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국제칼럼/유신모의 외교 포커스' 카테고리의 글 목록 (6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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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유신모의 외교 포커스144

북한의 체제안전보장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세계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외교 이벤트가 열린다. 남북정상회담에서 첫 단추를 잘 끼우고 이를 토대로 북·미 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합의가 나온다면 한반도 냉전구도 해체와 평화구축, 남북 평화공존의 출발이 될 것이다. 실패하면 전쟁의 위기가 이전보다 짙게 드리워질 수 있다.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북한이다. 지금의 갑작스러운 정세변화의 원동력이 북한의 달라진 태도였던 것처럼, 앞으로 전개될 일들의 성패 역시 북한이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진지하게 대화에 임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북한의 태도 변화가 제재를 피하고 핵무기를 실전배치하기 위한 시간벌기라고 의심하는 시각도 있고 이번에야말로 북한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김.. 2018. 4. 19.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험난한 여정 2018년 3월 한반도에는 봄기운이 감돈다. 곧 전쟁이 나더라도 이상할 것 같지 않던 엄혹한 상황에서 노심초사하던 것이 불과 한 달여 전 일인데 언제 그랬냐는 듯 한순간에 모든 것이 변했다. 이제 ‘항구적 한반도 평화’라는 목적지를 향한 길고 지난한 항해가 곧 시작된다.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냉전의 섬’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대장정이다. 가는 도중 어떤 암초와 풍랑을 만날지,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과연 끝까지 갈 수는 있는지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 생각할수록 아득한 여정이지만 지금까지 지나온 위기의 과정을 생각해보면 지금 이 길을 떠날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천행이다. 온갖 제재와 설득에도 요지부동이던 북한이 갑자기 태도를 바꿈으로써 극적인 반전이 이뤄졌다. 북한이 비핵화 대화를 받.. 2018. 3. 22.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에 예외는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한국에 전방위적 통상 압박을 가해오면서도 매우 당당하다. 마치 맡긴 물건 내놓으라는 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 14일 “공정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했다. 16일에는 한국산 수입 철강 등에 대한 고강도 수입규제안을 발표했다. 한국은 트럼프의 이 같은 거침없는 압력 행사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 이 문제는 한국이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고 있는 한·미관계의 기본구조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과 협력이 절실한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통상 압박에 제대로 저항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정부가 “안보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 2018. 2. 22.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에 예외는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한국에 전방위적 통상 압박을 가해오면서도 매우 당당하다. 마치 맡긴 물건 내놓으라는 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 14일 “공정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했다. 16일에는 한국산 수입 철강 등에 대한 고강도 수입규제안을 발표했다. 한국은 트럼프의 이 같은 거침없는 압력 행사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 이 문제는 한국이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고 있는 한·미관계의 기본구조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과 협력이 절실한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통상 압박에 제대로 저항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정부가 “안보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 2018. 2. 22.
평창 올림픽 이면에 잠복한 한반도 위기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결정 이후 곧바로 남북 고위급회담에 나와 선수단·응원단·예술단 파견 문제를 일사천리로 결정해 나가고 있다. 불과 한 달 전까지 대화제의에 꿈쩍도 않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런 추세라면 평창 올림픽은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한반도 상황은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 평화올림픽에 대한 기대와 안도 뒤에는 한층 더 팽팽해진 긴장감이 잠복해 있다. 한반도 정세를 좌우할 ‘본게임’이 올림픽 이후에 벌어지기 때문이다. 어렵게 만들어진 남과 북의 가느다란 대화통로가 한반도 주변에 터질 듯이 가득 찬 긴장의 에너지를 분출시키는 출구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가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 북한은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2018. 1. 25.
미·중의 급변사태 논의가 갖는 함의 “이제 미국과 중국은 북한 체제 붕괴에 대해 진지하고 솔직한 대화를 할 때가 됐다. 그런 대화가 이뤄지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중국이 이 같은 현실이 도래했음을 인정해야 하고, 미·중이 이런 논의를 한다는 사실을 한국 정부가 몰라야 한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를 지낸 아시아 전문가가 2013년 초 사석에서 ‘오프더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했던 말이다. 당시 북한에서는 갑작스러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3대 권력세습이 이뤄져 정권의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었고 한국은 강경 보수 성향의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직후였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시대가 열렸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 피벗(회귀)’을 내세우며 집권 2기를 시작했다. 당시 미국 내에서는 북한 체제가 정말 무너질 수도 있다는 .. 2017. 12. 28.
‘북핵’ 상황 급변, 문 정부 ‘실력’은 지금부터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화성-15형 미사일을 발사하고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것은 북핵 문제의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2017년 11월29일 이전과 이후’로 구별될 만큼 큰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북한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완전히 입증한 것은 아니지만, 북핵 문제를 다루는 국제적 메커니즘은 이 같은 북한의 ‘정치적 선언’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 국가 전략도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 ‘핵·경제 병진노선’의 한 축인 핵무력이 완성됐다고 선언한 북한의 다음 목표는 나머지 한 축인 ‘경제강국 건설’이다. 따라서 북한은 제재 해제에 매달릴 것이다. 북한은 미국의 위협에 대비하는 것 외에는 핵을 다른 곳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자신들에게 가해진 제재가 부당하다는 점.. 2017. 12. 5.
외교 불신의 시대 성향은 완전히 다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는 공통점이 있다. 외교 관료들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관료들이 지나치게 자유주의적이고 진보적이어서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은 반대로 한국 외교관들은 모두 친미 성향의 수구적 성향을 갖고 있는 부정직한 사람들이라고 믿는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파리기후변화협약 등 대외 협정에서 탈퇴하고 이란과의 핵문제 합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는 등 미국의 중요한 외교적 성과를 부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전문 외교관료와 국무부 의견을 구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반도 상황이 얼마나 급박한지 잘 알면서도 미국의 동북.. 2017. 10. 18.
문재인정부 ‘한반도 정책’ 제대로 가고 있나 문재인 정부의 북핵·한반도 정책에 의구심을 갖게 된 것은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증가에 군사적 조치로 맞서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문재인 정부가 지향했던 가치나 대선후보 시절 공약과는 다른 방향으로,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로 일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6차 핵실험 이후 정부는 대통령이 공언했던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결정했고 탄두중량을 무제한으로 늘렸다. 또 한국의 방위 수요를 훨씬 뛰어넘는 핵잠수함 도입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으며, 정부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술핵 재배치 주장을 적극적으로 차단하려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일본 지도자보다 훨씬 강력한 표현으로 대북 제재 강화를 말한다. 이에 대한 청와대의 설명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2017.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