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86 Page)
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2863

[세상읽기]비핵화의 덫 미국과 북한 간 지루한 비핵화 협상을 지켜보며 문득 떠오른 장면 하나. 18년 전 이맘때 방영된 미니시리즈 에서 원빈이 송혜교에게 “사랑? 웃기지마. 이젠 돈으로 사겠어. 돈으로 사면 될 거 아냐. 얼마면 될까. 얼마면 되겠냐?”고 하자, 송혜교는 창백한 얼굴로 “얼마… 얼마나 줄 수 있는데요? 나… 돈 필요해요. 정말 많이 필요해요”라고 말하곤 도망치듯 방을 뛰쳐나간다. 이번 9·9절 행사에 대륙간탄도미사일도 등장시키지 않은 북한이 핵포기 대가로 얼마를 받으려고 할까. 2012년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핵개발에 11억~15억달러, 미사일 개발에 17억4000만달러, 총 28억~32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지금까지 100억달러 이상을 투입했을 것이라는 연구보고서도 있다. 심지어 북한이 핵개발로 잃어버린.. 2018. 9. 11.
[아침을 열며]트럼프 참모의 반란과 한반도 “트럼프 백악관에 합류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기본적 전제는 ‘이 체제는 작동할 수 있고, 작동하도록 도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트럼프 임기 첫해의 4분의 3이 지났을 뿐인데 고위 참모들 중 이 전제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이는 말 그대로 거의 한 명도 없었다. 대다수 고위 참모들이 기대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긍정적인 면은 더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행정부 고위 관리의 뉴욕타임스 익명 기고에 크게 화가 났다.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가짜뉴스’ 매체를 통해 자신의 등에 칼을 꽂았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부하는 계속 암약하겠다고 한다. 무도덕, 무개념, 무지, 충동성으로 똘똘 뭉친 대통령 때문에 나라가 잘못되지 않도록 그.. 2018. 9. 10.
[기고]남북경협의 ‘봄날’을 기대하며 드디어 남북한 정상이 오는 18~20일 평양에서 만난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행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이자, 햇수로는 11년 만이다.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서는 아마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이나 공동번영을 위한 남북 간 경제협력 방안이 협의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예상의 배경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8 국민미래포럼’에서 문 대통령이 축전을 통해 “남북 간의 전면적 경제협력은 한반도 공동번영의 시작이자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남북한 사이의 경제협력은 우리 경제의 안정과 함께 남한과 북한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라는 점에서 매우 크고 중요한 의.. 2018. 9. 10.
[사설]ICBM 없는 북 9·9절 열병식, 미국은 기다리기만 할 건가 북한이 9일 정권수립 70주년(9·9절) 기념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등장시키지 않았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지난 2월8일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에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화성14형’과 ‘화성15형’ 등 ICBM이 등장한 것과 비교하면 사뭇 절제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월 열병식에서 “침략자들이 우리 존엄과 자주권 0.001㎜도 침해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이번엔 연설하지 않았다. 대신 연설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경제적 목표를 강조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북한이 지난 4월20일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으로 핵·경제 병진노선을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집중한다는 노선전환을 채택했던 점에 비춰보면 9·9절의 ‘조용한’ 열병식은 어느 정도 예상.. 2018. 9. 10.
[정동칼럼]가을이 오면, 평화도 봄에 씨앗을 심고, 가을에 결실을 거둔다. 식상할 수도 있지만 누구나 동의할 수밖에 없는 자연의 법칙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반드시 적중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벗어날 수도 있다. 홍수, 가뭄 또는 병충해가 심하면 가을에 열매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4월27일, 모두의 가슴에 희망을 심으며 평화의 봄을 알렸다.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적절한 표현이었다. 2013년 초부터 시작된 한반도 위기 4년의 고비 끝에 찾아온 희망의 씨앗이었으며, 더욱이 막다른 골목 같은 2017년을 몸서리쳐지는 전쟁공포로 지나온 터라 2018년 봄이 우리에게 준 희망은 숨 막히도록 극적이었다. 무너진 나라의 근본을 회복하려고 꽁꽁 얼어버린 겨울의 많은 날들을 참아내며 마침내 정권교체를 .. 2018. 9. 7.
[사설]“트럼프 임기 내 비핵화” 공약한 김정은, 미국이 응답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까지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북특사단장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 간 70년간 적대역사를 청산하고 북·미관계를 개선하면서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일정에 대한 구상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더 이상 의심하기 어려울 만큼 강력한 비핵화 의지 표명이라고 본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의 촉진제가 되리라고 기대한다. 남북이 이달 18~20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도 의미가 크다. 개최 합의는 이미 이뤄졌고 이번에 일정이 확정된 것이지만 남북관계가 순조롭게 발전하고 있다는 징표.. 2018. 9. 7.
중국 ‘바바리맨’ 여행지에서는 평소 안 하던 것을 쉽게 실행한다. 하루 중 가장 분주한 아침에 한가로운 산책은 평소엔 불가능한 것이지만 여행지에서라면 가능하다. 휴가 기간 중 들른 북·중·러 3국 접경도시 훈춘에서는 아침 공원 산책에 필요한 시간과 여유가 허용됐다. 훈춘 시내의 룽위안(龍源)공원이 풍기는 늦여름의 상쾌함에 한창 빠져 있을 때였다. 나무 뒤에서 ‘그놈’이 쓱 나타났다. ‘그놈’은 바지를 반쯤 내린 상태였다. 그리고 구릿빛 금속으로 만든 방울을 ‘그곳’에 갖다대고 흔들었다. 특유의 동작과 소리로 남의 시선을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끌어당기려는 수법인 듯했다. 여중·여고 시절 수차례 ‘바바리맨’을 보며 단련된 멘털이지만, 중국 특색의 ‘바바리맨’ 앞에선 크게 당황했다. 다급하게 주변을 살폈다. 교복 입은 여학생과.. 2018. 9. 5.
[사설]트럼프, 종전선언 서명한다고 약속했는지 밝혀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종전선언 서명을 약속했으나 이후 입장을 바꿨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미 인터넷 언론 ‘복스’는 29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이후 곧바로 종전선언에 서명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정상회담 이후 태도를 바꿔 종전선언 전에 북한이 먼저 핵무기를 폐기할 것을 요구했고 이로 인해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충격적인 내용이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미 후속협상이 왜 답보하고 있는지 비로소 설명된다. 잃어버린 퍼즐 한 조각을 찾아낸 느낌이다. 돌이켜 보자. 북·미 고위급회담을 위해 7월6~7일 방북한 마이크 폼.. 2018. 8. 31.
[사설]길어지는 ‘비핵화 교착’, 남북정상회담을 반전 기회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정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태도가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돌연 취소하더니 이번엔 북한이 가장 예민해하는 한·미 연합훈련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려스러운 상황 전개인 데다 가까운 시일 내 교착국면이 풀릴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8일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현재로선 더는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미가 중단키로 한 것이 8월 훈련이고 이후의 훈련은 정해진 바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핵화협상 답보 상황에서 이 카드를 꺼낸 점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북한이 비핵화에 성의를 보이지 않을 경우 언제든 강경 대응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경고로 비치.. 2018.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