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국제칼럼/유신모의 외교 포커스' 카테고리의 글 목록 (12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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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유신모의 외교 포커스144

‘한·미 원자력협정’ 제로섬 아니다 요즘 한국에서 ‘농축 및 재처리’가 뜨거운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농축은 원전 핵연료 제조를 위한 우라늄 농축활동을 뜻하는 말이고, 재처리는 사용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농축·재처리는 현재 한·미 간 최대 현안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으로 인식된다. 한국은 1974년 체결된 현행 협정에 따라 농축·재처리를 사실상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이번 개정 협상에서 지난 40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한 한국 원자력의 위상에 걸맞게 이 같은 조항이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기본 입장이다. 그러나 농축·재처리가 지나치게 부각돼 마치 이것이 원자력협정의 전부인 것처럼 인식되고 국내적 논의는 본질과 무관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국내 전문가·정치인·언론은 한목소리로 미.. 2013. 4. 11.
핵무장은 무책임한 환상 유신모 워싱턴 특파원 simon@kyunghyang.com 북한, 한국의 핵무장론자, 그리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핵감축 계획에 반대하는 미국 보수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핵무기로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 강경파들은 오바마가 일방적으로 핵감축을 추진하는 것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판한다. 북한은 자신들의 핵보유로 미국의 침략을 막고 한반도를 전쟁으로부터 보호해줄 수 있게 됐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핵무장론자들은 북한이 핵을 가진 이상 한국도 핵으로 무장해 이른바 ‘공포의 균형’을 이루는 것 외에는 다른 수단이 없다고 한다. 이게 모두 맞는 말이라면 핵무기는 인류 평화를 이룰 수 있는 만능의 보검이라고 할 만하다. 전 세계의 전쟁 위협을 제.. 2013. 3. 20.
‘사실상 핵보유국’과 한국의 대처 국제적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가진 나라는 1967년 이전에 핵실험을 한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 등 5개국뿐이다. 현행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는 이들이 가진 핵만을 합법으로 인정한다. 인도·파키스탄이 처음 핵을 개발했을 때 국제사회는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제재를 가했다. 그러나 NPT 장외에 있는 이들을 어찌할 수 없어 결국 제재를 해제했고 이들은 ‘사실상 핵보유국’이 됐다. 여기서 ‘사실상(de facto)’이란 ‘합법은 아니지만 제재를 받지 않는’이라는 의미다. 이제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또 미국이 북한 비핵화 대신 핵물질이 다른 나라로 퍼지지 않도록 확산 방지에만 주력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려면 국제사회가 북한 비핵.. 2013. 2. 20.
[특파원칼럼]타임아웃 필요한 원자력협정 협상 유신모 워싱턴 특파원 지난달 16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만난 자리에서 “핵폐기물 처리 문제가 대선 공약으로 얘기할 정도로 중요하고 절실한 문제인 만큼 국제사회가 신뢰할 좋은 대안을 마련하고 논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언론들은 박 당선인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리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했다. 이 보도가 사실인지를 묻는 미국 핵에너지 관계자들의 e메일을 몇 통 받았다. 한 인사는 한국이 핵무장을 염두에 두고 재처리 권리를 확보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 한국의 핵무장 시도를 상기시키며 반농담으로 “박근혜가 박정희의 딸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고 했다. 미국 측.. 2013. 2. 6.
[특파원칼럼]새 정부, 선제적 대북접근법 제시를 세계 질서를 좌우하는 양대 슈퍼 파워인 미국과 중국이 서로 충돌하는 시나리오는 당사국은 물론 세계 모든 국가에 악몽이다. 지난해 말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고 중국의 시진핑 체제가 출범하면서 미래의 미·중관계에 전 세계가 지대한 관심을 가졌던 것도 이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미·중관계가 과거 냉전시대와 같은 전면적 갈등관계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상호의존적 구조로 얽혀 있고 현 상태의 국제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당국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신형 대국관계’라는 용어 속에는 양국이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그러나 미·중이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유지.. 2013. 1. 17.
김정은 통치 1년과 박근혜 유신모 워싱턴 특파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28세의 김정은이 국가의 지도자 자리를 물려받은 지 1년이 지났다. 전례없는 3대 권력세습과 정권 장악력 결핍에 대한 우려 속에 김정은은 국제사회의 비상한 주목을 받으며 1년을 보냈다. 김정은 통치 1년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는 6자회담 참가국 전체가 권력교체를 완료하고 2013년을 맞이하는 현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정은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는 새로 짜여진 국제질서의 틀 속에서 대북 접근법을 어떻게 설정할지 결정하는 데 가장 유용한 판단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평가에서 가장 핵심적인 항목은 ‘김정은 체제는 개혁·개방에 얼마나 진지한가’라는 것이다. 지난 1년간 북한의 움직임에서 가장 눈에 쉽게 들어오는.. 2012. 12. 26.
[특파원 칼럼]북 로켓 발사, 시진핑 대외정책 시험대 유신모 1970년대를 풍미한 팝송 중에 ‘그는 나의 형제이기에 짐이 되지 않아(He ain’t heavy, he is my brother)’라는 노래가 있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져도 중국만은 유일하게 북한을 옹호하는 장면이 되풀이될 때마다 이 노래가 떠오른다. 동구권 공산진영이 도미노처럼 쓰러지던 시절 북한이 핵무기 개발로 체제 유지를 위한 혈로를 뚫기 시작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중국 외교가 감당해야 할 부담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북한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혹자는 중국과 북한의 전략적 관계를 들어 중국이 ‘무고한 피해자’가 아니라 ‘의도적 공모자’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북한이 8개월 만에 다시 장거리 로켓 발사를 예고하자 한반도 주변이 분주해지고 있다. 북한의 .. 2012. 12. 5.
[특파원 칼럼]지금 미국 공화당에 필요한 것 유신모 워싱턴 simon@kyunghyang.com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직후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위해 열심히 선거운동을 한 공화당원을 만났다. 그는 4년 동안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흑인) 대통령에게 롬니가 패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그는 “이길 기회가 숱하게 많았는데 롬니는 그걸 한 번도 살리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공화당이 이번 대선에 진 것은 롬니의 선거전략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오바마를 국민들이 재신임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원도 민주당원도 미국 유권자도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지켜본 이번 대선은 롬니의 패배가 아니라 롬니를 뒷받침해주지 않은 공화당의 패배라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 공화당의 평가대로 오바마는 잘한 게 없는 대통령이.. 2012. 11. 14.
[특파원칼럼]미 의회에 대한 외교력 강화 절실 유신모 워싱턴 특파원 simon@kyunghyang.com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 영향을 주는 전 지구적 이벤트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미국에 어떤 행정부가 들어서고 어떤 정책을 추진하느냐에 영향을 받지 않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미국 대선이 세계의 대선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모든 관심은 다음달 6일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할지, 아니면 공화당 미트 롬니 후보가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하지만 이날은 미국의 행정부뿐 아니라 의회의 권력지형도 정해지는 날이다. 이날 미국에서는 대통령을 새로 선출하는 동시에 435명의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33명, 그리고 주지사 11명도 새로 뽑는다. 미국에서 .. 2012. 10.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