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국제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224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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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2036

페루 새 대통령 우말라의 도전 이성형 | 서울대 라틴아메리카硏 교수 “우리는 이 땅에서 광산과 석유 개발을 중지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는 타협이 불가능한 사안입니다.” 아이마라족 지도자 왈테르 아두비리가 말했다. 페루 남부의 푸노 지방에서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에 경찰이 발포하여 4명이 죽고 서른 명 이상이 다쳤다. 정부는 문제가 된 산타아나 광산 개발은 무효화시켰지만, 푸노의 다른 개발 프로젝트는 계속 유지하고 있다. 임기를 불과 한 달 남겨둔 알란 가르시아 정부에 대한 사회적 분노는 여전히 뜨겁다. 페루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그동안 일어났던 227건의 사회적 분규 가운데 55%가 폭력 사태로 귀결되었다. 사회적 분규가 일어나면 가르시아 정부는 경찰의 물리력으로 진압했다. 그 결과 5년간 90명 이상이 사망했다. 절반이 넘는 갈등은.. 2011. 7. 3.
[워싱턴리포트]미 ‘패권 전략’ 종속되는 한국의 개발원조 21~25일 미국을 방문하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일정 중에 특이한 행사가 하나 끼여 있다. ‘한·미 개발협력 의향서(MOU) 체결’이 그것이다. 외교부는 이를 “양국 간 공적개발원조(ODA) 협력강화와 정책 선진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한·미가 공동으로 개발원조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공동 개발원조는 원조효과를 높이고 규모가 큰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원조철학이 맞는’ 개발원조의 선진국들 사이에 흔히 이뤄지는 원조 형태다. 하지만 한·미 간에는 사정이 다르다. 미국의 개발원조는 세계 최대 규모지만 질적으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냉전시대부터 인도적 목적이 아닌 ‘미국의 패권과 전략 추구’라는 목적으로 활용해왔기 때문이다. 지금도 미국의 개발원조는 지나치게 정치·안.. 2011. 6. 20.
기로에 선 세계 축구의 거버넌스 조홍식|숭실대 교수·정치학 축구계가 안팎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국내에서는 조직적인 승부 조작에 프로 선수들이 가담한 사건이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이고, 해외에서도 국제축구연맹(FIFA)을 둘러싼 부정부패의 의혹이 커가고 있다. 회장 선거를 앞두고 제프 블라터 현 회장의 유일한 경쟁 후보였던 카타르의 모하메드 빈 함맘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지지를 얻으려고 금품을 뿌렸다는 의혹을 받고 갑자기 사퇴하였다. 덕분에 1998년부터 회장을 역임해 온 블라터는 지난 1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FIFA 총회에서 경쟁 없이 4선에 가볍게 성공하면서 1인 장기집권 체제를 이어가게 되었다. AFP연합뉴스 | 경향신문 DB 하지만 세계 축구의 거버넌스에 대한 비판적인 국제여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최근 가장 뜨.. 2011. 6. 5.
[워싱턴 리포트] 또 다른 빈 라덴 만드는 ‘닫힌 미국’ 지난해 특파원으로 발령을 받고 16년 만에 다시 찾은 워싱턴에서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배타적으로 변해버린 미국 사회의 분위기였다. 20대의 대부분을 보낸 곳이어서 항상 친숙하게 여겨졌던 도시지만 예전의 워싱턴이 아니었다. 자유롭고 여유가 넘치던 미국 특유의 분위기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매사를 번거롭게 만드는 고도의 보안점검과 외국인을 향한 경계의 눈빛이 불편했다. 등록된 주소가 없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고, 일상 생활을 통제하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법규정이 수도 없이 많이 생겼다. 특히 외국인들에 대한 규제는 감시에 가깝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깐깐했다. 버지니아 교통국에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으러 갔을 때는 20년 전에 있었던 사소한 교통사고와 17년 전에 살던 마지막 집 주소를 정.. 2011. 5. 9.
[워싱턴리포트] 비인도적인 美 ‘식량지원 무기화’ 많은 사람들은 미국이 이명박 정부에 발목이 잡혀 인도주의적 대북 식량지원을 못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 역시 식량지원에 관한 한 항상 인도주의적이진 않았다. 세계 1차대전 직후인 1919년 기근에 허덕이던 독일이 미국에 식량지원을 요청했을 때 미국은 이를 독일과 소련의 관계를 단절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 식량을 정치적 무기로 사용한 첫번째 사례다. 이라크에 혹독한 경제제재가 가해지던 96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방송에 출연했다. 식량·의약품 부족으로 50만명의 어린이를 사망하게 만든 이라크 경제제재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주저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2006년 미국이 테러단체로 규정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선거에서 승리해 정권을 잡자 이스.. 2011. 4. 25.
[기자메모]‘천안함’에 갇힌 북핵 외교 정부가 상정하는 6자회담 재개 조건 속에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포함돼 있는지를 명확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현재 없는 것 같다. 문제를 지휘하는 위성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12일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사과가 6자회담 재개에 직접 연결돼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잠시 후 부연설명을 통해 “전제조건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고 서로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정정했다. 혼란은 청와대와 외교부의 엇박자에서 비롯된다. 당초 남북대화를 ‘남북간 이슈를 다루는 대화’와 ‘비핵화를 위한 남북대화’로 분리하자는 아이디어는 지난해 하반기 외교부가 내놓은 것이다. 천안함 사과 문제에 매달려 국제적인 틀에서 논의되는 6자회담을 우리만 거부할 수 없다는 현실적 인식에서 나.. 2011. 4. 14.
독일의 '반핵 르네상스' 염광희 (베를린자유대학 환경정책연구소 박사과정 연구원) 일본 후쿠시마 핵재앙이 시작된 지 근 한 달이 되어간다. 원자로 폭발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처럼 보이지만, 방사능 공포는 일본뿐 아니라 이제 한반도에도 상륙했다. 국민들은 불안해하지만 정부와 원자력기술자는 인체에 영향 없다는, 미덥지 않은 말만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일본으로부터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독일에서는 마치 자국에서 똑같은 재앙이라도 벌어진 양 연일 심각한 어조로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관련기사 日, 후쿠시마 원전 사고 7등급으로 상향 재보선 악재될라… 힘 실리는 ‘원전 반대론’ 金총리 “에너지원 없어 원전정책 폐기 못해” [e-세상 속 이 세상] 방사선, 도대체 누구냐 넌 후쿠시마 핵발전소 공포와 때를 같이해 독일은 말 그대로.. 2011. 4. 12.
[워싱턴리포트] ‘한·미 소통’ 필요한 대북 식량지원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은 ‘인도주의적 차원’이라는 전제를 달고 있지만 실상은 정치적 차원의 결단이다. 인도주의는 명분이고 실제 식량지원 여부는 정치적 영역에서 결정된다. 지금 한국과 미국은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식량사정 보고서’를 놓고 머리를 싸매고 있다. 한국은 북한의 식량사정이 예년에 비해 나쁘지 않으며 보고서 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북한 식량사정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은 정부가 더 잘 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월 외교부 공관장회의 강연을 통해 “북한 식량이 1년에 100만t씩 부족한 게 3년 됐다”면서 “식량난은 엄청나게 심각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WFP에 계산 근거를 추궁하며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대북 지원문제가 인도주의와 무관하다는 불.. 2011. 4. 4.
[기자메모]정몽준 “전술핵 재도입” 위험한 발상 북한 핵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의 소신이 워싱턴에서도 이어졌다. 정 전 대표는 29일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특강에서 중국이 북한에 핵포기 압력을 가하도록 압박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핵 대응카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30년간 북핵에 아무 대안 없이 지내왔다”면서 “전술핵 재도입은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그의 주장은 합리적이지도, 현실적이지도 않을 뿐 아니라 지극히 위험하다. 핵무기 운반능력의 발달로 전술핵과 전략핵의 개념이 불분명해진 지금 전술핵을 특정국에 고정배치하는 것은 미국의 현대적 해외주둔군 운용 개념에 맞지 않는다. 실효성도 없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핵정책을 역주행하는 주장이기.. 2011.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