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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베이다이허 비밀회의 보하이만의 중심 도시 허베이성 친황다오(秦皇島)는 중국의 대표적인 관광도시다. 바닷속으로 사람을 보내 신선을 구해오라고 했다는 진시황을 도시 이름에 차용해서일까. 아니다. 유명 관광지 베이다이허(北戴河)와 산하이관(山海關)을 시의 직할구로 품고 있기 때문이다. 명대에 축조된 만리장성 동쪽 끝 산하이관에 비한다면, 베이다이허의 역사는 짧다. 베이다이허는 1898년 청의 마지막 황제 광서제가 봉금을 해제하고 휴양지로 개발하면서 도시가 만들어졌다. 이어 여행 전용철도와 항공노선이 개설됐고, 18홀 골프장도 들어섰다. 중국 관광 역사상 제1호의 사건들이다. 베이다이허가 ‘중국 관광업의 요람’으로 불리는 이유다. 베이다이허가 세계에 알려진 것은 1950년대 이후다.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덩샤오핑 등 공산당 지도.. 2018. 8. 7.
[사설]ARF에서 드러난 북·미 간 이견, 새로운 동력 필요하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5일 종료됐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종전선언에 대해) 미국, 중국과 상당한 협의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만찬 회동에 대해서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으며, 판문점선언을 외교무대에서 실현하기 위한 기초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리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간 회담은 없었다. 강 장관과 리 외무상의 공식 회담도 열리지 않았다. 남·북·미 3국 외교장관들은 회담장 안팎에서 각자 입장만 폈다. 이번 ARF에서 북한의 비핵화 및 한반도 종전선언의 전기가 마련되리라는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다. 북·미 대표단 모두 내내 미소는 띠었지만 양국 간 입장차는 작지.. 2018. 8. 6.
[사설]우발충돌 방지, 신뢰구축 기반 마련한 남북 장성급회담 -2018년 8월 2일자 지면기사- 남북이 31일 판문점에서 9차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고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시범철수와 유해 공동발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서해상 적대행위 중단 등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소장)은 회담 후 “(이들 내용에 대해) 큰 틀에서 의견 일치를 보았다”며 “구체적 이행 시기와 방법 등은 계속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중장도 “회담이 무척 생산적이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비록 합의문은 도출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성과를 거둔 의미있는 회담이었다. 남북이 공감한 4가지 조치는 상호 적대행위와 일체 무력행위를 금지한 정전협정을 준수하자는 것이다. 이는 남북 간 우발충돌 방지.. 2018. 8. 6.
부활하는 ‘아베 1강’ 체제의 위험성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자민당 총재 3선이 ‘따 놓은 당상’으로 가는 흐름이다. 총리 주변에서는 남은 것은 총재 선거에서 압승해 ‘아베 1강’ 체제를 굳히는 것뿐이라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당내 세력 판도가 아베 총리 쪽으로 기운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아베 총리는 소속 파벌이자 당내 최대인 호소다파(94명), 2번째인 아소파(59명), 5번째인 니카이파(44명)의 지지를 받고 있다. 여기에 4번째 파벌인 기시다파(48명)의 수장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당 정조회장이 최근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아베 총리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과 당원이 각각 405표이고,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국회의원 405표, 당원 47표로 결선이 치러진다. 의원표의 60%를 확보한 아베.. 2018. 8. 1.
[여적]유럽 산불 그리스에서 초유의 산불이 발생해 아테네 인근 휴양도시 마티(Mati)가 잿더미로 변했다. 절벽 근처 한 건물에선 26명이 한꺼번에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탈출을 막았고 궁여지책으로 건물 안으로 피신했으나 불지옥을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쫓아오는 불길이 너무 빨라 바다로 피신하기도 전에 죽거나, 구명보트가 뒤집혀 사망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사망자만 100명 가까이 된다. 아비규환의 현장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어제 더 안타까운 사실이 알려졌다. 시신들의 유전자를 감식한 결과 아홉 살 난 쌍둥이 소피아와 바실리키 자매가 할아버지·할머니와 함께 발견된 것이다. 이들 네 사람은 서로 떼어낼 수 없을 정도로 꼭 껴안고 있었다고 한다. 자매의 아버지는 앞서 SNS와 방송을 통해 “구조용 .. 2018. 7. 31.
[여적]신음하는 메콩강 메콩강은 중국 칭하이성에서 발원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관통하며 남중국해로 흘러든다. 길이 4909㎞. 동남아 최대의 강이며 아시아에서는 창장, 황허에 이어 세번째, 세계에서는 7번째로 길다.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인도차이나 나라들을 두루 적셔주어 ‘동남아의 젖줄’로 불린다. 메콩강은 오랫동안 원시의 강이었다. 상류는 산간 고원지대인 데다 교통이 불편해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다. 중국이 메콩강 상류인 란창강 조사를 시작한 것은 민국시대인 1914년이 처음이다. 중하류 지역의 동남아 국가들 역시 산업화가 늦어지면서 메콩강 개발이나 이용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메콩강에 포클레인이 들어선 것은 1990년대 초부터다. 중국이 앞장을 섰다. 메콩강 상류에 수력발전 댐을 건설하고, 댐 아.. 2018. 7. 27.
[정동칼럼]‘종전의 시작’을 선언하자 국제정치에서 국가 간 협상을 다루는 분석틀 중에 양면게임(two-level game)이라는 것이 있다. 국제정치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내용이 될지 모르겠으나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흔히 국가 간 협상을 국가를 대표하는 협상 실무진 간의 협상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 실무진 간에 주고받기를 잘하여 서로 합의를 이루면 협상이 타결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실제 국가 간 협상은 이렇게 단선적으로 협상 실무진 간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두 국가의 협상 실무진끼리 아무리 합리적인 타결을 보아도 그 타결된 안을 각기 국내의 이해 당사자에게 가져가 설득하지 못하면 그 안은 죽어버리고 만다. 특히 협상된 내용이 국회의 비준을 받아야 하거나, 국내 여론의 .. 2018. 7. 27.
[사설]북한 미사일발사장 해체 시작, 미국도 상응 조치 취해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23일(미국 현지시간) ‘북한, 서해위성발사장 핵심시설 해체 시작’ 보고서에서 평북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에서 해체작업이 시작됐다고 위성사진 판독결과를 토대로 분석했다. 청와대도 이 동향을 미국과 공유하고 있었다고 김의겸 대변인이 밝혔다.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핵심 시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북·미 정상회담 직후 북한이 곧 폐쇄할 것이라고 말한 미사일 엔진시험장이 바로 이곳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38노스의 관측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본격적인 비핵화 관련 조치를 이행하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미사일발사장 해체는 비핵화와 관련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못지않.. 2018. 7. 25.
하나의 학교, 두 개의 기숙사 우시(無錫) 직업기술대학교의 기숙사에 살고 있는 400여명의 학생들은 이달 초 학교 측으로부터 갑작스러운 퇴거 명령을 받았다. 일주일 내로 기숙사를 비우고 다른 곳으로 옮기라는 것이다. 현재의 기숙사는 재작년에 지어진 최신식이지만 이사 가는 곳의 시설은 매우 낙후됐다. 심야에는 온수가 공급되지 않아 샤워하기도 힘들다. 잘 지내고 있던 기숙사를 놔두고 후진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 것도 문제지만 학생들이 분노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원래 살던 기숙사가 유학생 기숙사로 바뀐다는 것이다. 당초 6인실이었으나 2인실로 개조해 더 호화롭게 만들고 유학생들을 받겠다는 학교 방침에 학생들은 폭발했다. “못 나가겠다”는 학생들과 “당장 나가라”는 교직원 측이 충돌했다. 학생들에게 “기숙사는 너희 것이 아니라 학교 것이.. 2018.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