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국제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54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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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2036

[정동칼럼]전략적 사고의 빈곤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어서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제재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북핵 문제를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는 것으로 비치는 우리 정부의 행동도 적절치 않다.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것은 그간의 북핵 해결 노력이 성공적이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잘못된 결과는 잘못된 과정의 축적이다. 미국은 전략적인 문제를 작전적으로 접근했고, 우리 정부는 전략적인 문제를 정략적으로 왜곡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전쟁과 직접 비교하기 어렵지만 얼마간의 시사점은 있다. 전쟁에는 다양한 수준의 사고와 행동들이 중층적으로 상호작용한다. 전략의 영역, 작전의 영역, 전술과 전투의 영역이다. 아무리 전술과 전투를 잘하더라도 작전적 오판을 극복할 수 없다. 아무리 뛰어난 작전적 성과도 전략적 .. 2019. 6. 17.
[사설]남북 및 북·미 대화의 좋은 기회, 김정은 결단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16일로 북유럽 3개국 국빈방문을 마무리했다. 이 기간 중 문 대통령은 오슬로포럼, 한·노르웨이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스웨덴 의회 연설 등을 통해 사흘 연속으로 대북 메시지를 발신했다. ‘하노이’ 이후 교착된 북·미 협상과 남북대화의 복원을 위해 담아둔 생각들을 적극적으로 펼쳐 보이며 북한의 화답을 촉구한 셈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12일 노르웨이 오슬로포럼 기조연설에서 ‘국민을 위한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그간 추진해온 대북 정책의 본뜻을 되새기자는 취지로 보인다. “평화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익이 되고 좋은 것이 되어야 한다”고 한 것은 추상적인 평화가 아니라 당장 실행 가능한 실천적·적극적 평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남북대화, 북·미 협상이 결국은 무엇을 위한 것.. 2019. 6. 17.
[사설]100만명 나선 홍콩시위, 시민의견 존중해야 범죄인 인도 법안 개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의 시위사태가 심각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지난 9일 역대 최대 규모인 103만명(주최 측 추산)이 시위를 벌인 데 이어 12일에도 수만명이 거리로 나서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를 외쳤다. 홍콩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에 고무탄까지 동원하며 강경진압에 나서면서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이 시민들을 넘어뜨린 뒤 경찰봉을 마구 휘두르는 폭력 진압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확산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경찰은 시위대의 폭력성을 강조했지만, 대체로 평화적이던 시위를 경찰이 과잉 진압하면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타당해 보인다. 홍콩 당국이 추진 중인 범죄인 인도 법안은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 2019. 6. 14.
[사설]트럼프·김정은 친서외교 재개와 오슬로 구상을 주목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다시 친서를 보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혔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 이후 두 정상이 친서를 주고받은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 내용이 “아름답고 따뜻하다”며 “아주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한 것이다. 마침 노르웨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도 북한을 향해 남북 주민들의 피부에 닿는 교류협력을 강화하자는 ‘오슬로 구상’을 밝혔다. 싱가포르 회담 1주년을 맞아 남·북·미 간 협상 분위기를 돋우는 일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친서는 북·미 협상이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다. 지난해 말부터 지지부진하던 2차 북.. 2019. 6. 13.
[기고]‘헬싱키프로세스’에서 배울 점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를 방문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헬싱키는 바로 유럽에서 냉전종식의 단초를 제공했던 ‘헬싱키프로세스’가 시작되었던 역사적 장소이기 때문이다. 헬싱키프로세스는 1975년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유럽 35개 국가가 참가한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서 채택된 ‘헬싱키 최종협약’에 의해 시작됐다. 이 협약이 채택된 이후 이행 여부를 검토하는 회의가 유럽 도시에서 개최됐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마침내 1989년 동구권의 붕괴와 1990년 독일통일의 초석이 됐다.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한반도통일과 동북아의 항구적인 평화번영을 위한 제도적 틀을 구축하고자 하는 문 대통령은 헬싱키프로세스의 교훈을 다시금.. 2019. 6. 12.
[사설]북·미 정상회담 1년, 미국 ‘전략적 인내’로 돌아갔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세기의 만남’을 가진 지 12일로 1년이 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적대관계인 북한과 미국의 최고지도자들은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 미군 유해송환 등을 담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70년 적대관계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의지를 담은 합의가 채택되자 국제사회는 열렬히 환영했다. 한반도 냉전체제가 해체될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가 열린 것에 가슴 뛰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긴 합의 중 실제로 진전된 것은 미군 유해송환뿐이었다. 북·미는 후속 협상에서 비핵화를 놓고 옥신각신하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불신은 미국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고 하지 않을 수 .. 2019. 6. 11.
[사설]미·중의 ‘화웨이’ 한국 압박에 지혜롭게 대처해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협력하는 국내 기업을 향해 “신뢰할 수 있는 공급자를 선택하라”고 했다. 화웨이에 대한 집중 견제에 나선 미국이 한국의 협력기업들을 직접 압박한 것이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 5일 주한 미 대사관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단기적 비용 절감은 솔깃할 수 있지만,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를 선택하면 장기적으로 리스크와 비용부담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리스 대사의 발언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공사, 화웨이 문제 등과 관련해 “한국이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는 중국 외교부 입장이 보도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중국이 한국 기자들을 통해 한국을 압박하자 미국이 한국 기업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맞대.. 2019. 6. 7.
[사설]결정하는 데 2년이나 걸린 800만달러 대북 지원 정부가 5일 북한의 취약계층을 돕는 국제기구의 사업에 남북교류협력기금 800만달러(약 94억여원)를 지원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영양지원 사업에 450만달러, 유니세프의 북한 모자보건 사업에 350만달러를 무상 지원하기로 의결했다. 정부는 다음주쯤 국제기구로 지원금을 보낸다고 한다. 정부가 2017년 9월에 결정해놓고도 2년 가까이 미뤄온 대북 인도적 지원을 집행하게 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정부의 대북 지원 조치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WFP의 지원 사업은 북한 내 9개 도 60개 군의 탁아소·보육원 등에서 영유아·임산부·수유부에게 영양 식품을 나눠주는 것이다. 유니세프 프로그램 역시 아동·임산부·수유부에 치료식과 기초 의약품 키트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정.. 2019. 6. 7.
[기고]중국이 희토류 카드를 만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이에 맞서 중국도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상응하는 관세 보복 조치를 내놓아 양국 간 무역갈등은 한층 고조되는 양상이다. 현재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언론사 기자들에게 “중국과 약간 티격태격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주 유리한 위치에 있다. 우리는 중국에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국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일방적으로 당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그 이유인즉, 중국이 세계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희토류라는 희소광물 카드가 비장의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희.. 2019. 5.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