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국제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222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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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2036

험난한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 이희수 | 한양대 교수·중동학 이번 유엔총회의 뜨거운 감자는 단연 팔레스타인의 회원국 가입 문제다. 정회원국이 되기 위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런데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했다. 미국이 반대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럼 다음 단계는 유엔총회로 가져간다. 팔레스타인의 독립 지지자들이 팔레스타인에 유엔의 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경향신문DB 총회에서 과반수 찬성을 얻으면 일단 준회원국 자격이라도 얻을 수 있다. 현재 회원국 193개국 중에서 팔레스타인 가입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나라는 미국과 이스라엘, 단 두 나라다. 지금까지도 늘 그랬다. 유엔에서 팔레스타인 관련 안건만 나오면 반대 2표가 나오는데, 그것은 미.. 2011. 10. 2.
유로의 성장통 조홍식 | 숭실대 교수·정치학 1999년 탄생한 유로가 12년이 지난 지금,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일부에선 유로권 국가인 그리스의 국가부도 가능성을 제기하고, 심지어 독일이 유로권에서 탈퇴함으로써 유로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전 세계가 유럽의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주목하는 이유다. 유럽중앙은행 앞에 설치된 유로 조형물|경향신문DB 유로권 위기의 발생과 심화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유럽 국가들은 같은 화폐를 사용하지만 서로 다른 재정 정책을 펴왔다. 경제학자들은 유럽이 하나의 화폐를 사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오래 전부터 지적해 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불안해진 시장 세력은 그리스를 비롯한 지중해 국가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1. 9. 25.
잘가라 원자력 염광희 베를린자유대학 박사과정 연구원 후쿠시마 사고가 일어난 지 반년이 흐른 9월 12일 오전, 이번엔 지구 반대편 프랑스에 있는 핵 재처리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한 명이 사망하고 네 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프랑스 원전 당국은 화재는 진압되었으며 외부로의 방사성 물질 노출은 없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독일 언론 슈피겔은 사고가 발생한 상트라고 재처리 시설 주변 분위기를 전하면서, 정부의 안전하다는 공식적인 발표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고 헤드라인 기사를 통해 얘기하고 있다. 프랑스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도 자신들의 원자력 확대 정책을 굽히지 않는, 전체 전력의 75%를 원전에서 공급받는 핵 의존국가이다. 원자력발전소나 핵관련 시설의 사.. 2011. 9. 20.
쿠바의 경제개혁 성공할까 이성형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 교수 쿠바 엘리트 내부에 경제개혁을 앞당기지 않으면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오래전 피델 카스트로는 쿠바 사회주의가 무너진다면, 국민 스스로 무너뜨리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나라는 스스로 파괴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이를 파괴할 수 있다. 그러면 잘못은 우리 책임이 될 것이다.” 그동안 미국의 경제봉쇄에 모든 책임을 돌리던 카스트로 형제도 내부의 문제점을 직시한다. 라울 카스트로도 권좌에 오르자마자, 부패 청산과 변화에 대해 저항하는 관료제를 질타했다. 쿠바 공산국가 선언 49주년을 맞아 아바나 시내에서 시민들이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2010 .04. 20 | 경향신문DB 사람들은 일을 하는 체하고, 정부는.. 2011. 9. 18.
[특파원 칼럼]가스관 사업, 러시아의 계산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에 지명된 웬디 셔먼 전 대북정책조정관은 지난 7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에 대해 ‘대화와 제재’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접근법은 예나 지금이나 미 행정부가 유지하고 있는 정책임을 강조했다. 셔먼의 발언은 자신을 대북 유화파로 인식하는 공화당 의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것이었지만 지금까지 미국의 대북정책 속성을 정확하게 지적한 것이기도 하다. 대화와 제재, 투트랙 접근, 당근과 채찍 등 다양한 용어로 표현되긴 했지만 미국의 대북정책은 결국 북한의 행동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는 ‘팃 포 탯(Tit for Tat·맞받아치기)’으로 요약된다. 빌 클린턴 행정부의 제네바 합의와 페리 프로세스가 그랬고, 조지 W 부시 행정부 초기 ‘대담한 접근’이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 2011. 9. 14.
미국의 비인간적 ‘영장류 실험’ 최민영 국제부 기자 영화 (2011)에는 ‘코바’라는 이름의 침팬지가 등장한다. 여러 실험실을 전전한 끝에 자포자기한 이 유인원은 약물 실험에도 자유의지를 잃어버린 듯 몸을 맡긴다. 영장류학자 데브라 더햄은 영화의 장르는 공상과학이지만 이 같은 장면들이 실제 실험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확하게는 미국의 실험실이다. 유인원에 대한 대규모 실험은 올해 현재 주요 국가 중 미국에서만 이뤄지기 때문이다. 미국은 1920년대부터 각종 실험에 침팬지를 사용하기 시작해서 현재 1000마리가 넘는 침팬지를 실험재료로 우리 안에 가둬두고 있다. 그 중 한 마리가 ‘웽카’(Wenka)다. 1954년 실험실에서 태어나 올해 봄 미 여크스 국립영장류실험센터에서 57살이 됐다. 이곳 노동자들.. 2011. 9. 7.
중동의 민주화와 오바마 독트린 김준형|한동대 교수·국제정치학 지난해 12월부터 튀니지를 기점으로 시작된 중동의 봄이 또 하나의 꽃을 피웠다. 23년의 벤 알리와 30년의 무바라크에 이어, 이번엔 42년 카다피까지, 민주화의 훈풍은 독재자들을 하나씩 무너뜨려 왔다. 바람은 멈추지 않고 계속 번지고 있다. 재건과정이 결코 순탄하지 않겠지만 ‘프라하의 봄’이 소련군에 짓밟히고, ‘서울의 봄’이 전두환의 쿠데타에 뒤집힌 것과는 다른 결말을 기대한다. 이집트 카이로 도심의 타흐리르 광장에 8일 운집한 수십만명의 군중|연합뉴스|경향신문DB 이러한 상황 전개는 과연 오바마의 대외정책을 어떻게 평가하게 만들까? 2009년 6월 오바마는 이집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동과 대척점에 서 있던 부시 행정부와의 차별화를 선언하고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그는.. 2011. 9. 4.
[기자메모]‘핵무기 없는 세상’ 미국이 솔선수범해야 1949년 8월29일 옛소련은 카자흐스탄 세미팔라친스크에서 처음으로 핵실험을 실시해 미국과 본격적인 핵무기 경쟁에 나섰다. 이후 모두 456회의 핵실험이 이뤄져 주민들과 주변환경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남겼다.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카자흐스탄은 1991년 8월29일 이곳을 영구 폐쇄했다. 유엔은 2009년 세미팔라친스크에서 매년 8월29일을 ‘세계 핵실험 반대의 날’로 지정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이날을 맞아 “핵무기와 핵실험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이룩하기 위해 새로운 진전이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각국에 자발적인 핵실험 모라토리엄(유예선언)을 촉구했다. 반 총장이 핵실험 포기 선언을 해야 한다고 언급한 나라에는 미국과 중국도 포함된다. 유엔은 1996년 모든 나라의 핵실험을 금지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 2011. 8. 30.
[특파원 칼럼]배반의 정치 1956년 흐루시초프가 스탈린 격하 운동을 벌이면서 소련과 중국은 공산주의 노선을 놓고 심한 갈등을 빚었다. 흐루시초프는 자신을 수정주의자라고 비판하는 저우언라이(周恩來)에게 “나는 전형적인 프롤레타리아 출신이지만 당신은 부르주아 출신”이라며 “우리에게는 분명한 출신계급의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저우언라이는 “우리에게 공통점도 있다. 그것은 우리 모두 자신의 출신계급을 배반했다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지금의 관점에서야 공산주의 이념과 출신계급을 논하는 것이 허망해 보이지만, 당시 저우언라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정치적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였을 것이다. 출신계층을 배반하는 정치 현상이 지금 미국에서 재연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지금까지 보여준 정책의 방향은 그의 정체성.. 2011.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