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가다 ' 카테고리의 글 목록 (3 Page)
본문 바로가기

현장에 가다 141

시민들 “결과 장담 어렵지만…” 대세는 ‘갈아보자’ 분위기 프랑스 대선 투표일인 6일, 대세는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에게로 기우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9시. 찌뿌둥한 날씨 속에 파리 남부 콩방숑 지하철역 부근에 차로를 따라 늘어선 전통시장에서 파리 시민들을 만났다. 상인들과 장보러 나온 주민들은 “결과를 장담하기 힘든 선거”라고 말했지만, 정치인들에 대한 실망과 긴축재정에 대한 불만 속에 ‘갈아보자’는 목소리가 조금 두드러졌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샤를 드골이 프랑스 여성에게 참정권을 준 이래 나는 여태까지 한 번도 투표에 빠져본 적이 없다. 벌써 투표하고 나왔다.” 양말묶음을 고르던 올해 80세 조제트 할머니가 말했다. 한국 재즈가수 나윤선씨를 좋아하는 올랑드 지지자인 서점 주인 알랭(47)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지지자인 친구가 서른 부쯤의 신.. 2012. 5. 6.
몸에 익은 참여·토론… 파리 젊은이들 “정치를 즐긴다” 지난달 22일 실시된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율은 79.47%. 10명 중 8명이 투표소를 찾았다. 프랑스 유권자들의 강한 정치참여 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다. 이 같은 참여의식은 제도교육이 아닌, 부모세대의 높은 정치참여 태도가 자연스럽게 자녀세대에게로 전해지는 것이라고 지난 3일(현지시간) 파리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한결같이 말했다. ‘해야 한다’는 당위를 넘어서 정치를 ‘즐긴다’는 인상마저 줬다. 이날 오후 파리 4대학(소르본) 앞에서 만난 신디아(24·학생)는 “정치는 삶”이라고 말했다. “어릴 때 부모가 투표소에 갈 때 함께 가고, 다녀온 뒤 선거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정치를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다보니 각종 사회문제에 학생들이 단결해 항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6.. 2012. 5. 4.
올랑드-사르코지 TV토론 ‘무승부’ 평가 ㆍ올랑드 “부유층만 보호 경제 나빠져”ㆍ사르코지 “거짓, 협잡꾼” 원색 대응 2일 저녁 9시. 프랑스 대선 결선을 앞두고 두 후보를 한자리에서 평가할 단 한번의 기회인 TV토론 중계가 TF1과 프랑스2 채널을 통해 시작됐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57)은 오른쪽에,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58)는 왼편에 앉아 6일 결선투표를 나흘 앞둔 마지막 승부에서 한 치도 밀리지 않는 설전을 벌였다. 커다란 전자시계가 두 후보자의 발언시간을 재기 시작했다. 무던한 인상의 올랑드는 예상밖으로 ‘토론 달인’ 사르코지에게 밀리지 않고 팽팽한 대결을 폈다. 올랑드는 “보수적인 사르코지 대통령은 부유층만 보호한 결과 프랑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와 경기둔화 영향을 크게 받았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 2012. 5. 3.
다국적 브랜드 점령한 샹젤리제 “사르코지 때 양극화 심화” ㆍ“높은 임대료 앞세워 기존 가게들 내몰아” 상인들 비판 목소리 파리 중심가 개선문부터 시원하게 뻗은 가로수길인 샹젤리제는 프랑스인들이 세계 최고로 아름다운 길이라고 손꼽는 프랑스의 자존심 같은 곳이다. 하지만 길을 따라 걷다보면 전 세계 다국적 브랜드들의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갭, 자라, H&M처럼 세계 여느 대도시에서도 볼 수 있는 중저가 의류브랜드 간판들이 즐비하다. 대형 음반매장 버진 메가스토어가 철수한 노른자위 자리에 애플이 진출할 것이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1978년부터 샹젤리제 현재 자리를 34년째 지켜온 간이매점 주인 모하메드(50)는 가게 앞 매장들의 변천사를 쭉 읊었다. “디즈니 매장이 들어선 저 자리는 원래 사우디아라비아 은행이 있었다. 바로 옆 자라 매장은 전에는 맥도널드, 그 전.. 2012. 5. 3.
애타는 사르코지 “우린 사회주의 원치 않는다” ㆍ집권 후 첫 노동절 집회ㆍ올랑드 “사르코지 노조 공격, 프랑스 분열시켜” 지난 1일 오후. 보름 만에 비가 갠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는 시민들이 전통적으로 노동절을 기념하는 작은 은방울꽃 다발과 화분을 주고받으며 간만의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해의 노동절 행사는 정치색이 강하다. 오는 6일 대선 결선투표를 닷새 앞두고 열린 노동절 행사는 ‘3당 3색’으로 진행됐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57)이 이끄는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은 에펠탑 건너편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17년 만에 정권교체를 노리는 사회당과 노동조합은 바스티유 광장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극우 국민전선은 오페라 광장에서 각각 행사를 열었다. 이 가운데 논란을 부른 집회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진짜 노동(le v.. 2012. 5. 2.
기득권층에 밀린 원전 정책… 다른 지역 원전은 재가동 추진 일본 에너지산업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는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경제산업상은 지난 1월26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여름 전국 원자력발전소가 전혀 가동이 안되더라도 지난해처럼 절전을 하지 않아도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 원전에 비판적인 에다노 장관의 말은 일본 사회의 주목을 받았지만 그는 최근 다시 입장을 바꿨다. “주민동의가 필요하다”는 전제는 변함이 없지만 일부 재가동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바꾼 것이다. 그의 말바꿈은 원전정책의 향방을 둘러싸고 일본 정치권 내부에서 진통이 적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버금가는 대재난을 겪었음에도 일본 정부는 원전정책에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본 내 여론은 70% 이상이 원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 2012. 3. 5.
국경 넘자 나도 모르게 환호… ‘종군기자 제1수칙’은 지켰다 ‘띠링, 띠링.’ 지난 1일 오후 1시50분 리비아와 튀니지의 국경 부근에 다다르자 자동 로밍된 휴대전화에 문자 메시지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대리운전이나 세일정보를 알려주는 스팸 문자가 그렇게 반가운 적이 없었다. 사람이라는 게 참 간사하다. 국경을 건너자마자 ‘아, 이제 전화가 되는 곳으로 나왔구나’라는 생각에 긴장이 풀리고 환호성이 터졌다. 그동안 좋은 친구가 된 리비아인 운전기사 유세프 파토리(34)가 우리 앞에서 뻔히 운전하고 있는데도, 그는 리비아로 돌아가야 하는데도 리비아를 벗어났다는 안도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우리가 벗어나 마침내 안도감을 느낄 수 있던 그곳이 파토리에게는 사랑하는 임신한 아내와 세 살배기 딸이 있는 가정이자 고향일 텐데 말이다. ■ ‘왜 리비아로 가는가’ 다시 물었다 이.. 2011. 9. 5.
고국도 리비아도 못 가지만… 난민캠프엔 새 삶이 태어난 지 40일 된 베로니카는 살을 태우는 듯한 뙤약볕 아래서도 새근새근 참 잘 잤다. 부모의 어려운 상황을 알기라도 한 걸까. 3일 오전 11시30분. 유엔난민기구가 운영하는 튀니지 라스아지르의 슈샤 리비아 캠프를 찾았다. ■ 카다피 용병으로 의심 받아 이곳은 튀니지와 리비아의 해안 국경에서 8㎞ 남짓 떨어진 사막에 위치해 있다. 지난 2월 리비아 상황이 악화된 이래 국경을 넘어온 사람들 가운데 제3국 국민들이 머무는 캠프다. 특히 고국의 내전, 테러, 빈곤, 기근 등으로 인해 리비아로도, 고국으로도 돌아갈 수 없는 난민이나 난민 지위 신청자들이 모여 있다. 베로니카는 바로 이곳 슈샤 캠프에서 태어났다. 아빠 아담 로울리(26·가명)와 엄마 리븐스 돌(22·가명)은 에리트레아 출신 불법이민자이다. 리.. 2011. 9. 3.
떠난다고 하자 “수영장에 물 채우면 안갈 것” “좋은 아침입니다. 오전 4시 전에 이 종이를 문밖에 걸어두시면 아침식사를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콘티넨탈 식사는 신선하게 짜낸 오렌지 주스와 크루아상, 토스트, 대니시 패스트리가 담긴 빵 바구니, 갓 내린 커피나 차로 준비됩니다. 알 와단(Al Waddan)만의 아침을 주문하실 경우 기름에 살짝 튀긴 양고기에 양파와 향신료를 첨가한 리비아 전통음식인 ‘글라야(glaya)’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기자가 머물고 있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알 와단 호텔 방에는 이 같은 내용의 아침식사 룸서비스 메뉴판이 아직도 문에 걸려 있다. 반군이 총을 들고 다니는 현실(이 호텔은 반군이 기숙사로 쓰고 있다)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이 호텔은 이탈리아 식민지 시절인 1936년 지어진 이후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트리폴리 .. 2011.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