 대해 질문할 때였다. 각료 좌석에 앉아 있던 아베 총리가 실실 웃는 얼굴로 스기오 의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공산당”이라고 한 것이다. 이를 두고 자신과 다른 의견.. 2019. 11. 19.
창업과 창의성 린즈룽(林志龍·35)은 2011년 중국 최고 예술대학으로 꼽히는 ‘중국미술학원’을 졸업했다. 학과 성적도 우수했다. 웬만한 회사는 골라서 갈 수 있는 ‘스펙’이었다. 그의 능력을 눈여겨본 대학 은사가 자신이 만든 회사로 스카우트했다. 대우는 좋았다. 그러나 회사 업무는 상사 요구에 따라 ‘납품’하는 것일 뿐, 스스로의 생각과 능력을 충분히 발현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다. 회사에 대한 불만과 창업욕이 정비례로 증가했다. 린즈룽을 주인공으로 한 중국 바링허우(80後·80년대생)의 평범한 창업 스토리는 항저우라는 도시와 만나면서 좀 특별해진다. 창업 의지가 커지던 시기에 중국미술학원이 위치한 항저우에 즈장(之江)문화창업단지가 들어섰다. 졸업 후 5년 내 창업하면 3년간 사무실 임대료 면제, 세금 우대.. 2019. 11. 13.
‘레이와’의 일본 왕실 지난 22일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를 대내외에 선포한 ‘즉위례 정전의식’은 ‘레이와(令和·현 일왕 연호)’ 왕실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린 의식이었지만, 일본 왕실이 껴안은 문제를 새삼 부각시켰다. 이른바 ‘안정적인 왕위 계승’ 문제다. 의식이 치러진 왕궁 내 풍경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일왕의 옥좌인 ‘다카미쿠라(高御座)’ 왼쪽에 동생 후미히토(文仁·53)를 비롯한 아키시노미야(秋篠宮) 일가 4명이, 오른쪽엔 휠체어를 탄 작은 아버지 마사히토(正仁·83) 등 히타치노미야(常陸宮), 미카사노미야(三笠宮), 다카마도노미야(高円宮) 일가 7명이 섰다. 1990년 아키히토(明仁) 일왕 때 남성 왕족 6명, 여성 왕족 7명이 좌우로 선 것과 대비된다. 의식에 참가할 수 있는 성인 남성 왕족이 2명밖에 없는.. 2019. 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