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국제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221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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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2036

대서양에서 태평양 시대로 이성형 서울대 라틴아메리카硏 교수 태평양이 점차 미국과 중국이 힘을 겨루는 갈등의 장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의 경제력이 아시아는 물론 라틴아메리카 대륙까지 뻗고 있고, 군사력도 강화되자 이를 억제하기 위해 미국이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을 ‘태평양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프로젝트로 중국을 포위하는 인상을 주더니, 급기야 호주에 미군을 주둔시키기로 결정했다. 일본과 한국의 미군 주둔만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바야흐로 새로운 형태의 태평양 전쟁이 시작됐다. 태평양은 오랫동안 ‘스페인의 호수’라 불렸다. 스페인이 필리핀을 정복하고 마닐라와 아카풀코에 정기 무역선을 띄웠던 시절이 그랬다. 16세기 중반에서 1815년 사이에 이 항로를 통해 멕시코와 페루의 은이 중.. 2011. 11. 20.
[특파원칼럼]아내의 ‘구원 등판’ 1991년 흑인으로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연방 대법관에 지명된 클래런스 토머스는 법관으로서의 판결보다 인준 청문회로 더 기억에 남는 인물이다.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이 토머스를 대법관으로 지명한 직후 그가 과거 부하직원들을 상습적으로 성희롱했다는 추문이 불거지면서 상원 인준이 불투명해졌다. 그해 10월10일 토머스와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한 피해자가 함께 증언대에 섰다. 법관 출신의 토머스와 법대 교수인 흑인 여성 애니타 힐이 벌인 사흘간의 대결은 폭발적인 관심 속에 공중파 TV로 생중계됐다. 때마침 청문회와 같은 시간에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가 벌어지고 있어서 많은 시청자들은 TV를 2대 갖다놓고 고개를 돌려가면서 야구경기와 청문회를 지켜봤다. 토머스는 흑인노예의 후손인 부모, 할아버지를 증인석 옆.. 2011. 11. 16.
[특파원칼럼] 아내의 ‘구원 등판’ 1991년 흑인으로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연방 대법관에 지명된 클래런스 토머스는 법관으로서의 판결보다 인준 청문회로 더 기억에 남는 인물이다.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이 토머스를 대법관으로 지명한 직후 그가 과거 부하직원들을 상습적으로 성희롱했다는 추문이 불거지면서 상원 인준이 불투명해졌다. 그해 10월10일 토머스와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한 피해자가 함께 증언대에 섰다. 법관 출신의 토머스와 법대 교수인 흑인 여성 애니타 힐이 벌인 사흘간의 대결은 폭발적인 관심 속에 공중파 TV로 생중계됐다. 때마침 청문회와 같은 시간에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가 벌어지고 있어서 많은 시청자들은 TV를 2대 갖다놓고 고개를 돌려가면서 야구경기와 청문회를 지켜봤다. 토머스는 흑인노예의 후손인 부모, 할아버지를 증인석 옆.. 2011. 11. 16.
오바마의 1년 후 김준형|한동대 교수·국제정치학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꼭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오바마의 재선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는 과연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AP연합뉴스 | 경향신문 DB 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성과 없이 끝난 후 오바마는 기자회견에서 재선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내년 대선은 자신의 관심사 중 최후순위이며, 일자리 창출과 경제회복에 온 마음을 쏟고 있다고 답했다. 립서비스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 두 가지는 다른 얘기가 아니다. 실제로 재선가도의 아킬레스건은 경제이며, 구체적으로는 실업률이다. 공교롭게도 기자회견 시점은 미국의 실업률이 9%대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발표가 나온 직후였다. 대공황 당시 대통령이던 루스벨트를 제외하면 이 정도의 높은 .. 2011. 11. 13.
'시리아의 만델라’ 이희수|한양대 교수·중동학 아랍민중들의 민주화 투쟁이 속속 열매를 맺고 있다. 튀니지에서는 독립 후 처음으로 자유 선거에 의해 국민의 대표를 뽑았고, 이집트와 카다피를 축출한 리비아에서도 조만간 새로운 형태의 민주정권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예멘에 이어 서방의 비열한 음모와 방관 속에 무자비한 민간인 학살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가 걱정이다. 그나마 시리아에는 든든한 한 정신적 야권 투쟁가가 있는 게 다행이다. 다마스쿠스 시내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를 ‘시리아의 넬슨 만델라’라 부른다. 더러는 ‘어른’이라 부른다. 네 차례에 걸쳐 투옥되어 감옥에서만 20년 이상을 지낸 전설적인 저항 운동가다. 그는 제대로 재판을 받아본 적도 없었다. 언제 풀릴지도 모르는 절망 속에서 오직 부자세습의 폭압정권을 무.. 2011. 11. 6.
유로의 위기와 기회 조홍식 | 숭실대 교수·정치학 지난 26일, 유럽연합의 정상들은 브뤼셀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유로 위기’(Euro-crisis)를 극복할 수 있는 묘안을 만들어냈다. 그리스에 큰돈을 빌려준 민간 금융기관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채권의 50%를 포기하도록 ‘설득’했고, 유럽 은행권의 자본비율을 9% 수준까지 높이도록 결정했다. 특히 4400억유로 수준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1조유로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점령’ 시위대가 유로화 조각상 인근에서 불을 피우고 있다. | AP연합뉴스 | 경향신문 DB 시장은 이튿날인 목요일, 곧바로 위기를 한 고비 넘겼다며 환호하는 듯하더니 하룻밤을 지낸 뒤엔 거창해 보이는 계획이 결국엔 미봉책으로 그칠 것이라는 실망스러운 분석을 내.. 2011. 10. 30.
‘보톡스 여왕’ 크리스티나의 변신 이성형 | 서울대 라틴아메리카硏 교수 여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키르츠네르의 대승이 일찌감치 점쳐졌다. 언론은 선거 이후에 대한 보도에 주력한다. 현 대통령 크리스티나는 여론조사에서 52%가 넘는 높은 지지도를 얻었다. 반면 야권 후보는 다섯이 난립한데다, 제2위 후보인 비네르가 겨우 16%의 지지도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나머지 네 명은 모두 10% 미만이다. 선거법에 따르면 1위 후보가 45%를 얻으면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고 당선이 확정된다. 40% 이상을 얻고 2위 후보와 10% 차이를 내도 당선이 확정된다. 그러니 1차 투표에서 가볍게 완승할 것이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대통령 | AP연합뉴스 | 경향신문DB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그녀가 인기몰이를 한 비결이다. 부군인 네스.. 2011. 10. 23.
[특파원 칼럼] 미국 시스템의 위기 2011. 10. 06 만에 하나, 미국식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지금의 글로벌 금융위기와 사회 구성원들의 분노로 종말을 고한다면 그 무덤에는 “어영부영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영국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지명이 어울릴 듯하다. 1980년대 말 공산주의가 몰락하고 새 시대가 열리기 시작할 무렵 이제 세계에 더 이상의 체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희망적 관측이 넘쳐났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같은 역사학자는 저서 에서 “자본주의에 기반을 둔 서구식 민주주의가 세계 역사의 최종적 체제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수백명이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 경향신문 DB 하지만 당시에도 “공산주의의 몰락이 자본주의의 폐해를 치유해주지는 않는다”고 경고했던 지식인들이 상.. 2011. 10. 18.
미·중 갈등과 한국의 딜레마 김준형|한동대 교수·국제정치학 미국이 대만에 58억5000만달러어치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한 것을 두고 중국이 내정간섭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하자, 미국은 한술 더 떠 추가 무기판매까지 고려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오바마는 출범부터 전임 부시 행정부의 대중봉쇄노선을 지양하고,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강화를 표명했다. G2로 언급하며 중국의 중요성을 인정했고, 양국 고위급 전략대화를 정례화하는 등 협력을 촉구하는 움직임도 다양해졌으나, 양국의 전략적 목표는 수렴보다 갈등요소가 훨씬 우세해지고 있다. 북핵문제, 환율분쟁, 남중국해 영토분쟁, 대만무기판매, 티베트 문제, 중국 내 인권과 민주화 문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갈등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AFP연합뉴스 | 경향신문DB 동북아에서도 상호의존과 미·중경쟁의 양.. 2011. 10.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