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국제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226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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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2036

[워싱턴리포트] ‘성장한 중국’ 어디로 튈까 30여년 전 중국이 계급투쟁 대신 경제성장을 목표로 개혁개방을 선언했을 때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이를 적극 환영하고 지원했다. 비록 마르크스·레닌주의 등 낡은 정치이념과 공산당 영도의 일당체제를 고수하면서 경제적으로만 문을 여는 부분적 사회 개혁이었지만, 중국은 점진적인 변화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미국·유럽과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로 변모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해혁명 100주년 기념식 | 연합뉴스 | 경향신문DB 중국의 엄청난 경제성장으로 인해 전 세계가 새로운 부를 창출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기대했던 결과였다. 하지만 중국은 역사상 일찍이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정치체제를 유지하면서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이 걸었던 것과 전혀 다른 경로로 접어들었다. 그 결과 중국은 .. 2011. 1. 24.
[기자메모]‘러시아’ 잘못 읽은 김성환 외교장관 지난 1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러시아는 과연 한국의 입장을 지지했을까.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1일 국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러시아가 성명서 채택 과정에서 북한 규탄에 동참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특정국(중국)’의 반대로 이 성명이 채택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보리 논의 과정에서 러시아가 보인 태도는 장관의 설명과 다르다. 러시아는 성명 초안에 연평도 포격사건을 언급하지 않은 채 한국의 사격훈련과 이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무력충돌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양측의 자제를 촉구했다. 이 초안은 각국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영국은 “11월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을 규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수정안을 제시했다. 그러자 러시아는 ‘북한’과.. 2010. 12. 23.
[워싱턴리포트] '北정권 붕괴’만 기다리는 한국과 미국 시인 황지우는 세상에서 기다리는 것처럼 가슴 아리는 일이 없다고 했지만, 그건 아마도 간절한 바람 앞에 기다리는 것밖에 다른 수가 없고 기다려도 온다는 보장이 없다고 느낄 때 이야기일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통일이 머지않았다”며 북한 정권이 붕괴하기를 더 기다리겠다고 하니, 아직 가슴이 아릴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특단의 복안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저 기다리면 무너지고 항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모양이다. 아니면 골치아픈 북한 문제와 씨름하기 싫어 피하기만 한 오랜 세월에 익숙해졌는지도 모른다. 북한에 대한 한·미의 기다림은 오랜 전통과 뿌리가 있다. 냉전 구도가 해체되고 동구권 공산국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지던 1980년대 말, 노태우 정부는 이른바 ‘북방외교’라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 2010. 12. 14.
[경향의 눈]대중국 외교의 반성문 이승철 논설위원 한·중 수교를 앞둔 1992년 초다. 대만정부 초청으로 타이베이를 방문한 외교부 출입기자단은 현지 고위 관리들과 정치인들을 잇달아 만났다. 이들에게 했던 질문이다. “대만은 중국 본토에 엄청난 투자와 교역을 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한국이 미래의 거대시장인 중국 본토와 수교를 하지 않고 경제발전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들은 “대만이 막대한 투자로 조만간 중국을 실질적으로 통일할 것”이라며 “그때 한국이 본격적으로 투자하면 된다”고 대답했다. 이제 그들의 야무졌던 꿈은 흔적 없이 사라져버렸다. 중국은 대만을 한낱 1개 ‘성(省)’ 정도로 간주하는 반면 대만은 제발 ‘성’이라는 호칭만은 붙이지 말아달라고 애소하는 형편이다. 기자의 눈에 비친 한·중관계도 마찬가지다... 2010. 11. 30.
[워싱턴리포트] 한·미 동맹의 ‘발목지뢰’ FTA 자유무역을 통한 경제적 이득을 고려하긴 했지만 애초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시동을 걸게 한 것은 전략적 판단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커지는 중국에 대한 과도한 무역 의존을 벗어나고 군사동맹을 축으로 한 미국과의 관계를 경제적 측면까지 확대해 입체화시키기 위해 추진한 것이 한·미 FTA다. 하지만 지금 한·미 FTA는 정치적 이유로 발목이 잡혀 재협상을 해야 하는 부메랑을 맞았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FTA를 타결지으려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시도는 실패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제시한 시간과 형식에 맞춰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고 FTA를 타결지을 경우 국내 정치적 후폭풍을 감내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듯하다. 업계를 중심으로 “미국이 요구하는 자동차 조.. 2010. 11. 23.
[워싱턴리포트] 파이로프로세싱의 ‘불편한 진실’ 한국은 지금 핵폐기물 처리문제, 핵무기 전용 가능성 없이 핵연료를 재활용하는 문제, 원전수출 걸림돌 제거 등 핵 이용에 관한 여러가지 고민을 안고 있다. 그런데 한국 원자력계의 설명을 인용한 국내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문제는 파이로프로세싱(사용후 핵연료의 건식처리) 방식을 도입하면 일거에 해결된다. 2014년 3월로 만료되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에서 반드시 이 기술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같은 논리전개 과정에서 말하지 않은 ‘불편한 진실’이 있다. 2007년 이후 미국에서 발표된 논문들과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파이로프로세싱은 여전히 핵무기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재처리 방식 중 하나다. 만약 허용한다 해도 국제 비확산체제를 흔드는 협정이 미국 의회 비준을 통과할 가능성은.. 2010. 11. 2.
[워싱턴리포트] 한·미 ‘북핵 대응 강화’의 모순 한·미 양국 국방장관이 지난 8일 워싱턴에서 열린 제42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확장억제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확장억제 정책위원회’를 제도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이 확장억제의 수단으로 미국의 핵우산을 명문화한 ‘선언’이었다면, 이번 합의는 북한의 핵 위협이 실제 상황으로 발생했을 때 핵무기로 대응하는 행동 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다. 북한이 영변 핵단지 재처리시설 재가동 통보한날 평양거리를 궤도 차량이 오가고 있다 | 2008.09.25 | 로이터 연합뉴스 | 경향DB 확장억제력 강화는 국민의 안보불안 해소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하지만 핵 억제를 위해 핵이 필요하다는 것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핵 .. 2010. 11. 1.
시진핑 선장의 ‘중국호’와 한·중 관계 우수근 | 상하이 동화대 교수·국제관계학 woosukeun@hanmail.net 중국의 ‘17기 5중 전회’가 지난 18일 폐막되었다.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폐막 당일의 전체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선출하였다. 중국에서 군사위 부주석은 국가 지도자가 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이로써 시진핑은 2012년 가을 제18차 당 대회를 통해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및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뒤를 잇는 중국의 제5세대 지도자로 등극하게 되며, 이변이 없는 한 10년 동안 거대한 ‘중국호’의 키를 거머쥐게 된다. 관련기사 ▶ [사설]‘시진핑 시대’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것들 ▶ [홍인표의 격물치지] 내가 직접 본 시진핑과 리커창 ▶ 시진핑.. 2010. 10. 21.
지구촌 '노인 인구폭탄' 어떤 영향 미칠까 세계는 지금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로 인한 ‘신생 인구폭탄’이 아니라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노인층에 따른 ‘노인 인구폭탄’을 맞고 있다고 미국의 정치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11월호 최신 기고문에서 지적했다. 노인 인구의 증가는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존에 우리의 선입견 중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기고문을 쓴 필립 롱맨은 ‘뉴어메리칸’재단의 연구원이자 출생률 문제를 다룬 책 ‘빈 요람’(Empty cradle)의 저자이다. ■“전세계는 지금 노인 인구폭탄을 안고 있다” “어떤 대책을 마련하더라도 1970~80년대에 수억명의 인구가 기아로 사망할 것”이라고 폴 에를리히는 1968년 저서 ‘인구폭탄’을 통해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2010. 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