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박은경의 특파원 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7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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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박은경의 특파원 칼럼79

일대일로와 ‘가난한 큰손’ 1967년 6월 잠비아 대통령과 만난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은 중국의 국제적 의무를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마오 주석은 “전 세계가 (제국주의에서) 해방되지 못한다면 중국 역시 스스로 완벽한 해방을 이룰 수 없다”면서 “먼저 독립한 국가는 나중에 독립한 국가를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1955년 4월 열린 ‘아시아·아프리카회의(반둥회의)’에서 내정 불간섭 등을 앞세운 비동맹 외교로 제3세계 국가들의 마음을 열었다. 이들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기 위해서는 물질적 보상이 필요했다. 공산주의의 우월함을 과시하면서 ‘맏형’ 역할을 꿰차고 싶었던 중국은 대외 원조에 몰두했다. 1967년 중국이 대외 원조에 쓴 돈은 19억9400위안으로 국가 재정 지출의 4.5%에 달했다. 당시 중국의 국내총생산.. 2017. 5. 24.
중국 첫 항모 이름짓기 - 5월 3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올 9월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가 열릴 중국 남부도시 샤먼(廈門)에는 특이한 이름의 도로가 있다. 2009년 개통된 이 도로명은 ‘성공의 큰길’이라는 뜻의 성공대도(成功大道)다. 같은 발음인 ‘성공까지 닿는다’는 의미도 담았다. 시내와 공항을 잇는 이 도로의 원래 이름은 봉황(鳳凰)이었지만 막힘없이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개명했다. 세계에서 이름짓기에 가장 민감한 나라 중 하나가 중국이다. 중국사업의 첫 단추는 회사나 브랜드의 중국어 네이밍이다. 좋은 뜻과 발음을 두루 고려한 좋은 이름이 사업 성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달 26일 다롄 조선소에서 첫 자국산 항공모함인 001A형 항모를 진수했다. 옛 소련의.. 2017. 5. 8.
‘인민의 이름으로’ 열풍 지금 중국 누리꾼들이 가장 뜨겁게 지지하는 공무원은 다캉(達康) 서기다. 한둥(漢東)성 징저우(京州)시 서기인 그의 머릿속은 온통 GDP(국내총생산)로 가득 차 있다. 원리원칙주의자인 데다 다혈질이라 뜻대로 일이 처리되지 않으면 “법에 따라 처리해라” “이게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냐”며 목에 핏대를 세운다. 누리꾼들은 그의 이런 모습이 귀엽고 인간적이라며 열광한다. 다캉 서기는 실존 인물이 아니다. 한둥성 징저우시도 가상의 도시다. 지난달 말부터 방송 중인 반부패 드라마 가 창조한 인물이다. 이 드라마는 방송 일주일 만에 온라인 조회수가 10억뷰를 넘었고, 전국 시청률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2%를 넘었다. 1%만 넘어도 국민드라마급 인기로 치는 중국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다. 다캉 서기가 수시로 차를.. 2017. 4. 19.
중국선 못 보는 홍콩영화 ‘트리비사’ 영화 가 9일 열린 제36회 홍콩금상장영화제에서 5관왕을 차지하는 순간, 중국 본토에 생중계하던 온라인 사이트가 갑자기 끊겼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금상장 시상식도 중국 본토에서는 공식 중계되지 않았다. 영화제를 궁금해하는 중국 팬들의 수요에 맞춰 ‘비리비리(bilibili)’ 같은 온라인 사이트에서 비공식 중계를 했지만 최우수작품상 수상 장면은 차단됐다. 는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최우수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편집상 등 주요 상을 모두 휩쓸었다. 사실상 독무대나 마찬가지였다. 영화는 중국 귀속을 앞둔 1997년 홍콩을 배경으로 세 명의 범죄자 이야기를 담은 액션 스릴러다. 트리비사는 세 가지 독(毒)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로 탐욕, 분노, 무지를 뜻한다. 밀수꾼, 납치범, 금은방 털이범으로 살아온 .. 2017. 4. 11.
중국의 내부자들 상하이의 ‘핫한’ 베이커리 ‘파린(Farine)’이 문을 닫았다. 과거 프랑스 조계지였던 우캉루(武康路)에 위치한 이 베이커리는 프랑스 제빵사가 프랑스서 직접 공수해 온 재료로 최고의 빵을 만든다고 알려지면서 문전성시를 이뤘다. 한국의 블로거들도 상하이 맛집으로 여러 차례 소개한 집이다. 케이크 한 조각의 가격이 40위안(약 6500원)으로 웬만한 한 끼 식사 값을 넘지만 관광객들뿐 아니라 인근 국제금융센터의 고소득 화이트칼라들이 몰려 보통 30분씩 줄을 섰다. 상하이 최고 베이커리 파린의 몰락은 내부자의 고발로 이뤄졌다. 한 직원은 이 가게가 유통기한이 지나 시퍼런 곰팡이가 핀 밀가루를 사용하고, 주방도구는 더러운 물에 대충 헹궈 쓰고 있었으며, 주방에는 쥐가 들끓었다는 사실을 알고 동영상을 찍었다. .. 2017. 4. 5.
칭다오맥주의 수난 15일까지 열흘 넘게 이어지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는 수많은 제안과 법안이 쏟아진다. 쑨밍보(孫明波) 칭다오맥주 회장은 이번 양회에서 “칭다오맥주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시장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품질은 브랜드의 기본”이라며 “맥주의 품질을 한 단계 높이겠다”고 말했다. 칭다오는 중국을 대표하는 맥주 브랜드다. 작년 12월 기준 칭다오맥주의 브랜드 가치는 357억8700만위안(약 5조9400억원)에 달한다. 100년 이상 기업에 부여하는 ‘중화노자호(中華老字號)’ 중 단연 으뜸이다. 그러나 널리 알려져 있다 보니 유명세도 제법 치른다. 지난달 17일 대만 국민당 기자회견장 테이블에 난데없이 칭다오맥주 캔 묶음이 올라왔다... 2017. 3. 15.
1억2200만 ‘유커 인해전술’…중국의 무서운 전략무기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향후 필리핀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질문에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를 꺼냈다. 왕 부장은 “양국 협력이 가속도를 내면서 이전에 지체됐던 시간을 보충하고 있다”며 “지난해 10월부터 반년도 채 안돼 필리핀으로 가는 중국 단체관광객이 1000개팀 가까이 늘었다”고 답했다. 중국이 막대한 숫자의 유커를 전략 무기화하고 있다. 유커의 거대한 소비력을 경제보복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혹은 보상 수단으로 쓰는 것이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악화됐던 중국과 필리핀 관계는 반미·친중국 성향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취임 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10월 두테르테가 베이징을 찾자 중국은 필리핀 다바오, 비사야, 민다나오섬 항공 노선 신설 등 관광 교류 확대에 합의.. 2017. 3. 10.
중국의 한한령 속내, 그리고 한류 중국에서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떠오르던 드라마 방송분이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에도 불구하고 주연배우 공유의 웨이보가 검색 1위에 오르고, OST가 음원차트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화제 중심에 있던 드라마다. 최근까지 웨이보에 올라온 영상파일로 모두 볼 수 있었으나 얼마 전 삭제되고 홍보 동영상만 남았다. 저작권 문제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이 아니냐는 추측에 힘이 실렸다. 한한령이 TV에서 온라인으로 확장되며 ‘죽의 장막’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유쿠(優酷), 아이치이(愛奇藝) 등 중국 동영상 공유사이트에서는 한국 프로그램의 신규 업로드가 중단됐다. 예능프로그램은 지난해 방영분까지만 볼 수 있으며 올해 방영분은 접속되지 않는.. 2017. 2. 28.
중국식 맞선 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송 두 달도 채 안돼 뜨거운 인기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상하이 동방위성TV에서 제작한 이 프로는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에서만 시청 횟수가 4억8000만건을 넘었고, 공식 웨이보 방문자 수도 2억명에 근접하고 있다. TV 맞선프로 자체가 새로운 형식도 아니고, 막강한 경쟁자 가 8년째 버티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구닥다리 프로가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걸까. 의외로 인기 비결은 구닥다리를 살려냈다는 데 있다. 이 프로 출연자는 부모 혹은 집안 어른과 함께 등장한다. 5명의 출연자와 가족들이 이성을 선택하는데 당사자는 선택권이 없고 가족들이 면접을 통해 배우자감을 고른다. 중국 각지에서 다양한 직업과 배경의 가족들이 출동하니 온갖 희한한 질문이 쏟아진다. 그런데 질문의 내용들은 봉.. 2017.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