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목수정의 파리 통신' 카테고리의 글 목록 (4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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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목수정의 파리 통신108

[목수정의 파리통신]‘언론의 도끼를 파묻게 한 6천만 유로’ 목수정 | 작가·파리 거주 프랑스 언론이 기사 사용료 지불을 두고 구글사와 벌여 오던 협정이 결국 구글이 6000만유로(약 900억원)를 프랑스 언론에 기금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합의되었다. 이 합의에 대해 프랑스 언론사들은 ‘치켜든 도끼를 파묻게 한 6000만유로’라는 표제를 뽑았다. 협상은 구글사와 프랑스언론협회가 진행했다. 하지만 협상안에 대한 서명은 엘리제 궁에서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와 구글사의 대표 에릭 슈미트 사이에 진행되었다. 그만큼 막중한 사안이기도 했고, 올랑드는 프랑스 협상단의 실질적 수장으로서 강력한 입법 카드를 통해 구글을 압박하여 협상 타결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의 합의를 두고 “세계적 사건”이라고 평했고, 에릭 슈미트는 “역사적 협약”이라고 자축했다... 2013. 2. 5.
[목수정의 파리통신]모두를 위한 결혼, 방점은 ‘모두’에 목수정 | 작가·파리 거주 bastille@naver.com 올랑드의 31번째 대선공약,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회 상임위에서의 논의를 거쳐 오는 1월2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반대 세력의 주장대로 이 법이 “프랑스를 두 동강 내고” 있지는 않더라도, 상당한 긴장감이 맴돌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 13일의 반대 집회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경찰 추산 34만명, 주최 측 추산 80만명. 경찰 추산에 근거한다 해도 한겨울에 모일 수 있는 집회 인원으로서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날 모인 사람들은 우파 정당 UMP와 FN 지지세력, 그리고 가톨릭 신도들. 동원된 테제베(TGV)만 5대, 대절된 버스 30대, 자원봉사 인력은 1만명이었고, 주최 측이 집회를.. 2013. 1. 22.
75% 부유세, 위헌 판정 그 이후 목수정 | 작가·파리 거주 75%의 부유세 때문에, 몇몇 부자들이 벨기에로, 러시아로 허둥거리는 광경이 신문지면을 어지럽게 메우는 동안, 헌법재판소에서는 부유세에 위헌판결을 내렸다. 올랑드에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닥쳐온 것이다. 대선 후보 시절, 올랑드는 바로 이 공약으로 간신히 사회주의자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었다. 20%까지 추격해 오는 좌파전선의 멜랑숑을 결국 11%의 지지율로 잠재우고, 좌파들의 표를 낚아올 수 있었던 데는 계급적 이해를 분명히 반영한 75% 부유세 덕이 지대했다. 어마어마한 폭탄처럼 보이는 75% 부유세의 진실을 이 대목에서 한번 짚고 가자. 이는 연소득 100만유로(약 14억원) 이상 되는 사람들이 100만유로를 넘어서는 초과소득에 대해 75%의 세금을 내는 것을 말한다. .. 2013. 1. 8.
제라르 드 파르디유, 최악의 배역 목수정 | 작가·파리거주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학교보다는 동네 갱단의 똘마니 노릇을 하며 유년기를 보냈다. 미군기지에서 흘러나온 술과 담배를 밀매하고 창녀촌에서 보디가드로 일하기도 하면서 보내던 청소년기는 파리 상경, 연극배우 입문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22세에 영화에 데뷔한 후 40년간 프랑스 국민배우의 자리를 지켜왔다. 제라르 드 파르디유. 75% 부유세를 피해 벨기에 귀화를 결정한 그를 둘러싼 논쟁은 총리, 문화부 장관, 배우 카트린느 드뇌브 등의 가세로 들불처럼 거세게 번져만 간다. 군대를 피하려고 미국인이 되는 것을 선택한 가수 유승준이 한국에서 받은 비난에 비견할 수 있을까. 온 국민의 비난을 한몸에 받은 국민배우는 총리가 그의 결정에 던진 비난의 말 “한심한(minable)”에.. 2012. 12. 25.
[목수정의 파리통신]‘먹튀 자본’ 무력화시킨 프랑스 정부 목수정 | 작가, 파리 거주 지난 10월, 세계 1위의 철강회사 아르셀로 미탈은 프랑스 북동부에 있는 플로랑스의 제철소 폐쇄와 노동자 630명에 대한 해고 결정을 알렸다. 출범한 지 몇 달 만에 올랑드 사회당 정부가 맞은 노동문제에서의 첫 번째 도전이었다. 플로랑스로 한달음에 달려가 노조와 사측을 만난 사람은 생산성재건부 장관 몽트부르였다. 대선 당내 경선에서 3위를 하며, 사회당의 급부상하는 왼쪽 날개로 불리던, 훤칠한 외모의 젊은 장관 몽트부르가 플로랑스에 도착하자 모든 카메라와 기자들이 그를 뒤쫓았다. 그렇게 아르셀로 미탈의 공장 폐쇄 시도는 어느 날, 여론의 중심으로 파고들었다. 그날부터 단 하루도 빠짐없이, 프랑스의 주요 언론은 주요 기사로 이 사태를 다루며 사건의 추이를 밀착 취재했다. 사측과.. 2012. 12. 11.
[목수정의 파리통신]불황일수록 불붙는 프랑스의 책 사랑 목수정 | 작가·파리 거주 프랑스에서 가장 큰 명절은 단연 크리스마스다. 문화가 종교를 대신하기 시작한 지 오래인 이곳에서 예수의 탄생에 큰 의미가 담기진 않지만, 여전히 크리스마스는 우리의 추석처럼 흩어진 가족들을 모이게 해주는 중요한 날이다. 아이들에게만이 아니라, 함께 모인 모든 사람들 사이에 선물이 오고 가기 때문에 어른들에게도 마음 설레는 날이기도 하다. 11월부터 사람들은 선물 마련을 위해 엄청난 시간과 정성, 예산을 바친다. 프랑스인들이 밝힌 올해 1인당 크리스마스 선물 평균 예산은 378유로(약 52만원). 금년에 프랑스인들이 첫손에 꼽은 선물 품목은 단연 책이다. 그 뒤를 초콜릿, 향수, CD가 잇는다. 5년째 이어지는 경제위기. 여기에 이은 정부의 긴축예산은 일상의 삶을 바짝 조여오지만.. 2012. 11. 27.
[목수정의 파리통신]시장님의 단식투쟁 목수정 | 작가·파리 거주 “우리 시에 500만유로(약 7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라!” 파리 북동부에 위치한 인구 5만 남짓의 작은 도시, 세브란의 시장이 지난주 금요일부터 국회 앞에서 텐트를 쳐놓고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한 작은 도시의 시장이 국가를 상대로 터무니없는 떼를 쓰고 있는 걸까? 스테판 가티뇽 시장이 소위 탁자에 앉아 논의를 벌이기보다, 거리에 나와 닷새째로 접어든 단식투쟁을 벌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유럽에서 가장 여유로운 나라에 속하는 프랑스에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가난한 시와 부유한 시의 격차가 줄어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들에게 환기시키고 싶어서다. 전국에서 가장 재정적 상황이 안 좋은 조건에 속하는 자신의 도시가 더 많은 도시연대기금(DSU)을 받을 수 있도록, 그는 ‘긴.. 2012. 11. 13.
[기고]다시 통합하는 프랑스 철도에서 배워라 목수정 | 작가·파리 거주 프랑스 교통부는 철도공사(SNCF)와 철도시설공단(RFF)으로 분리해 운영되던 프랑스 철도시스템을 다시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프랑스 철도공사 창립 75주년을 맞아 교통부 장관 프레데릭 퀴빌레에르는 철도공사가 철도시설공단을 다시 흡수 통합하는 방식으로 1997년 이후 상하 분리됐던 철도운영체계를 통합시킬 것을 공식 선언했다. 1997년 망하기 직전에 있던 민간 철도시스템을 국영철도로 전환했던 것은 급진 좌파정부인 인민전선이었다. 이후 신자유주의적 노선을 띤 유럽연합이 2019년까지 유럽 내 모든 철도운영의 경쟁화, 자유화 원칙을 정함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민영화와 자유경쟁화를 위한 수순을 밟는 과정에서 철도의 운영과 시설관리를 나누는 소위 상하 분리를 단행하게 .. 2012. 11. 5.
8조원의 구멍 누가 메웠는데 목수정 | 작가·파리 거주 bastille@naver.com 지난 2008년, 프랑스에서 업계 2위의 시중은행 소시에테 제네랄(Societe Generale)의 한 딜러가 선물거래로 단숨에 49억유로(약 7조6000억~8조원)의 손실을 발생시키는 사상 최악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 기관들이 사고 당일 소시에테 제네랄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음은 물론, 소시에테 제네랄의 파산 또는 다른 은행과의 합병은 불가피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무렵 ‘위기(Lacrise)’라는 말이 프랑스 전체를 뒤덮기 시작했던 것 같다. 지난주, 문제의 딜러에 대한 항소심이 열렸다. 프랑스 형사법원은 제롬 케르비엘이라는 전 딜러에게 징역 5년에 그가 발생시킨 49억유로에 대한 손해배상형을 내렸다. 은행 .. 2012.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