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박은경의 특파원 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8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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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박은경의 특파원 칼럼79

외면받은 중국판 ‘국뽕’ - 2월 1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강한 국가가 있어야 가정도 부유해집니다. 나는 우리나라, 그리고 우리 가정을 사랑해요.” 올해 중국 국영방송 CCTV 의 클라이맥스는 청룽(成龍)이었다. 대형 오성홍기와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한 무대에 오른 청룽은 ‘국가(國家)’라는 노래를 불렀다. ‘국가와 가정이 함께하면 지구의 기적을 창조한다’, ‘우리나라를 사랑한다’는 식의 노골적 ‘국뽕(국가+히로뽕)’ 가사가 담겼다. 대표적 친중국 홍콩스타인 청룽은 소수민족 대학생 대표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애국과 단합을 강조했다. 그가 전통의상을 입고 노래를 부르는 동안 카메라는 수시로 거대한 오성홍기를 클로즈업했다. 공연 후 청룽은 CC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인이라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 말하고 싶었던 진짜 .. 2017. 2. 6.
중국의 ‘소목표’ 2016년 중국을 휩쓴 대표적 유행어가 바로 ‘소목표(小目標)’다. 평범한 이 단어를 단숨에 유행시킨 이는 중국 최고 재벌인 왕젠린(王健林) 완다(萬達)그룹 회장이다. 왕 회장은 지난해 8월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어떻게 부자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부자가 되고 싶다는 학생에게 “세계적 갑부가 되겠다는 방향은 옳지만 목표가 없다”고 지적한 뒤 “먼저 1억위안(약 174억원)을 벌겠다는 작은 목표(小目標)를 세워 기한 내에 달성한 후 다음 목표를 세워 차근차근 이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작은 목표부터 꾸준히 실천해 목표를 이루라는 왕 회장의 조언은 옳다. 그러나 평범한 서민들이 평생 벌기 어려운 174억원을 ‘소목표’라고 표현한 점이 공분을 샀다. 패러디도 넘쳐났다. “다.. 2017. 1. 11.
뉴스그래픽에 오성홍기 넣었다고...중국 언론의 사드 몽니 중국 언론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국민감정 자극에 열을 올리고 있다. 관변학자와의 인터뷰, 논평을 동원해 원색적으로 사드 배치를 비난하고 있는 환구시보가 국내 매체의 그래픽까지 트집 잡고 나섰다. 환구시보는 8일 한 국내 매체가 사드 관련 기사에 삽입한 그래픽 중 사드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겨냥하고 있어 반감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7월 사드 배치 발표 후 반년 동안 비슷한 그래픽이 8번 나왔다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해당 매체 관계자가 “오성홍기는 배경일 뿐이고 중국을 겨냥한 뜻은 아니다”라고 해명한 발언을 넣었지만 반감을 사고 있다는 부분을 교묘하게 더 부각시켰다. 관련 보도는 9일까지 이어졌다. 심지어 환구시보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 2017. 1. 10.
옥수수밭 살인사건 “공장에 난방 설비를 설치하고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그날 날씨가 정말 더웠어요. 멀리서 푸른색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서른 살 정도 되는 여자가 자전거를 타고 오는 게 보였죠. 옥수수밭에 몸을 숨기고 그 여자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가 가까이 왔을 때 뛰쳐나가 자전거를 막아섰어요.” 2005년 살인·성폭행 혐의로 허난(河南)성 공안국에 체포된 38세 왕수진은 자신의 여죄를 자백했다. 1982년 성폭행으로 3년형을 받고 복역한 그는 이후 6명을 성폭행하고 살해했다고 털어놓았다. 그중 하나가 1994년 여름의 옥수수밭 살인사건이었다. 10년이 지난 일이었지만 그의 ‘살인의 추억’은 뚜렷했다. 왕수진의 자백은 옥수수밭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누명을 쓴 청년이 사형당한 지 10년이 지난 후에야 나왔다. 1994년 9월.. 2016. 12. 21.
신호 위반? 어차피 자동차 번호판도 안 보여요 “짙은 스모그에 시야가 가려 길을 찾기 어렵더라도 절대 차에서 내려 길을 묻지 마세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당신의 차를 찾을 수 없게 됩니다. 차가 보이지 않는다고 신고할 수도 없을 거예요. 왜냐면 교통경찰이 당신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죠.”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서 ‘교통경찰이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유행하고 있는 글이다. 지난 16일부터 중국 전체 면적의 9분의 1이 최악의 스모그에 시달리는 상황을 빗댄 ‘웃픈(웃기면서 슬픈)’ 글이다. 한 운전자가 교통방송 진행자에게 “스모그 때문에 신호등이 잘 보이지 않아 6번이나 신호를 위반했는데 어떻게 하냐”고 하소연하자, 진행자가 “스모그 때문에 번호판도 안 보이니 걱정할 것 없다”고 위로했다는 글도 널리 퍼져 있다. 베이징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 2016. 12. 20.
중국의 ‘반부패’ 칼날, 이번엔 고급 수입차로 중국 베이징에서는 수억원에 달하는 ‘슈퍼카’가 시내 한복판이 아닌 서민 아파트나 후미진 뒷골목에 주차돼 있는 일이 꽤 있다. 재개발 등으로 벼락부자가 된 중국인들은 부를 과시하려 고급 수입차를 사들이곤 한다. 그러나 앞으로 고가 수입차 소비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이 강력한 세금 ‘칼날’을 빼들었기 때문이다. 당국은 1일부터 130만위안(약 2억2200만원)이 넘는 ‘슈퍼카’에 대해 10%의 소비세를 판매 단계에서 추가로 부과하기로 했다. 벤틀리, 페라리, 포르셰, 마세라티, 애스턴마틴 등 고가 수입차 대부분이 과세 대상에 포함돼 호화 외제차 업계에 작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 재정부는 소비세 추가 부과 이유에 대해 “에너지 절약과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감소를 촉진하고 합리적 소비를 유도하기 .. 2016. 12. 2.
대국의 두 얼굴 지난 21일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류 제재에 대해 ‘나’라는 1인칭 주어를 4번 써가며 설명했다. 겅 대변인은 “나는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을 들어보지 못했다” “나는 중국이 양국 인문 교류에 적극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여러분 모두 이해할 거라 믿는다” “나는 관련 부처가 민간 정서를 주시하고 있다고 본다”며 개인의 시각을 강조했다. 자신의 생각임을 전제로 하면서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한한령을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민간이 자발적으로 한류 반대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한 것이다. ‘중국’이 아니라 ‘나’라는 주어를 내세워 은근한 속내를 드러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이 공식 발표한 적은 없지만 한류 제재는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지난 10월.. 2016. 11. 23.
공무원과 정육점 “펜으로 쓰는 건 모두 진실일 수 없지만 칼은 한 근이면 한 근, 두 근이면 두 근, 정확한 양을 썰어내죠. 칼은 공평하고 통쾌해요.” ‘베이징대 출신 정육점 주인’으로 유명한 루부쉬안(陸步軒)이 12년간의 공무원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년이 보장된 직장을 스스로 관둔 그가 돌아간 곳은 취업을 못했을 때 고육지책으로 선택한 정육점이었다. 의외의 선택을 한 루부쉬안은 한 인터뷰에서 칼을 든 직업(정육점)과 펜을 든 직업(공무원)의 차이점으로 ‘공평’과 ‘통쾌’를 꼽았다. 루부쉬안이 고학력 취업난을 대표하는 이름이 된 것은 2003년이다. 1985년 고향인 산시성 창안현(현 창안구)에서 대입시험 문과 수석을 차지한 그는 최고 명문인 베이징대학 중문과에 입학했다. 베이징에 남아 ‘펜’을 계속 잡고 싶었지만.. 2016. 10. 26.
‘식칼 실명제’ 베이징의 웬만한 슈퍼마켓에서는 식칼을 팔지 않는다. 식칼을 판매하는 일부 대형 마트에서도 비닐로 몇 겹씩 포장해 두고 함부로 꺼낼 수 없게 진열한다. 베이징에서 식칼은 아무 데서나 팔 수도, 아무나 살 수도 없는 금지품목이다. 시 당국이 범죄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12년부터 식칼 실명제를 실시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칼을 사려면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고, 신분증이 있어도 정신이상자나 미성년자는 구매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광저우시도 2010년부터 식칼 실명제를 시행하고 있다. 흔히들 가짜가 판치는 중국이라고 생각하지만 ‘진짜 이름’이 없으면 못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자금성(紫禁城)’이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는 고궁(古宮)에 입장할 때도 신분증.. 2016.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