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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예트 광장 시위가 증명한 것 “피부 색깔만으로 특권을 누렸던 시대를 그리워하며 폭력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 그들을 멈춰야 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백악관 앞 라파예트 광장에서 만난 50대 백인 여성인 수전의 말이다. 그는 ‘당신의 인종주의를 애국주의인 척하지 말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수전은 이날 오후 라파예트 광장을 채운 1000여명의 시위대 중 한 명이었다. 시민들이 휴일 오후 백악관 앞에 모인 이유는 극우단체의 집회를 저지하기 위해서다. 시민들의 “부끄러움을 알라”는 야유는 바리케이드 너머에서 ‘우파 단결2’라는 제목의 집회를 열고 있는 20여명의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향했다. “나치는 꺼져라” “당신들은 소수지만 우리는 다수다”라는 구호가 이어졌다. 압도적인 반대 시위에 눌린 데다 때마침 천둥까지 치며.. 2018. 8. 16.
[세상읽기]종전선언의 종언 만스바흐와 배스케즈는 개별국가의 제안이나 요구가 글로벌 의제로 등장하기 위해서는 그 의제가 강대국에 아주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그 과정을 의제정치(agenda politics)로 명명했다. 북한 비핵화에 앞서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문제가 미국, 중국에 주요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종전선언의 주체로 휴전협정 당사국인 중국을 포함시킬 것인가를 두고 이해 당사국들 간 밀고 당기는 물밑 외교전이 치열하다. 평화협정이 결혼식이라면 종전선언은 약혼식이다. 연내까지 종전선언을 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약혼식이 여차하면 무산될 기미도 보인다. 그렇다면 결혼식도 장담하기가 어려운 것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사실 ‘전쟁이 끝났다’는 종전선언은 하지 않아도 된.. 2018. 8. 14.
[사설]평양 남북정상회담 확정, 비핵화 추동력 되찾아야 남북은 13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고위급회담을 열어 9월에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공동보도문에서 “회담에서 쌍방은 판문점선언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진지하게 협의했다”면서 “남북정상회담을 9월 안에 평양에서 가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날짜가 공동보도문에 담기지 않은 것은 심각한 이견이라기보다는 미세 조정이 추가로 필요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판문점선언에도 담겨있는 ‘가을, 평양 정상회담’을 남북이 차질 없이 이행키로 한 것을 환영한다. ‘정상외교의 계절’인 9월에 남북이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것은 답보 중인 한반도 정세에 바람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9월에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9월11~13일), 유엔총회(9월18일.. 2018. 8. 14.
[여적]제2차 우주전쟁 “지구는 푸른빛이었다.” 구소련의 공군 중위 유리 가가린이 1961년 4월12일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우주에 나가 지구를 본 뒤 한 말이다. 소련이 1957년 10월4일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렸을 때 미국인들이 받았던 충격(스푸트니크 쇼크)이 채 가시기도 전에 소련은 인류 최초의 유인 우주선 발사까지 성공한 것이다.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은 우주 개발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였다. 우주 개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군사기술에 활용할 수 있고, 국민들의 사기를 제고하며 나라의 기술과 경제력을 과시할 수 있는 좋은 재료였다. 초반은 소련의 승리가 이어졌다. 인공위성 발사에서 소련에 3개월 뒤진(1958년 1월, 익스플로러 1호) 미국은 유인 우주선에서 설욕을 노렸지만 이 또.. 2018. 8. 13.
[사설]어린이 수십명 폭사당한 예멘 내전, 이 야만극을 당장 끝내라 지난 9일(현지시간) 예멘 북부 사다주의 자흐얀 지역에서 어린이들이 탄 통학버스가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국제연합군에 폭격당해 어린이 29명 등 최소 50명이 숨지고 77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아이들을 태운 통학버스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학습하는 여름캠프를 마치고 모스크로 향하던 길에 시장에서 잠시 멈춘 사이에 폭격을 당했다. 현장에 흩어진 주인 잃은 책가방과 트럭 짐칸에 엉켜 있는 어린이들의 주검, 피투성이가 된 아이들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장면들이 뉴스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전파되면서 국제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학교버스를 겨냥한 폭격은 반인도적 전쟁범죄로, 국제사회가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보면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 2018. 8. 13.
[사설]조속한 남북정상회담으로 북·미 협상 돌파구 마련하기를 남북이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오는 13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고위급회담을 열기로 했다. 북측은 9일 오전 통지문을 통해 판문점선언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남북정상회담 준비와 관련한 문제들을 협의하자고 제의했고, 정부가 이에 즉각 동의해 회담이 성사됐다. 정부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구성했다. 남북정상회담이 조속히 개최돼 북·미 간 협상의 실마리를 풀어나갈 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최근 북·미 간 북핵 협상은 교착국면이 길어지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 리스트 제출 등을 압박하는 미국에 맞서 제재 완화 및 체제안전 보장을 위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동력이 없으면 헤쳐나가기 어려울 만큼 협상이 수렁에 빠져 있다는 말이 나온다. 게다가 미국은 최근 북한이 유엔.. 2018. 8. 10.
[정동칼럼]진정한 평화, 강자의 양보로 가능하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벽에 부딪혔다. 올해 벽두부터 숨 가쁘게 달려왔던 변화가 교착상태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70년 고착된 분단의 갈등체제를 감안하면 난항은 당연하기도 하지만 안타까움까지 감추기는 힘들다. 2013년 이래 수년간 악화일로의 전쟁위기를 일거에 뒤집은 전격성만큼 엄청난 기대를 주었고, 전쟁위기는 평화의 소중함을 배가시켰다. 북·미의 두 정상도 싱가포르 조우가 가진 역사의 무게로 말미암아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게임을 했다. 반세기 이상 묵은 불신구조를 타파할 수 있는 것은 새로운 신뢰관계 외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한 이상 상호신뢰 없는 비핵화는 불가능하다. 핵무기 완성 이전에는 대북 불신 속에서도 핵사찰로 비핵화를 검증할 방법이 있었지만, 완성 이후에는 신뢰만.. 2018. 8. 10.
[기고]석탄 너머 남북연락사무소 석탄이 문제가 아니다. 러시아는 세계 3위의 석탄 수출국이다. 작년에 1억8000만t의 석탄을 수출했다. 이 중 한국은 유연탄과 무연탄을 합해 2600만t을 수입했다. 러시아산 석탄은 러시아 관세법에 따라 러시아 연방 상공회의소가 발급한 러시아 원산지 증명서과 함께 한국으로 수입된다. 러시아산 석탄을 수입하는 한국 수입업자로서는 러시아 기관이 발급한 원산지 증명서를 신뢰하는 것이 보통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 안에 북한산이 섞여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 어떤 수입업체가 북한산 석탄인지 알면서도 일부러 러시아산 원산지 증명서를 제출해 관세청에 신고했다면 이는 관세법 위반 사건이다. 보통의 원산지 위반 사건으로, 관세청이 조사해서 밝히면 된다. 러시아도 자신의 석탄산업에 해가 되지 .. 2018. 8. 10.
중국의 ‘다리’ 리더십 첸탕(錢塘)강은 중국 항저우시를 가로질러 흐른다. 굴곡이 심하고 조석 차이가 크다. 교량을 건설하기엔 악조건이다. 중국이 자국 기술로 설계·완공한 첫 복층대교는 1937년 첸탕강에 세워졌다. 1453m 길이의 첸탕대교는 상층부에는 차량이, 하층부에는 기차가 다닐 수 있게 만들었다. 류허(六合)탑과 시후(西湖)의 풍경이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했다. 37개월간 공사 끝에 완공을 앞둔 1937년, 중일전쟁이 전면전에 돌입하면서 전화가 상하이로 확대됐다. 항저우까지 함락될 위기에 처했다. 천탕대교는 그해 11월17일 전면 개통하면서 교량 밑에는 100여개의 폭발물을 설치했다. 일본군의 항저우 침략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안타깝게도 개통 한 달여 만에 폭파되고 말았다. 첸탕대교를 지은 ‘중국 교량의 아버지’ 마.. 2018. 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