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오관철의 특파원 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4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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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오관철의 특파원 칼럼55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가 불러올 파장 중국은 1997년 영국에 강제로 빼앗겼던 홍콩을 되찾으면서 50년 동안 일국양제(一國兩制)를 보장하기로 합의했다. 공산당이 통치할 홍콩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덩샤오핑(鄧小平)이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공존을 해법으로 제시한 것이다. 당시 다른 중국 지도자들은 애당초 홍콩을 반환 협상의 논의 당사자로 인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덩샤오핑은 달랐다. 홍콩의 실체를 인정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10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회주의체제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한 도시에서 자본주의를 실시한들 어떠냐는 자신감의 발로이기도 했다.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일국양제를 덩샤오핑의 천재적 발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이 지난달 31일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방안을 발표한 뒤 홍콩에서는 이제 일국일제로 가는 것 .. 2014. 9. 3.
시진핑 반부패 운동의 진정성 후덕재물(厚德載物). 덕을 쌓아 만물을 포용한다는 뜻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치철학이다. 2012년 11월 18차 공산당 대회를 통해 총서기에 등극하면서 그의 시대가 열리자 많은 분석가들은 후덕재물로 대표되는 인화단결을 그의 리더십 특징으로 꼽았다. 시 주석도 과거 한무제, 당태종 같은 영웅형보다 유방이나 유비 같은 외유내강형 인물을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시 주석이 지도자로 낙점되는 과정에 큰 역할을 했던 쩡칭훙(曾慶紅) 전 부주석이 내세운 논리도 어느 파벌도 거부할 수 없는 인물이란 점이었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반부패 운동의 기치를 높이 내걸었을 때 계파 간 융화를 중시하는 그가 얼마나 큰 호랑이를 잡을지 미지수란 냉소적 시각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현재 시 주석의 기세는 기.. 2014. 8. 6.
한국의 ‘동해’ 중국의 ‘동해’ 중국지도출판사에서 펴낸 중학생용 지리 교과서 14페이지에는 우리나라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다. 교과서 안에는 아시아 국가와 지역이란 제목의 지도를 포함해 세계 지도 등에 모두 그렇게 표기돼 있다. 대신 중국이 일본과 영토분쟁을 벌이는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가 있는 해역, 우리가 흔히 동중국해라고 부르는 곳이 동해로 표기돼 있다. 한국 학생들이 동해로 알고 있는 곳을 중국 학생들은 일본해로 교육받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기관이 발행하는 지도나 주요 박물관·미술관 등에도 우리나라 동해는 모두 일본해로 표기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일 중국 공산주의청년단 기관지 중국청년보에 눈길을 끄는 광고가 실렸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등의 노력으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것.. 2014. 7. 9.
[특파원칼럼]중국 축구의 변화 열망 대국적 자존심이 강한 중국인들이 외국인과 대화할 때 가장 꺼리는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자국 축구다. 국력과 축구 실력간 격차가 중국만큼 큰 나라가 있을까? 월드컵에는 2002년 한 차례 진출하는데 그쳤고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03위다. 브라질월드컵 출전 32개국 중 코스타리카와 크로아티아는 인구가 500만명에 못미치나 만만히 볼 수 없는 팀들이다.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은 국내에서 축구 인기가 바닥이지만 브라질월드컵 조별 예선 1차전에서 가나를 꺾었다. 축구 실력이 인구나 국력과 비례하는 건 아니겠지만 중국인들로서는 꽤 낯 뜨거운 현실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의 브라질월드컵 열기는 본선 진출국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수천만명이 새벽 경기를 시청하고 미디어들의 취재 열기도 뜨겁다.. 2014. 6. 18.
[특파원칼럼]우려 커지는 중국 위협론 국강필패(國强必覇). 나라가 강해지면 반드시 패권을 추구하게 된다는 뜻이다. 군사력이나 경제력으로 다른 나라를 압박하고 자기의 세력을 넓히는 게 패권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중국 지도자들은 중국이 이 같은 길을 걷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지난 15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인민대외우호협회 60주년 기념 연설에서, 좀 멀게는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가 2010년 10월 국경절 기념 연회에서 중국은 절대 국강필패의 길을 걷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행보를 돌아보면 거꾸로 국강필패의 길을 추구한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공허한 말에 그치고 있다. 중국이 베트남과 이달 들어 첨예한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건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에 원유 시추시설을 가동시킨 것이 결정적 이유다. 양국이 .. 2014. 5. 28.
누가 위구르족을 벼랑으로 내모나 위구르족 문제가 중국의 대내 안보를 위협하는 최대 요인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0월 톈안먼(天安門) 차량 돌진 사건, 지난 3월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시 기차역 흉기 난동사건에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신장(新疆)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위구르족이 연루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정치적 자유는 없어도 치안은 웬만큼 안심이 된다던 중국인들이 테러 공포에 노출되고 있다. 테러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중국 당국은 엄정한 조사를 거쳐 불안의 뿌리를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서둘러 사건을 봉합하면서 위구르족의 테러만 부각시키려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분구필합 합구필분(分久必合 合久必分·분열이 오래되면 반드시 합쳐지며 합쳐진 후 오래되면 반드시 나누어 진다)’의 역사적 경험을 잊지 .. 2014. 5. 7.
[특파원칼럼]중국 지도층의 ‘도덕 불감’ 마오쩌둥(毛澤東)은 네번째 부인 장칭(江靑)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딸 리너(李訥)를 각별히 사랑했다. 1940년 태어난 리너의 성이 마오가 아닌 이유는 마오쩌둥이 국민당에 쫓길 무렵 리더성(李得勝)이란 가명을 썼기 때문이다. 리너는 마오쩌둥의 철저한 집안 단속을 알려주는 일화에 종종 등장한다. 한번은 리너가 갑자기 병이나 위중한 상황이었다. 마오쩌둥은 딸을 병원으로 데려가는 비서진에게 절대로 자신의 딸이란 사실을 알리지 말도록 했다. 그러면서 다른 환자들과 똑같이 수속을 밟으라고 지시했다. 리너가 베이징사범대 부속중학에 재학할 당시 학교생활기록부에 쓰인 부친 이름은 마오쩌둥의 비서 이름이었다. 마오쩌둥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논란이 많고, 가족에 얽힌 일화도 미화된 측면이 없지 않겠으나 그의 노블레스 오.. 2014. 4. 16.
[특파원칼럼]중 개혁의지 시험대 ‘인민은행 독립성’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위상은 한국이나 미국과 많이 다르다. 우리로 치자면 한국은행, 미국으로 따지면 연방준비제도(연준)에 해당하지만 정부나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은 기대하기 어렵다. 인민은행이 국무원에 소속돼 있기 때문이다. 총리가 외국 총리와 확대 회담을 하는 자리에 인민은행장이 배석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미국에서 연준 의장이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것과는 딴판이다. 중앙은행은 돈을 풀어 국민들의 환심을 사는 데 민감할 수밖에 없는 정부나 정치권을 견제해야 하지만 중국에서는 이 같은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 시점에 인민은행 얘기를 꺼내는 것은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개혁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하강기에 모르핀식 단기 처방의 유혹은 심해지고, 돈줄을 풀라는 외부 압.. 2014. 3. 26.
중국 시민의 ‘스모그 배상’ 소송 중국 베이징 시민 저우이(鄒毅)는 지난해 1월27일부터 베이징의 아침 기상 상태를 휴대폰으로 찍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 같은 지점에서 사진을 찍어 일목요연하게 베이징의 대기 변화를 보여주는데, 그는 신경보(新京報)와의 인터뷰에서 “주변 사람들이 환경에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베이징과 가까운 허베이(河北)성 스좌장(石家莊)시에 사는 리구이신(李貴흔)은 시 환경보호당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당국이 스모그를 통제할 법률적 책임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천식 환자인 그는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구입에 돈을 썼다며 1만위안(약 174만원)의 배상 등을 요구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26일 전했다. 소장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지만 스모그 때문에 중국.. 2014. 2. 26.