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북한에 핵우산을”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의 황당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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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북한에 핵우산을”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의 황당 제안

by 경향글로벌칼럼 2015. 7. 16.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15일 워싱턴의 한 토론회에서 도발적인 제안을 했다.

황 총장은 카네기국제평화재단에서 ‘한·미동맹과 동북아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의 기조연설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북한에 핵우산을 제공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국제사회의 북핵 문제 해결 노력이 실패했다”며 “중국의 대북 핵우산 제공이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전략적 맥락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고 있어서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할 필요가 없듯이, 북한도 중국 핵우산 아래에 있다면 핵무기를 개발할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는 논리다. 참석자들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사회자가 의견을 물어도 애써 무시했다. 하지만 토론회 후반부에 한 방청객이 ‘중국이 북한에 핵우산을 제공하려면 북한 내에 중국군이 들어가 있어야 신빙성이 있을 텐데 다른 참석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 의견을 밝히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에번스 리비어_연합뉴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한국 민족주의보다 유일하게 강한 것이 북한 민족주의”라며 “북한 정권이 중국군 병사 한 명이라도 북·중 국경을 넘어 자국 영토로 넘어오는 것을 허용할 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중국 핵우산을 수용함으로써 자기 안보를 외국에 맡길 리도 없다”고 했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이 핵우산을 요청할 리도 없겠지만 설사 한다 하더라도 중국은 이미 신장, 티베트 등에서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군대를 보내 새로운 골칫거리를 만들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이란 더 나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고, 누구나 도발적 제안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그가 며칠 전 받은 집권여당 사무총장이라는 자리의 무게감에 비해 너무 가벼운 것 같다.


워싱턴 | 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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